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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이연석은 미간을 찌푸리고 이승하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 이승하는 테이블 앞에 앉은 후 서랍을 열고 봉투 두 개를 꺼내 이연석에게 주었다.

“내가 한 달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이 편지를 서유한테 건네줘.”

편지봉투는 핑크색이었다. 그 안에는 이승하가 직접 쓴 편지가 있었다. 내용은 모르지만 이연석은 일단 그 봉투를 받고 의아한 시선으로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형, 도대체 어디 가는 거예요?”

이승하는 머뭇거리면서 손에 흰색 편지봉투를 꽉 쥐었다. 한참이나 대답이 없자 이연석이 다시 한번 물으려고 했다. 이승하는 결심을 한 듯 그 봉투를 주면서 말했다.

“만약 내가 3개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이 편지를 송사월한테 줘.”

송사월과 서유가 무슨 사이인지, 이연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승하가 송사월을 언급하고 또 송사월에게 편지를 쓴다고? 이건 분명히 유서 같은 것이다!

“형, 도대체 어디를 가기에 이러는 거예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일을 시키다니. 이연석이 어떻게 마음 놓고 있겠는가.

이승하는 조급해하는 이연석을 힐끔 보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런 성격으로 어떻게 가업을 물려받으려고 그래?”

“그거랑은 상관없잖아요. 지금 알려주지 않으면 편지는 그대로 버릴 거예요!”

이연석은 그렇게 말하고 편지봉투를 내려놓은 채 팔짱을 끼고 고개를 쓱 돌렸다.

이연석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졌지만 아직도 유치했다. 이승하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 네가 부러울 때가 있어.”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서 걱정 없이 자랐다. 언제 어디서나 기분이 나쁘면 떼를 써도 되고 그 누구도 이연석에게 진중함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이승하는 어릴 때부터 달랐다. 그는 진중해야 했고 신중해야 했으며 매 선택의 순간에 이익을 따지고 있어야 했다.

이연석은 처음으로 이승하의 말투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이연석이 아는 이승하는 항상 올곧고 꺾이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보는 이승하는 달랐다.

어쩌면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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