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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나는 나풀거리는 사망 증명서를 받아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아 숨 쉬던 사람이 이렇게 무게도 안 나가는 종잇장이 되어버렸다.

나는 흐리멍덩한 상태로 뒤돌아섰다. 하지만 내가 떠나려고 할 때, 진태성이 손을 뻗어 그 종잇장을 빼앗아 갔다. 그의 낯빛은 무척 어두웠다.

“그럴 리가...”

진태성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 옆에 서 있던 임정안이 그의 옆에 바싹 붙더니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정말 감쪽같네? 세현 언니, 이건 어디서 만든 거예요?”

그 순간 진태성은 멈칫했다.

그러더니 더 이상 생각도 하지 않고 손에 든 사망 증명서를 갈기갈기 찢어 내 쪽으로 던졌다.

날카로운 종이 모서리가 마침 내 오른쪽 볼을 베었다.

하지만 진태성은 보는 체도 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

“가짜 사망증명서를 떼는 건 불법이야. 이봐요, 간호사님, 이 여자랑 짜고 이런 연기 하다가 본인도 골로 간다는 거 몰라요?”

간호사는 미간을 팍 구겼다.

“무슨 헛소리예요? 이분 따님은 정말...”

“그만.”

진태성은 간호사의 말을 자르더니 나를 역겹다는 바라봤다.

“당신의 그 가식적인 얼굴만 봐도 속이 메슥거려!”

그때 수많은 기자들이 안으로 몰려들면서 내 쪽으로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정 기장님, 영웅이 되셨는데 하실 말씀 없나요?”

“이번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기장님 따님분이 유일하다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셍각하십니까?”

“하!”

짤막한 웃음소리가 단숨에 모든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그 순간 마이크와 카메라는 모두 진태성을 가리켰다.

진태성은 눈썹을 치며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다들 속았어요! 이 여자는 공을 세우려고 자기 딸이 죽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고요. 기자라는 작자들이 어쩜 사실 확인도 안 해요?”

그때 기자 한 명이 놀란 듯 물었다.

“그 말은 정 기장님의 따님이 사망한 게 아니라는 겁니까?”

그 말이 떨어진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다들 수군거리며 나를 손가락질했고, 얼굴에는 나를 경멸한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한 기자가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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