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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유진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내가 너를 너무 얕잡아봤네.”

“처음부터 나 감시했던 거야? 나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네.”

“잔말 말고 1억 내놔. 아니면 이혼 협상의 여지 없어.”

“그리고 네가 소송에 휘말리는 걸 공진우가 보고 싶어 할까?”

“비겁한 자식.”

유진이 욕설을 퍼붓더니 당장 1억을 내 계좌에 이체했다. 나는 미련 없이 이혼 서류에 사인했다. 어차피 더는 이어갈 수 없는 관계였다. 유진은 내가 이혼 서류에 사인하자 비꼬기 시작했다.

“황인호, 나를 이렇게 대한 걸 후회하게 될 거야.”

“곧 회사에서 해고 통지 날아오겠지.”

진작 그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터라 잘려도 전혀 타격이 없었다. 게다가 이미 많은 인맥을 쌓아둔 터라 잘린다고 해도 무서울 건 없었다.

이튿날, 내가 회사로 출근하자 대표 놈이 사무실로 불렀다. 왜 출장 가서 하라고 한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았는지 묻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웃겨 되물었다.

“공진우, 내가 왜 완성하지 않았는지 정말 몰라?”

“나 출장 보낼 때마다 우리 집으로 기어들어 와서 내 와이프랑 붙어먹었지?”

공진우가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그 말이 맞다고 한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너 오늘부로 잘렸어. 인사팀에서 바로 공고 올릴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채팅방에 내가 잘렸다는 소식이 퍼졌다. 공지에는 회사 인감도장도 찍혀 있었다.

나는 그 공지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원래도 미련이 없는 회사라 거의 타격이 없었다. 나는 난리를 피우는 대신 공지를 핸드폰에 저장했다.

‘나를 해고한다 이거지? 내가 이대로 나갈 것 같아?’

공진우는 내가 노동 법규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 법규의 매 조항을 마음에 새기다시피 정독한 상태였다. 이 공지를 들고 법원에 찾아가 회사가 아무 이유 없이 해고했다고 고소하면 공진우는 어쩔 수 없이 배상해야 할 것이다.

법원의 효율은 생각보다 빨랐다. 내가 회사에서 나온 지 3일 만에 경제적인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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