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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모두의 발걸음이 동시에 멈췄다.

잠시 후, 진연수가 먼저 비웃었다.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거죠? 여기는 시내에서 가장 큰 5성급 호텔이에요. 최고급 방 하나에만 하룻밤에 수천만 원씩 하는 걸요. 호텔 전체를 예약하려면 최소 몇 억은 들 텐데, 그만한 돈이 있다고요?”

“내가 그 돈을 낼 수 있는지는 직원에게 물어보면 알겠지.”

나는 차분히 답하며 보안요원에게 프런트 직원 불러달라고 말했다.

보안요원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다녀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런트 직원이 상황을 파악하고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직원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멸시하는 태도로 말했다.

“손님, 다른 손님들도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절차를 밟고 오신 분들입니다. 설령 고객이라도 다른 손님을 내보낼 권리는 없습니다. 계속 소란 피우시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이 보안요원을 불러서 내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겉으로는 공손한 척했지만, 말투에는 조롱이 담겨 있었다.

나를 미친 사람 취급하는 듯했다.

그래서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

“내 이름은 조아진, 호텔 전체 예약 절차는 어젯밤에 이미 완료했어요. 돈도 지불했고요.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게 어때요?”

원래는 성재를 찾는데 도움을 주실 사설 탐정 팀을 맞이하기 위해 방이 부족할까 봐 호텔 전체를 일주일 동안 예약해 둔 것이었다.

그러나 프런트 직원은 확인할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눈을 흘기며 말했다.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호텔에 예약이 들어왔는지 여부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무나 함부로 예약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허세 부리려면 상황 파악부터 하고 오세요.”

프런트 직원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진,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하나도 나아진 게 없네.”

하혜교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

“처음부터 눈치껏 알아서 물러났으면 좋았을 텐데, 왜 이렇게 수치스럽게 구는 거죠?”

연수도 거들었다.

“내가 당신이라면,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이 자리를 떠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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