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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서유리가 회사의 대부분 재산을 가져갔어. 사업에 실패한 공진우는 다 나 때문이라면서 헤어지자고 했고.”

이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유진이 내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인호야, 나 아직 사랑하는 거 알아. 맞지?”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나 용서해줄 거지?”

나는 유진을 밀어냈다.

“유진아. 나도 아무 사람이나 다 되는 건 아니야.”

“이제 가. 더는 너 욕하고 싶지 않다. 우린 끝났어.”

“아니야. 인호야. 나 이제 갈 데가 없어. 뱃속에 공진우 아이가 있는데 누가 나를 만나주겠어.”

나는 유진의 말이 너무 우스워 헛웃음이 나갔다.

“만나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다시 온 거야?”

“그래. 유진아. 네 말이 맞아. 나 아직 너 사랑해. 이 1,000만 원은 일단 넣어둬.”

“다시 돌아와 주다니 너무 고맙다.”

“일단 몸조리 좀 하고 있어. 본가에 좀 다녀올게.”

나는 유진이 지낼 수 있게 근처에 집까지 얻어줬다.

“빨리 와야 해. 기다리고 있을게.”

한 달 후, 유진이 사진을 한 장 보내오며 임신 4개월임을 알렸다. 나는 그 문자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4개월이 된 이상 중절 수술은 불가능했다.

나는 유진의 카톡을 차단하고 모든 연락처를 지웠다. 같은 곳에 두 번 넘어질 생각은 없었다. 이제 유진에 대한 복수는 끝났다. 유진과의 악연을 철저히 잘라냈다는 생각에 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날 나는 동료들을 모아놓고 술을 마셨다. 그때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내 뒤에 자리를 잡는 게 보였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동료들이 내게 눈을 찡긋거리며 뒤를 한 번 보라고 눈짓했다. 뒤를 돌아보니 서유리가 어느새 내 뒤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본 서유리는 예전보다 더 매혹적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룸에서 나왔다.

“요즘 잘 지내요?”

서유리가 물었다. 말투에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럭저럭요. 근데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요?”

내가 물었다.

“밥 먹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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