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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단번에 서은이 목소리와 비슷하지만 우리 딸은 아니란 걸 알아차렸다. 분명 문제가 있는 음성이다.

장태양을 노려보며 분명하게 말했다.

“장태양, 저 음성 메시지 수상해. 자세히 들어봐, 평소랑 다르지 않아?”

하지만 장태양은 내 말을 믿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이희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이제 와서 또 무슨 거짓말을 지어내려고?”

심호흡하며 내 안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을 억누른 채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 아니야! 날 믿어. 서은이는 진짜...”

이때 옆에 있던 유미연이 날카로운 어투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언니, 계속 억지 부릴 거예요? 거짓말이 들통났는데 아직도 막무가내로 구네요. 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 오빠가 바보 같아요?”

장태양은 화가 나서 유미연을 데리고 방을 나가며 조롱하듯 문을 쾅 닫았다.

나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절망에 사로잡혔다.

‘장태양, 변했어. 이젠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됐어.’

한 이불 덮고 자는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믿네. 진짜 나와 우리 딸을 걱정한 적은 있을까?

나는 천천히 일어나 딸의 옷장으로 걸어가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딸의 옷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딸의 온기를 느끼듯 하나하나 어루만지다 보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딸아이의 옷, 장난감, 책 등 딸아이가 좋아하는 모든 물건을 가방에 담았다.

집으로 가자, 이 추운 곳에서 벗어나자.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방 밖으로 나오니 거실에 유미연만 남은 채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잡지를 넘기고 있었다.

내가 나오는 것을 본 그녀는 잡지를 내려놓더니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저 나를 숨 막히게 하는 이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유미연이 일어나서 내 앞을 가로막더니 두 팔로 팔짱을 끼며 도발적인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렇게 빨리 짐 싸서 나가는 거야? 어떻게든 꾸역꾸역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내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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