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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그가 서유의 차를 가로막아 세우더니 차 문을 열고 나와 그녀의 차창을 두드렸다.

“문 열어요!”

서유는 하는 수 없이 차창을 내리고 창밖의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육성재 씨, 무슨 일이세요?”

육성재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성아가 또 택이가 죽었다는 걸 믿지 못하고 찾아다니겠다고 난리예요. 완전히 포기하게 만들려면 내가 루드웰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마침 그쪽도 거기 가려는 것 같으니 같이 가죠.”

서유는 몸이 굳어버렸다. 육성재가 자신이 루드웰에 가려던 것을 눈치챘다는 사실도, 게다가 같이 가겠다는 말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킨 후 건장한 체격뿐인 육성재를 힐끗 보았다.

“택이처럼 무술에 능한 사람들도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병약한 당신이라면...”

육성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잘랐다.

“내가 병약하다고? 그럼 그쪽은 나보다 나을 게 뭐 있다고?”

서로 비슷한 처지라 누구도 누굴 탓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목숨이 질겨 항상 상대를 이기곤 했으니 어쩌면 그가 가면 루드웰의 사람들이 다 꺾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서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성아 씨는 이미 약혼자를 잃었어요. 만약 사랑하는 오빠마저 잃으면 정말 미치고 말 거예요.”

육성재는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되물었다.

“지금은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육성아는 충격을 받아 정신에 이상이 왔는지 한순간은 택이가 죽었다 하고, 또 한순간은 살아있다고 했다. 그가 직접 가서 확인하고 와서 택이가 정말 죽었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서유는 눈을 내리깔며 망설였고 육성재는 그녀를 뚫어지게 보다가 잠시 침묵한 후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성아의 오빠로서 그 정도는 해줘야죠.”

서유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택이는 제 남편을 따라 루드웰에 갔다가 뼈만 돌아왔어요. 당신이 저와 함께 간다면 뼈조차 돌아오지 못할 텐데, 그땐 제가 성아 씨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해요?”

육성재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성아는 모를 거예요. 게다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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