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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나는 7년 전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집안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나와 선을 보러 나왔었다. 첫 만남에서 그 사람은 솔직하게 말했다. 자신에게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나는 이해한다고 말하며 이게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달 후, 소정환이 먼저 나를 찾아왔다.

“나 좋죠? 그럼 결혼하자.”

사실 나는 정환을 좋아했다. 첫눈에 반했을 정도로.

그의 청혼에 하늘에서 행운이 떨어진 듯 기뻤고, 혹시라도 정환이 마음을 바꿀까 두려워 양가 부모님을 설득해 빠르게 결혼 절차를 진행했다.

정환은 결혼식 준비에 무관심했고, 그저 바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의사라는 직업이 늘 바쁘다는 걸 이해했기에, 나는 불만 없이 이해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정환이 나를 찾아오기 바로 일주일 전에 그의 첫사랑이 결혼했다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나도 속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순진하게도 생각했다. 정환과 선을 본 수많은 사람 중에서 결국 그가 선택한 건 나였으니, 아마 나에게도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겠지.

그렇게 나는 차갑게 닫힌 돌을 품고 7년을 살아왔다. 결혼 4년째 되던 해에야 그는 마침내 아이를 갖자고 했다.

의도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려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전해준 소문은 내 귀에 들어왔다. 바로 그의 첫사랑이 임신했다는 소식이었다.

의심해볼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나는 정환을 믿기로 했다. 이후 허유연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마음을 졸였다. 정환이 모든 걸 버리고 그녀와 함께할까 봐 무서웠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정환은 유연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고, 나는 가슴속으로 안도하며 어머니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고 나면 그도 가정에 충실해질 것이라 믿었다.

사랑이란, 서서히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끈기 있게 기다리면 언젠가 그의 마음도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정환이 유연의 병원 입원 수속을 도왔을 때도, 나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저 어릴 적 함께 자라온 인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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