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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허유연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지만, 곧바로 변명하며 말했다.

“나랑 소정환은 그저 친구일 뿐이야, 괜히 헛소리하지 마!”

나는 냉소를 지었다.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내가 그 일 때문에 기증을 거부한다고 확신하는 거지?”

“그럼 무슨 이유로?”

유연은 반사적으로 답했지만, 곧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우린 아무런 부적절한 관계가 없어! 너야말로 피해망상에 걸려서 주변 사람 전부가 바람피운다고 착각하는 거 아니야?”

나는 앞줄에 서 있던 기자를 향해 물었다.

“허유연 씨가 당신들을 불러올 때, 제 남편인 소정환의 첫사랑이라고 얘기하던가요?”

군중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그러면 기증을 거부하는 이유가 질투 때문인가요?”

이들은 유연이 고용한 사람들이었고, 나를 작은 질투심에 휩싸여 남을 죽게 내버려두는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정환의 목소리가 장례식장의 적막을 뚫고 울려 퍼졌다.

“네가 내가 이혼하려는 걸 알았나 보지? 이걸로 날 협박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말할게! 죽더라도 나는 허유연과 함께할 거야!”

예상치 못한 반전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연 역시 멍하니 서 있었다. 설마 내가 그런 비통한 상황에서조차 녹음을 남겼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기자들마저 머뭇거리며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휴대폰을 들어 그들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여러분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저는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어요. 꾸며서 보도할 건지, 아니면 사실대로 보도할 건지는 여러분의 선택이에요.”

모두 잠시 말문이 막혔고, 억지로 몇 가지 질문을 더 하다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겨우 돈을 들여 고용한 기자들이 쫓겨나고, 여론을 몰아가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자 유연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누군가 정환에게 연락했는지, 그가 급히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무릎을 꿇고 있던 유연과 울고 있는 현우를 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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