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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눈가의 눈물을 훔치고, 나는 침대 모서리를 짚고 일어섰다.

짝! 맑은소리가 울리며, 나는 소정환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소정환을 향해 나는 한마디씩 내뱉었다.

“당신은 현아의 아빠 자격이 없어.”

바로 그때 허유연이 방으로 들어와, 정환의 얼굴에 선명히 남은 손자국을 보고는 놀랐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돌아보며 애원했다.

“안서현, 제발, 장기 기증을 허락해 줘. 당신 아이는 이미 떠났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잖아!”

유연의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말했다.

“현아의 심장을 현우에게 주면, 현아도 현우 속에서 계속 살아 있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러자 정환은 유연을 붙잡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현아가 죽었다니, 그럴 리가 없어!”

“안서현이 복수하려고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말에 유연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주저주저 말했다.

“방금 내가 안치실에서 현아를 봤어. 얼굴의 붕대를 푼 게 바로 현아였어!”

정환의 몸이 휘청이며 거의 쓰러질 듯했다. 그는 자신을 붙잡으려는 유연을 밀어내며 절규했다.

“너희가 짜고 날 속이는 거야! 우리 현아는 무사히 잘 지내고 있는데, 어떻게 죽을 수가 있어!”

“지금도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래, 분명 집에서 얌전히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간호사가 중간에 넘겨준 소지품을 꺼냈다.

“이 옷, 기억해?”

“작년 생일에 당신이 현아에게 사준 옷이야. 현아는 이 옷을 너무 좋아해서 죽기 직전까지 입고 있었다고.”

흙과 피로 더럽혀진 그 옷에서는 익숙한 토끼 무늬가 희미하게 보였다.

정환의 얼굴이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졌고, 그제야 그 옷이 기억난 듯했다. 이 옷은 정환이 직접 쓰레기통에 던졌던 옷이었다.

그때 그는 왜 그 아이가 몸에 맞지 않는 잠옷을 입고 있었는지 의아해했었다.

“알아? 그녀가 어떻게 사고를 당했는지.”

내 차가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리며, 뱀처럼 정환의 귀를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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