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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상연훈의 모습이 서재 속으로 사라지자 서유는 재빨리 목소리를 낮추어 심이준에게 말했다.

“선생님, 상연훈 씨가 계속해서 우리를 떠보려고 해요. 조심하세요.”

손목을 주무르던 심이준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서유 씨가 더 신중하게 굴면 그들은 더 의심하죠. 좀 편하게 행동해요.”

프로젝트 조사차 많은 가문을 접했던 심이준은 서유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아왔기에 자연스럽게 더 여유로웠다.

서유도 그를 따라 긴장된 마음을 풀며 집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건물 자체는 간단하고 소박해 보였다. 북미 대기업의 막대한 재력을 보여주는 모습도 아니었고 그저 평범한 부유한 가정처럼 보였다.

다만 눈길을 끄는 것은 벽에 걸린 오래된 사진들이었다.

그 사진들은 상당히 오래된 듯했고 모든 사진이 반쪽만 남아 있었다.

마치 예전에 그녀가 송사월을 오해하고 그의 사진에서 자신의 반을 가위로 잘라내고 오직 그녀와 정가혜의 모습만 남겼던 것처럼 말이다.

사진 속 남자는 상연훈과 약간 닮아 있었고 사진의 오래된 정도로 미루어 보아 그 남자는 상철수일 가능성이 컸다.

이 집의 주인이 상철수의 첫사랑이라면 사진을 자른 사람은 상연훈의 첫사랑일 터였다.

서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 집에서 상철수의 사진만 남겨두고 자신은 잘라낸 것일까?

그녀가 의문에 찬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있을 때, 심이준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하나 더 알려줄게요. 상연훈이 아까 서유 씨한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에요.”

서유는 깜짝 놀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다는 거예요?”

심이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할머니는 돌아가셨어요. 다만 상연훈이 말한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가 아니에요. 그 할머니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몰라요.”

서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알려준 것도 아니잖아요.”

심이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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