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화

서유리는 초록색 슈트를 입고 까만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뭐 하고 있었길래 초인종도 못 들은 거예요? 얼마나 오래 누르고 있었는데.”

나는 핸드폰을 서유리에게 건네줬지만 서유리는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편이 외도하는데 이렇게 덤덤하다고요?”

“이제 놀랍지도 않아요.”

서유리가 차갑게 대답했다. 아마 남편이 배신한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핸드폰에서 아내의 흥분에 겨운 신음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에 내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서유리가 뿜어내는 커리어우먼의 카리스마에 설레기도 했다.

서유리가 나를 보면서 웃었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요. 얼른 와이프에게 전화해서 반응 떠봐야죠.”

“지금요?”

내가 물었다.

지금 전화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아내가 나를 배신하긴 했어도 말이다.

“네. 지금 바로 해요.”

“그래요.”

나는 서유리의 말대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창 흥에 젖어있는 아내를 방해하기 싫었지만 말이다. 아내는 언짢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어 전화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더니 바로 끊어버렸다.

“안 받아요.”

“계속 해요.”

서유리의 말투는 어딘가 강압적이었다. 원래는 대책을 상의하고 싶어서 불렀지만 지금은 오히려 야릇한 영화를 같이 감상하고 있는 꼴이 되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도 아내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대표 놈이 동작을 멈췄다.

“지니야, 누구야?”

“신경 쓸 거 없어. 남편이야.”

아내의 말에 대표 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

“남편인데 왜 안 받아?”

“하던 거 계속하면서 남편이랑 통화하면 더 짜릿하지 않겠어?”

나는 속으로 대표 놈을 변태 X끼라고 욕해댔다. 처음 걸었던 전화처럼 두 번째 전화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대표 놈의 실력을 얕잡아본 것이었다. 아내가 정말 대표 놈의 지시에 따라 전화를 받고야 말았다.

“여... 보. 무슨 일이야?”

아내의 목소리가 뚝뚝 끊겼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유진아, 지금 뭐 해?”

나는 아내가 뭐 하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