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화

나는 짐을 정리한 후 회사의 기숙사로 들어와 살았다. 그날부터 오로지 일에 몰두했다. 언젠가 내 힘으로 내집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이혼은 설령 오태훈이 원치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이혼 소송을 걸면 되니까.

이날, 퇴근한 나는 직장 동료들과 회식 자리를 가졌다.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남의 일에 딱히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그 사이에서 우연히 신유나를 발견했다. 신유나는 어떤 중년 여성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욕을 먹고 있었다.

“이 여우 같은 x이, 감히 내 남편한테 꼬리를 쳐? 내가 오늘 너 죽여버릴 거야!”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신유나의 얼굴은 이미 퍼렇게 부어올라 있었다. 옷도 너덜너덜해져 퍽 처참해 보였다.

“여러분, 이 뻔뻔한 여우 x이 글쎄 제 남편 옆에 몇 년 동안이나 붙어 있었지 뭐예요? 내 남편한테 꼬리 쳐서 2억 쓴 것도 모자라 이젠 남편한테 나랑 이혼하라고 바람까지 불어넣고 있더라니까요!”

신유나는 옆에 있던 중년 남자를 보았다.

“이혼하고 저랑 결혼할 거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중년 남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중년 여자는 손을 올리더니 신유나의 뺨을 내리쳤다.

“하, 뻔뻔한 것! 아직도 그런 말을 해?!”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수군댔다. 중년 여자가 자신의 남편이 바람피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단서로 내연녀를 찾아내 혼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내연녀는 바로 신유나였다.

나는 신유나를 빤히 보았다. 정말이지 쌤통이었다.

일주일 뒤, 오태훈이 내게 연락했다. 그는 이혼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딱히 신나거나 놀랍지는 않았고 평온했다.

오태훈과 나눌 재산은 없었기에 이혼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집은 그가 결혼 전에 마련한 것이니 나와 상관없는 그의 재산이었고 부부 공동 재산이라고 할 것도 딱히 없었다.

가정 법원에서 나오는 데 오태훈이 나를 불러세웠다.

“서영아, 그 집에 계속 살아도 돼. 내가 이사하면 되니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