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52화

“응.”

구승훈이 낮게 대답했다.

구승훈의 등에는 무섭고 보기 흉한 흉터가 자리 잡고 있었고 하필 심장 바로 뒤쪽이었다.

연고를 쥐고 있던 강하리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구승훈이 다쳤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흉측한 상처는 여러 번 꿰맨 것처럼 보였다.

구승훈도 더 말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만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건 내 아내와 딸을 지켜준 걸로 받은 공로 훈장이지.”

말을 마친 그의 목울대가 움찔했고 순간 그는 이 말을 한 것을 다소 후회했다.

예상대로 강하리의 눈에는 고통스러운 기색이 번뜩였고 그녀는 두 눈 속에 일렁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숨기기 위해 시선을 내린 채 그에게 연고를 발라주었다.

“저녁에 샤워할 때 조심해. 내가 사람 보내서 카메라 확인해 볼게.”

말을 마친 그녀가 뒤돌아 가려는데 구승훈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하리야, 해외로 가 있지 않을래? 해외로 갔다가 이쪽 일 다 해결되면 그때 다시 돌아와.”

눈꼬리가 살짝 붉어진 그녀는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구승훈 씨, 만약 입장 바꿔서 당신 위험할까 봐 내가 아무것도 하지 말고 해외로 가서 숨어 있으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구승훈은 순간 말문이 막혀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아내와 아이가 이렇게 다쳤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남자라고 할 수 있나.

강하리는 더 말하지 않고 나문빈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다.

나문빈은 강하리의 전화를 받았을 때 막 도착한 상태였다.

“벌써 내가 보고 싶어요?”

강하리는 그와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을 여유가 없었다.

“주소 하나 보낼 테니까 거기 감시카메라 확인해 줘요.”

나문빈이 콧방귀를 뀌었다.

“대단한 사업가 나셨네요. 나 좀 쉬게 내버려 둘 순 없어요?”

강하리가 웃었다.

“예서 씨 좋아해요? 돌아오면 내가 두 사람 이어줄까요?”

나문빈이 가볍게 목청을 가다듬었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어리바리해서 놀리는 게 재밌어요. 저기 뭐야, 주소나 얼른 보내요.”

강하리는 웃으며 전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