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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고소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저도 그래요.”

‘기억이 사라졌으니, 이제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다행히 나의 부모님은 가상 기억을 심어 놓았다.

그들은 이 책 속에서 살아가지만, 내가 꿈속에서 무수히 보았던 모습 그대로다.

심지어 외모까지 똑같다.

이번에는 그들이 나를 구하려다 그 격렬한 지진 속에서 돌아가시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나의 결혼식을 지켜보며, 내 손을 소하의 손에 건네줄 것이다.

그리고 결혼식 현장에서 나를 꼭 껴안고 떨어지기 아쉬워할 것이다.

이수혁을 다시 만난 것은 2년 후였다.

내 옆에는 남편인 소하가 서 있었다.

수혁은 눈가가 붉어진 채 이성을 잃은 모습으로 달려와서, 고집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이 사람 누구야?”

나는 수혁의 손을 정중하고 냉정하게 밀어내며 미소 지었다.

“미안하지만 전 당신을 모릅니다. 그리고 이 분은 제 남편이에요.”

그 말에 수혁은 분노에 휩싸여 미친 듯이 소하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하의 체력은 수혁을 훨씬 능가했다.

소하는 형사로 일하던 사람이었다. 비록 기억을 잃었지만, 몸이 기억하는 습관은 남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소하에게 제압당해 바닥에 눌려 있었다. 소하는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수혁을 노려보며 비웃듯 말했다.

“다음에 또 내 아내를 괴롭히는 걸 보면, 그땐 봐주지 않을 거에요.”

수혁은 바닥에 누운 채로, 마치 숨이 막히는 듯 괴로워했다.

잠시 후, 내가 떠나기 전에 수혁이 애절하게 나를 붙잡으며 말했다.

“수민 맞지? 너 맞지? 나는 너를 찾기 위해 3년을 헤맸어. 그런데 넌 계속 숨고 날 피했잖아. 이제 보니 결혼을 했던 거였구나. 그래서 이 사람은 누구야?”

수혁은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마치 스스로를 조롱하듯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결국, 이 사람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거구나. 수지가 말한 게 맞았어. 넌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어.”

그 말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수지가 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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