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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재웅이 간만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이어 더 세게 화를 냈다.

재웅은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렸고 화가 치밀어 올라 나를 벽에 밀쳤다. 순식간에 아픔이 날 집어삼켰다.

“세진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거짓말까지 해?”

재웅은 위에서 날 아래로 비웃듯이 날 내려다봤다.

“송서연, 네가 청아의 부드럽고 착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우리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야. 네가 이렇게 세진을 감싸면 애가 나중에 살인범이 될까 봐 두렵지 않아?”

재웅의 말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에 박혔고 내 몸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콩알만한 땀방울이 머리에서 흘러내렸고 피 냄새가 나면서 빨간 피가 내 다리 사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재웅은 여전히 청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

“청아야, 걱정하지 마, 내가 제일 좋은 의사 선생님 찾아줄게. 절대 상처 남지 않게할게.”

나는 그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재웅의 주의력은 온통 청아의 작은 물집에 가 있었다.

“세상에!”

청아가 나를 발견하고 놀라 소리를 질렀다.

“재웅 오빠, 저거 좀 보세요. 서연 언니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요!”

내 다리 사이로 피가 엄청 많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내가 손으로 배를 만져보니 작은 생명이 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재웅이 깜짝 놀랐다.

“너 임신했어?”

재웅은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한테 손을 내밀었다.

청아가 달려왔다.

“서연 언니, 임신한 거 몰랐어요? 몇 개월인데요? 왜 이렇게 조심하지 않았어요...?”

순식간에 재웅의 표정이 변했고 그는 비웃듯이 말했다.

“송서연, 어디서 구한 피야? 요즘 우리 엄청나게 적게 만났지? 아니면 이 아이 내 아이 아닌가?”

재웅의 말에 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허재웅,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너 잊었어? 저번 결혼기념일.”

“재웅 오빠,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청아가 내 말을 잘랐고 표정 변화 없이 계속해서 얘기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 서연 언니를 모욕하는 건 아니죠!”

“됐어, 그만 해, 우리 빨리 얘 데리고 병원 가자.”

청아가 날 부축하려고 했는데, 내가 청아를 밀어냈다. 그러자 청아가 내가 흘린 피 위에 넘어졌고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청아가 서럽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파...!”

재웅은 마음이 아파 청아를 안아 올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연기 그만 해! 네 아들 손 가져가고 싶은 거 아니야?”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알면 빨리 돌려줘!”

재웅은 세진의 손을 발로 차서 나에게로 보냈다.

“청아 일 이렇게 그만두지 않을 거야. 허세진이 잘못한 일은 꼭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거야!”

작은 손이 땅에서 이리저리 굴러 피가 묻어서 거무칙칙해졌다.

그러나 나는 힘겹게 다가가 그 손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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