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할 수 없어요. 육성재 씨, 전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제 남편을 찾으러 가는 거예요.”육성재는 거만하게 그녀를 흘겨보았다. “내가 처남을 찾는 것처럼 당신은 남편을 찾는 거잖아요. 뭐가 문제예요?”서유는 할 말을 잃었고 이때 육성재가 다시 물었다. “난 루드웰 안의 상황을 알고 있는데, 그쪽은 알아요?”그녀는 강도윤이 자신이 루드웰에 가려는 걸 눈치챌까 봐 구체적인 상황을 묻지 않았었다. “주소만 알면 충분해요.”순간 육성재의 거만한 표정이 점차 차가워졌다. “어떻게 루드웰의 주소를 알아요?”서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육성재를 신뢰하기로 하고, 금잎사귀와 쪽지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루드웰 주소는 모르지만 오늘 어떤 여자아이가 이 두 가지를 줬어요.”육성재는 받아들고 쪽지를 보더니 금잎사귀를 자세히 살폈다. “이 금잎사귀는 루드웰의 초대장이에요. 뒷면의 A는 루드웰의 암호로 Ace라고 읽어요.”그는 금잎사귀에서 시선을 옮겨 서유를 보았다. “루드웰 배후 세력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으면 초대장을 보내요. 당신이 이걸 받았다는 건 그 사람들이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에요.”서유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 사람들이 절 노린다는 건, 혹시 승하 씨가 살아있어서 절 협박 수단으로 삼으려는 건가요?”육성재가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엔 오히려 이승하를 협박 수단으로 써서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 같아요. 어차피 이승하는 이미 루드웰에 깊이 빠져있으니, 죽었든 살았든 직접 통제할 수 있잖아요.”서유는 이 말을 듣고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존재가 이승하를 위협하지만 않으면 됐다. “그럼 왜 절 함정에 빠뜨리려는 걸까요?”육성재가 금 잎사귀를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분명 뭔가 가치가 있으니까 노리는 거겠죠.”서유가 의아해했다. “제게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죠?”육성재는 가느다란 흰 손가락으로 그녀의 핸들을 톡톡 두드렸다. “부두로 가요. 가는 길에 말해줄게요.”서유는 육성재를 잠시 쳐다보다가 더 이상
Ace의 내부 상황은 육성재가 말한 것처럼 매우 은밀하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Ace에서 발급한 초대장과 Ace가 지정한 장소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Ace가 초대했다고 해서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부 부자들과 도박꾼들은 호기심에 그 초대에 응하곤 한다. 육성재의 말에 의하면 어느 정도의 부를 갖게 되면 사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정신적 자극에만 오로지 재미를 느끼고 어느 정도 가난이 닥쳐 끊임없이 돈을 벌어야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S 조직의 멤버가 Ace에 잠입할 수 있었던 건 Ace에서 S 조직의 멤버는 대부분 명문가의 자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 오래전부터 S 조직의 멤버들에게 무작위로 초대장을 보내왔다. 또한 S 조직의 멤버들을 찾기 위해 그들은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라면 원하는 곳을 마음껏 지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강중헌은 초대장을 받은 멤버들을 차례로 Ace에 잠입시켰다. 이승하와 강도윤 그리고 택이와 같은 사람들은 특히 Ace의 표적이었고 당연히 그들에게는 진작부터 초대장을 보냈었다.다만 학살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개의치 않았다. 그 당시 강중헌을 포함한 S 조직 사람들은 Ace의 설립 취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부자들과 도박꾼들을 위한 오락실이 있는데 이름은 루드웰, 코드명은 Ace인 것밖에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Ace에서 대규모의 학살을 벌인 후에야 S 조직은 Ace가 실제로 자신들을 노린 것임을 알게 되었다. 부자들과 도박꾼 그리고 스파이가 초대를 수락하면 Ace는 지정된 장소에서 한참을 몰래 관찰하다가 초대된 사람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들을 몰래 기절시켰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보통 텅 빈 방에 있게 되는데 그곳은 전자장치로 제어되는 곳이었고 그곳에 나타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생사가 오가는 게임을 할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강도윤의 말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검은색 옷을 입을 사람이 나타나 죽음의 문으로 끌고 간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서유는 온몸에 서늘한 기운이 돌았고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봉태규가 이승하의 신분을 폭로한 적은 없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를 세운 뒤 육성재를 쳐다보았다.“방금 루드웰에서 승하 씨를 빌미로 날 유인하고 있다고 했었죠?”육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왜요?”서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전에 승하 씨한테서 들었어요. 봉태규와 연지유의 손에 S 조직의 멤버 리스트가 있다는 걸. 연지유는 나한테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이에요. 날 끌어들이려고 한 사람이 연지유가 아닐까요?”육성재도 이승하와 연지유와의 일에 대해 알고 있었다.“아닐까가 아니라 확실한 겁니다. 연지유가 서유 씨를 유인하고 있어요. 그래도 갈 거예요?”서유는 자신의 안위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오직 이승하뿐이었다.“승하 씨가 죽지 않았다면 연지유가 날 이용해 승하 씨를 협박하고 있을지도 몰라요?”육성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죽지 않았는데 아직 돌아오지 못한 걸 보면 이미 그곳에 납치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게다가 Ace의 수단이라면 서유 씨가 가든 가지 않든 당신을 빌미로 이승하를 협박할 수 있을 거예요. 연지유가 당신을 끌어들이는 건 당신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승하가 죽든 살아있든 연지유는 당신이 이승하를 위해 그곳에 갈 거라는 걸 확신하고 황금잎을 보낸 겁니다.”서유는 연지유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러나 봉태규가 어떻게 루드웰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연지유가 어떻게 루드웰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만약 봉태규가 연지유를 데리고 간 것이라면 두 사람은 어떻게 인연이 된 걸까?이승하가 이런 일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던 터라 서유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그녀의 생각대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육성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서유 씨
그녀의 단호한 눈빛에 그는 마음이 흔들렸다. 이승하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그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승하는 그녀한테 아침이 다가오는 햇빛과 같은 존재였다. 다음날의 아침이 약속대로 밝아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영원히 어제의 황혼에 갇혀버리게 될 것이다. 생사를 함께 하는 것은 두 사람한테 결코 말뿐이 아니었다. 그걸 깨닫고 육성재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승하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서 그는 철저히 패배자였고 시작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들어온 이 여자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아니면 좋아한다는 말을 어찌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성재 씨, Ace가 규칙을 중시한다고는 하지만 죽음의 문을 잘못 선택하면 죽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성재 씨는 가지 말아요. 성아 씨가 확인하고 싶은 건 내가 대신 확인해 줄게요.”그녀의 말은 걱정이 아니라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대기시켜 놓은 건 루드웰을 무너뜨리기 위해서예요. 지금 내가 장난하는 것으로 보여요? 그리고 당신 인생만 재수 없었던 건 아니에요. 내 인생도 당신 인생 못지않았습니다. 내 인생도 당신의 인생처럼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물러서지 않는 그 모습에 서유는 황금잎을 꺼내며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성재 씨까지 잘못될까 봐 그래요. 그리고 성재 씨한테는 황금잎도 없잖아요. 루드웰에서 당신을 들여보낼 리가 없을 것 같아서...”Ace 의 초대장 받고 Ace의 관찰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사실 육성재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와 같은 집안의 자제가 왜 Ace의 초대장을 받지 못한 건지. Ace에서도 날 무시하는 건가?그 생각을 하니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나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그녀가 계속 말리려고 하자 육성재는 화를 냈다. 시도 때도 없이 욱하고 미쳐 날뛰
“너, Ace에서 보낸 거지?”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한 어린 여자아이는 그가 버럭하는 소리에 이내 눈물을 왈칵 쏟았다. “흐윽... 할아버지. 여기 변태 아저씨 있어요. 저 좀 구해주세요.”부두 기슭에서 이제 막 물건을 내리고 땅바닥에 앉아 동료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던 노인은 손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손녀가 허공에 붕 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왔다.“당장 내려놔. 그렇지 않으면 망치로 내리칠 거야.”상대방이 짐을 내리는 도구를 들고 여러 명의 노인들을 데리고 달려오는 것을 보고 서유는 급히 손을 뻗어 육성재의 손에서 아이를 낚아채 바닥에 내려주었다. 그러고는 현금을 꺼내 노인들에게 쥐여주며 그들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들을 다독인 후, 그녀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육성재를 노려보았다.“애한테 누가 쪽지를 준 건지 물어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추궁부터 하면 어떡해요? 제정신이에요?”자신이 실수했다는 생각에 그는 조금 찔리긴 했지만 여전히 당당한 모습이었다.“애한테 쪽지를 준 사람은 분명 Ace의 사람일 거예요. 그걸 굳이 물어봐야 알아요? 그리고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쪽지만 주고 그냥 가겠죠. 내가 물어볼 때까지 서 있다가 다시 돌아가겠어요?”서유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암암리에 대기 중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Ace 의 사람이 어린 소녀에게 쪽지를 찔러주는 것을 보았냐고 물었다. 그쪽에서 본 적이 없다고 하자 그는 짜증이 가득 찬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서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캐리어를 들고 1번 선박으로 걸어갔다. 수갑이 채워진 탓에 그녀가 움직이자 그도 따라가야만 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1번 선박에 올라탔고 배 안에는 승객이 별로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Ace가 아마도 이곳에서 손을 쓰려는 모양이다.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1번 선박이 출발하였고 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육성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다만 자신이 배
막대 모양의 전등이 켜지는 순간 텅 빈 방 전체가 환해졌고 맑고 투명한 얼굴도 환하게 밝혀주었다. 불빛의 소리에 정신이 든 서유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니 사방이 하얗고 하얀색 천장, 하얀색 바닥 말고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다. 한 줄 한 줄의 흰 빛이 천장 틈으로 내려와 눈이 부셨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빛을 막았다. 바로 그때, 수갑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옆에 육성재가 누워있었다. 여전히 굳게 감긴 그의 눈을 보고 그녀는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났다. 육성재가 루드웰을 욕하자마자 두 사람은 정신을 잃게 되었다. 이리 텅 빈 방에서 깨어났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걸 말해주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육성재의 사람들은 예정대로 루드웰을 제거하지 못하였다. 어차피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녀는 개의치 않았고 손을 뻗어 육성재를 깨웠다. 그가 루드웰의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던 건지 그는 그녀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약을 복용했고 아무리 건드려도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서유는 그를 내버려둔 채 눈을 들어 방안을 훑어보았다. 온통 하얀 색인 방 안에는 침대가 두 개 놓여 있었고 침대마저 하얀 것이 깔끔하기 그지없었다.강도윤이 말한 전자장비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아마도 은밀한 곳에 숨겨놓은 것 같다. 방금 불이 켜졌을 때 들려오던 기계음처럼.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나 벽에 기대어앉아 Ace가 규칙을 발표하기를 조용히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어리둥절해진 그녀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강도윤이 묘사한 대로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심지어 문도 없었다. 그러나 Ace가 그녀의 캐리어를 함께 이곳으로 들고 올 줄은 몰랐다. 구석에 놓인 캐리어를 보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만졌는다. 그 마취약이 아이에게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배에 이상한 감각이 없고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것을 보니 Ace의 사람들이 그녀를 봐준 것 같다.무슨 이유일까? 연지유가 그녀를 유인
그런 모습이 그녀의 눈에는 참 어리석어 보였다.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그의 외투 주머니를 살펴보며 그를 도와 열쇠를 찾았다.안팎을 샅샅이 뒤졌지만 열쇠는 보이지 않았고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열쇠를 안 가지고 온 건 아니죠?””그럴 리가요.”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외투 주머니와 바지 주머니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열쇠는 보이지 않았다.“Ace의 사람들이 열쇠를 가져간 게 틀림없어요.”화가 난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빌어먹을 놈들. 내 눈에 띄기만 해봐. 모조리 다 죽여버릴 거야.”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 캐리어까지 가져왔는데 설마 열쇠를 가져갔겠어요?”“뭐라고요?”그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서유는 그를 향해 턱을 치켜올렸다.“저쪽이요.”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마침 구석에 놓인 캐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캐리어도 들고 오게 해놓고는 내 열쇠만 가져간 거예요? 일부러 나한테 이러는 건가?”열쇠를 제외하고도 그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은 모조리 빼앗아 갔다. 핸드폰, 작은 칼, 독극물, 추적기 등 방어용으로 쓰이는 물건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전자기기 같은 건 당연히 빼앗아 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수갑의 열쇠를 가져갔으니 계속 이리 육성재와 묶여 있어야 한단 말인가?그도 그걸 의식한 것인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마침 서로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은 벽에 기댄 채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캐리어 안에 칼 있어요?”루드웰에 들어오기 전에, 육성재 때문에 꽤 많은 현금을 썼고 루드웰에 들어온 후에는 그가 열쇠를 잃어버려 지금 함께 묶여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그녀는 그가 원망스러워 대꾸하기 싫었지만 예의상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없어요.”“그럼 다른 도구는요?”그녀는 짜증 섞인 얼굴로 퉁명스럽게 말했다.“아무것도 없으니까 더
콘솔 입구에는 톱니바퀴가 있었고 황금잎 가장자리의 톱니바퀴와 일치해야만 황금잎을 넣을 수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황금잎마다 가장자리의 모양이 다른 것이 입구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육성재는 콘솔을 만지며 이리저리 훑어보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서유는 황금잎을 꺼내 지시에 따라 콘솔 입구에 황금잎을 넣었다. 넣는 순간 기어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곧이어 다시 기계음이 들려왔다.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초대자 번호2팀의 7번, 플레이어의 새 코드명은 십자입니다.”기계음이 끝나고 콘솔은 다시 황금잎을 뱉어냈다. 확인해 보니 황금잎의 앞면에 십자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 옆에는 작은 숫자 2-7이 새겨져 있었다. 그 말인즉 그녀를 루드웰에 초대하는 사람은 루드웰의 번호가 2-7이고 상대방의 번호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코드명을 부여하고 그녀가 2팀 7번 아래에 속한 플레이어임을 뜻하였다. 배후에서 왜 번호를 매기는지 서유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루드웰의 배후가 한 사람이 아니라 한 무리의 사람들인 걸까? 그래서 번호를 매겨 원하는 플레이어를 초대하는 걸까?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그녀가 의심하고 있을 때 육성재도 황금잎을 넣었고 곧 콘솔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초대자 번호 1팀 4번, 플레이어의 새 코드명은 바보입니다.”아무 말이 없던 육성재는 튕겨 나온 황금잎을 꺼내 확인해 보았고 ‘바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서유가 들고 있는 황금잎으로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왜 서유 씨 코드명은 십자고 내 코드명은 바보입니까?”“아마도 당신을 초대한 자가 당신이 좀... 그래서...”그가 자존심이 상할까 봐 그녀는 대놓고 뭐라 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런 젠장.” 화가 난 그는 황금잎을 집어 던지고 고개를 든 채 미친 듯이 카메라를 찾았다.“1팀 4번의 초청자, 당장 나와. 내 손에 죽고 싶어?”대형 스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