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화

나는 아내가 집에 없는 틈을 타 집으로 돌아가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리고 그 ‘달걀가루’를 전문 기관에 감정 의뢰했다. 감정 보고서를 손에 넣어야만 아내가 나를 해쳤다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관계가 깨진 이상 이제 더 봐줄 체면도 없었다.

근처 호텔에 방을 잡은 나는 대표 놈의 아내인 서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유리는 회사에서 재무로 일하고 있었다. 공진우가 내 아내와 얼마나 몸을 섞었는데 서유리가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요즘 월급을 받을 때마다 카드에 예정된 금액보다 더 입금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실수로 입금했다고 생각했는데 연속 3달째 같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매번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재무에 영수증 처리하러 가면 서유리는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쳐다봤다. 다른 사람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영수증 처리가 가능했지만 나는 단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

서유리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일이 쉬워진다.

“여보세요? 인호 씨? 무슨 일이에요?”

대표 놈은 거의 쉰 살이 되지만 대표 놈의 아내인 서유리는 나와 같은 또래였다. 회사에서 나는 서유리를 형수님이라고 불렀고 서유리는 나를 직급으로 불렀기에 이렇게 바로 이름을 부를 줄은 몰랐다.

“유리 씨, 내 아내와 유리 씨 남편이 붙어먹은 거 유리 씨도 알고 있죠?”

나는 굳이 에둘러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전화한 이유를 밝혔다. 서유리가 잠깐 뜸 들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잠깐만요. 자리를 옮겨서 얘기하는 게 좋겠네요.”

“어디예요? 지금 그쪽으로 갈게요.”

나는 서유리에게 호텔 주소를 보내주고 그녀가 올 때까지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집에 설치한 감시 카메라가 생각나 얼른 어플을 켜봤다. 어플을 켜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가슴이 훤히 보이는 원피스를 입은 아내였다. 길고 풍만한 다리에는 누드 색 스타킹에 하얀 하이힐을 신고 있었는데 스타킹 사이로 핑크빛 발가락이 보일락 말락 했다. 이런 몸매에 끔뻑 죽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