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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사흘 내내 방에만 갇혀 지냈고 장태양은 소식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날 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숨 막히는 가슴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막 계단을 내려오던 중 갑자기 눈이 캄캄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달리는 차에 묶여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바로 내 앞에 유미연이 앉아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화려한 모습이 아니었고 얼굴은 팅팅 부어 비참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희주, 드디어 깨어났구나!”

깨어난 나를 보며 유미연은 이를 악물고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원하는 게 뭐야!”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이미 머릿속으로는 짐작하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냐고? 그러는 너야말로 뭐 하는 거야? 서은이가 죽었는데 넌 왜 안 죽어?”

유미연은 갑자기 흥분했다.

“빌어먹을 너희 때문에 태양 오빠가 날 때린 것도 모자라 나랑 단우까지 쫓아냈어!”

“잘됐네. 당연히 그래야지.”

고개를 홱 들어 화가 나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우리한테 들러붙지 않았어도 서은이는 죽지 않았어.”

“그래서 뭐? 누가 오빠 옆에 붙어 있으래?”

유미연은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질렀다.

“나랑 오빠는 소꿉친구고 우리야말로 천생연분이야.”

“소꿉친구가 뭐? 그래봤자 내연녀는 내연녀야!”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받아쳤다.

“네가 날 죽여도 장태양은 아내를 사별한 사람이고 넌 영원히 떳떳하지 못한 내연녀야!”

“너!”

유미연은 내 말에 제대로 자극받아 홱 손을 들고 내 뺨을 세게 때렸다.

얼굴이 옆으로 돌려지고 입가에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이희주, 잘 들어.”

유미연이 다가와서 또박또박 말했다.

“서은이의 죽음은 내가 다 꾸민 일이야! 단우한테 아픈 척하라고 시킨 것도 나고 기사님에게 일부러 데리러 오라고 알리지 않은 것도 나고 목소리를 합성한 것도, 심지어 차 안에서 늑대에게 공격당하게 한 것도 내가 창문에 수작 부린 거야.”

“유미연! 너 가만 안 둬!”

나는 성난 암사자처럼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그녀의 살점을 물어뜯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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