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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나는 그제야 삶이 평온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3개월 후, 빠뜨린 서류들을 정리하러 옛집으로 돌아갔을 때,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뛰쳐나와 나를 꽉 붙잡았다.

“엄마,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요!”

김성재였다. 성재는 몇 달 전보다 훨씬 수척해 보였다. 얼굴엔 수염이 가득했고, 초췌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잠시 멍해 있다가, 무표정하게 성재를 밀어냈다.

“사람을 잘못 보셨네요.”

“엄마, 아직도 화가 나신 거죠?”

성재는 온몸이 굳은 채로 죄책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문을 열어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성재는 문 앞을 막아서서 나를 들여보내주지 않으며, 이를 악문 채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그때는 제가 정신이 나가서 하혜교의 말을 믿고, 엄마를 가정을 망치는 사람으로 오해해 혜교를 어머니로 모셨던 거에요. 이제는 잘못을 깨달았으니, 제발 용서해 주세요!”

성재는 자신에게 그럴듯한 이유를 붙였다.

나는 그런 변명이 어이가 없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내 조소하며 물었다.

“그럼 왜 갑자기 정신이 들었는데?”

성재는 얼굴이 변하며 불쾌한 기억이 떠오른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자는 미친 여자였어요! 처음에 나한테 잘해준 건, 내 신장이 본인의 신부전증 걸린 딸과 일치했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은 나를 속여서 자신의 딸에게 신장을 기증하게 하려고 했어요. 내가 거부하자, 사람을 시켜 나를 납치해 강제로 내 신장을 떼어내려 했고요! 겨우 탈출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엄마를 만나러.”

성재는 몹시 불쌍한 척하며 나를 올려다봤다.

“세상에선 엄마만이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시잖아요. 앞으로는 제가 꼭 효도하며 모실 테니, 제발 저를 받아주세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재는 마음을 다잡고 자기 뺨을 세게 때렸다.

그리고 때리면서 중얼거렸다.

“제가 정말 나쁜 놈이에요. 아직도 화가 나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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