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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손연지가 목을 가다듬었다.

“그래도 형이 의학 천재인데 넌 이런 것도 몰라? 노민우, 치질 연고가 부기와 멍을 가라앉히는 데 최고야.”

“웃기지 마, 난 안 발라!”

노민우는 죽어도 치질 연고를 바르지 않으려 했다.

“너 지금 복수하는 거지? 손연지, 난 오늘 너 때문에 다친 거야.”

“네가 미친 걸 왜 내 탓을 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연지는 내심 마음이 불편했다.

사실 오늘 데이트 장소에 도착했을 때 소영준이 사람을 많이 부르는 걸 보고 진심으로 데이트하려는 게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속으로 줄곧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노민우가 그 술잔을 언급하기 전까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이 정말 사람을 잘못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손연지의 눈동자에 암담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거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노민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강하리 씨가 나한테 연락해서 너 데려다주라고 했어. 그래도 강하리 씨 눈에는 내가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거지.”

손연지는 얼굴을 찡그렸다.

“하리는 어디 있어?”

“B시로 갔어.”

노민우가 그녀를 바라봤다.

“손연지, 앞으로는 승훈이한테 그러지 마. 걔가 강하리 씨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알아.”

손연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 하리를 사랑하겠지. 근데 하리가 받은 상처는 전부 그 사람 때문이잖아. 엄마도 잃고 이젠 아이까지 잃었는데 그런 사랑을 누가 원해?”

말문이 막힌 노민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고 손연지는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넌 몰라. 한밤중에 일어나면 하리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도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노민우는 심장이 저릿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손연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도 그 과정이 너무 힘들잖아. 난 하리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질까 봐 무서워. 지금은 그래도 복수를 위해서 사는데 정말 언젠가 문씨 가문, 구씨 가문이 다 망하면 그땐 하리가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어.”

“그때쯤이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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