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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재웅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허씨 집안 계승자인 재웅이, 부잣집 도련님이고 밝게 빛나던 재웅이 하룻밤 사이에 마르고 얼굴이 파였으며 눈에 핏줄이 가득 난 귀신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재웅이 말을 할 때, 목소리마저 쉰 목소리였다.

“서연아, 나 이혼하고 싶지 않아.”

잠시 침묵한 뒤, 재웅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세진의 일은 내가 정말 잘못했어. 그리고 태어나지 못한 아이도...!”

재웅의 시선을 아래로 향했고 너무 아파 몸이 떨렸다.

“근데 내가 생각해 봤는데, 죗값을 치를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비웃었다.

“죗값을 치른다고? 어떻게? 세진이 부활이라도 시키게?”

“나...!”

재웅이 주먹을 꽉 쥐더니 곧이어 풀었다.

“그렇게는 못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재웅은 부탁하는 눈길로 나를 봤다.

“그러나 서연아, 우리 아이는 다시 가지면 되잖아. 우리 아직 젊고, 이제 서른몇 살인데, 우리 아이 다시 갖자. 몇 명 갖고 싶어? 다 돼. 난 너랑 낳은 준비 됐어.”

재웅은 내 옷깃을 꼭 잡고 자기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재웅이 내 눈에 사랑이 없고 미움만 가득 찬 것을 보고 애원하는 눈길을 보냈다.

재웅은 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응?”

나는 재웅의 뺨을 때렸고 재웅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허재웅, 네 마음속에 나는 이렇게 나쁜 사람이야?”

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두 여자가 한 남자랑 같이 살아야 하고 아들을 죽인 상황에서 너랑 또 아이를 낳으라고? 내가 바보야?”

“아니!”

재웅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내가 이청아보고 거리 두라고 할게, 나 맹세할게.”

먼 곳에 있던 나뭇가지가 흔들렸고 하얀 옷깃이 또 보였다.

나는 가볍게 웃고 물었다.

“진짜? 그럼, 앞으로 이청아를 어떻게 처리할 건데?”

재웅이 날 향해 맹세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청아랑 절대 안 만날게.”

내가 비웃었다.

“그렇게 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아끼던 여잔데?”

재웅의 눈에 미안함과 후회가 함께 깃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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