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77화

그들이 떠난 후, 서유는 힘없이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은 생기를 잃었고 마음속에는 더는 살아갈 의미가 없었다.

“도윤 씨, 나 혼자 있고 싶어요.”

적막한 거실에 서늘하고 쓸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독과 절망이 가득 담긴 음성에 강도윤은 말없이 서유의 미세하게 부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입을 떼려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들고 점점 멀어져 갔다. 결국 넓은 집안에 서유 혼자만 남았다.

서유는 마치 바람처럼 존재감 없이 가볍게 그 자리에 있었는데 심지어 숨소리조차 희미했다. 한참을 소파에 기대어 있던 그녀는 무거운 눈을 들어 창밖의 석양을 바라보았다. 빛은 여전히 존재했고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승하만은 사라져 버렸다.

서유의 감정을 이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 또한 자신의 고통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할 마음은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승하를 잃은 슬픔을 조용히, 고통스럽게 느끼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문이 다시 열렸고 석양이 집 안으로 쏟아졌다. 이연석이 정가혜를 손에 잡고 문가에 서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무릎을 꿇고 웅크린 서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정가혜가 이연석의 손을 놓고 석양 속을 걸어 서유에게 다가갔다. 따스한 품에 안기자 영혼이 빠져나간 듯했던 서유가 그제야 미세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팔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정가혜의 걱정 어린 얼굴과 붉게 울린 눈을 마주했다.

“서유야, 나 금방 알았어. 난 정말로 아주버님이 출장 갔다고만 생각했어. 나... 미안해...”

정가혜가 진작 알았더라면 서유 곁에 있었을 거다. 하지만 이연석이 조금 전에야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었다. 서유가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할까 봐 그동안 숨겨왔던 것이다. 정가혜는 그 길로 오면서 내내 이연석을 탓했다. 그들이 모든 것을 비밀로 하며, 아내들에게조차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났다. 그 결과 지금처럼 그녀들은 아무런 대비도 할 수 없었다.

서유의 마음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