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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모든 일이 끝나고 김성재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방을 떠났다.

나는 모든 소리가 사라진 후에야 천천히 눈을 뜨고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역시나, 통장에 남아 있던 수천만 원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다행히 복권에 당첨된 돈은 이미 다른 계좌에 따로 보관해 두었기에 손실은 없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이번엔 주저하지 않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집 근처에 파출소가 있어 경찰은 5분 만에 출동했다.

원래는 성재를 잡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경찰이 도착했을 때 성재도 함께 끌려온 것이 아니겠는가.

“아진 여사님, 이 사람이 말씀하신 그 사람 맞습니까?”

나는 전화로 이미 도난 사건에 대해 설명했었다.

경찰 몇 명이 성재를 내 앞에 세우며 물었다.

나는 놀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당혹스러움이 채 가시지 않았다.

경찰이 설명을 덧붙였다.

“저희가 막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 사람이 수상하게 행동하며 저희를 보자마자 도망치려 하더군요.”

성재가 도둑질한 후 불안해한 모양이었다.

저도 모르게 비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쓸모없는 녀석이네.’

성재도 얼굴이 좋지 않았다. 붉으락푸르락 변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엄마가 왜 깨어 있었죠?”

나는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우유에 수면제를 넣는데,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니?”

이 말에 성재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알아둬, 네가 가져간 돈은 내 계좌에 있는 돈의 1%에 불과해.”

나는 웃으며 내 저축 계좌를 열어 잔액을 보여줬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 수가?”

성재와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눈알이 빠질 듯이 커졌다.

“네게 식당을 넘겼다고 말했던 날, 사실 16억 원짜리 복권에 당첨됐었어.”

어차피 성재는 이제 완전히 궁지에 몰렸기에, 성재를 조금 더 절망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때 네가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이 돈은 지금 네 것이었을지도 몰라.”

성재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윽고 성재의 얼굴에 깊은 후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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