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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다시 태어난 후, 나는 항상 뭔가를 잊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를 비웃는 듯 건넨 임정안의 말에 무심코 나를 일깨워주었다.

전생에 딸과 함께 방에 갇힌 뒤 나는 진태성에게 애원했었다. 어떻게 처자식한테 이럴 수 있냐고.

그랬더니 진태성이 하는 말이 ‘처자식? 쟤가 내 딸인지도 모르는데!’였다.

너무 믿을 수가 없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정태성은 폭탄 같은 말을 던졌다.

“정세현, 너 주정우 그 자식이랑 진작 붙어먹었지?”

나는 충격적인 말에 몸이 굳었다.

그랬더니 진태성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내가 그때 왜 정신이 팔려 해고될 뻔한 실수를 저질렀는지 알아? 당신과 주정우 그 자식이 예약한 호텔 기록을 봐서 그랬어.”

“그리고 당신의 위로가 가장 필요할 때 일주일이나 사라졌었지? 뭐? 휴가? 주정우 그 자식이랑 커플 여행이라도 다녀왔겠지! 그런데 감히 내 앞에서 하영이 내 친딸이라고 말해?”

꽁꽁 묶인 나는 절망에 빠져 해명했지만, 돌아오는 건 진태성의 분풀이였다.

나는 알려주고 싶었다. 주정우와 호텔을 예약한 기록은 출장 때문이었고, 일주일 동안 휴가를 낸 건 진태성이 징계를 피할 수 있도록 접대하러 다니며 술 먹느라 위출혈로 입원했었다고.

하지만 진태성은 나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때는 진태성이 왜 그런 오해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오늘 그 의문이 모두 풀렸다.

임정안이 중간에 손을 쓴 게 틀림없다.

사람들의 책문을 받으며 나는 임정안을 밀쳐버렸다.

그랬더니 임정안은 불쌍한 척 쓰러지며 눈물을 글썽였다.

“세현 언니, 난 그냥 언니를 도와주려고 한 건데, 왜 호의마저 무시해요?”

진태성은 단숨에 달려와 내 뺨을 후려 갈겼다.

그러고는 임정안을 다정하게 부축하더니 안쓰러운 듯 말했다.

“정안아, 괜찮아?”

임정안은 처연하게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세현 언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나를 바라보는 진태성의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정세현, 당신 입으로 딸이 죽었다며? 당신처럼 악독한 여자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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