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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사람은 정신을 차리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도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끊어진 뼈를 본 순간 육성아는 택이가 죽었음을 뚜렷이 인식했다. 그는 정말로 죽은 것이다...

육성아는 한동안 그 뼈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마찬가지로 얼어붙은 육성재를 천천히 밀어내고 차가운 바닥에 발을 내딛었다. 침대 가장자리를 잡고 몸을 굽혀 바닥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뼈를 만지는 순간 택이가 뱀에게 삼켜져 끔찍하게 죽는 모습이 눈앞에 스쳐 갔다. 그 순간적인 장면조차도 육성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떨리는 손끝으로 그녀는 뼈 한 조각을 집어 들어 가슴에 안았다. 그녀는 마치 조각상처럼 말문이 막혀버린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약혼자가 비참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그저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그녀를 무너뜨리는 일이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 아무리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는 그 무력감처럼 말이다.

지금 육성아가 딱 그랬다. 더는 울지도 못한 채, 그저 뼈를 품고 아무런 감정과 말조차 잃어버린 채로 바닥에 앉아 있었다.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도자기 인형처럼.

고통에서 미쳐가다가 다시 침묵 속으로 빠져드는 육성아를 바라보는 서유의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아팠다. 서유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앞으로 다가가 육성아 앞에 무릎을 꿇고 다시 한번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성아 씨 배 속엔 택이의 아이가 있어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몸을 잘 돌봐야 해요.”

택이는 그녀가 찾아야 할 사람이었다. 그렇다. 육성아처럼 택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한편으로, 서유는 오직 하나만을 믿었다. 그들은 모두 살아 있다는 것.

육성아는 강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서유보다 훨씬 더 연약했다. 지금의 서유는 마치 아침의 희미한 빛처럼 자신의 힘을 불태워 다른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서유의 빛을 받은 육성아는 무감각한 눈을 천천히 들어 서유를 바라보았다.

“택이 없이 아이만 있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건 성아 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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