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들의 손을 깨끗이 씻어 관에 넣었다. 이렇게 아들의 시체가 완전해졌다.그러나 힘들게 버티고 있던 내 몸이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기절하고 말았다.꿈에서 아들이 돌아와 서럽게 울었다.“엄마, 아빠는 왜 날 안 좋아해요? 엄마, 아빠는 절 안 사랑하는 거죠?”나는 울면서 그저 아들의 작은 몸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세진아, 다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아니었다면 아빠도 너한테 안 그랬을 거야.’나와 재웅의 결혼은 한차례 사고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재웅이 파티에서 약이 탄 술을 마셨고 나도 술에 취해 그때는 하늘이 주신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사고였다.그렇게 한번 만나고 다시는 만나지 않았는데, 내가 재웅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나는 아이에게 완벽한 가정을 선물하기 위해, 내가 계속 재웅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웅의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게 되었다.그러고 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재웅은 날 계속 좋아하지 않았지만 날 존중해 주었다.아주 오랜 시간 나는 앞으로 계속 같이 살 사이니까 내가 언젠가는 재웅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청아가 귀국한 뒤로 모든 것이 변했다.재웅은 우리와 함께 여행을 갈 시간은 낼 수 없었지만, 청아를 위해 일을 버리고 두주일 동안 같이 숲으로 들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동반했다.재웅이 직장암 말기일 때도 종래로 선물을 사지 않았지만, 청아를 위해 경매에서 내가 아주 갖고 싶었던 보석을 샀다.세진이 열이 펄펄 끓는데, 재웅이 말했다.“청아, 기침이 계속 낫지 않아, 세진한테는 네가 있으니까 내가 걱정할 거 없잖아. 근데 청아는 국내에 친구가 나 밖에 없어서 낫는 거 내 두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그때부터 내 마음이 상해버렸고 앞으로 재웅의 마음은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결혼이 두 집안 사이의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계속 이혼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러나 이 일이 세진을 이렇게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는 울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재웅은 못 본 척했고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다.“연기 그만 해! 그냥 그림일 뿐이잖아.”‘그림일 뿐이라. 그것은 세진이 가장 그려왔던 모습이고 나에게 남겨진 마지막 그리움이었는데, 이렇게 다 사라졌어.’재웅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혼 서류를 내 얼굴에 던졌다.“용건만 말하지.”나는 절망에 빠져 고개를 들었다.“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재웅이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웃었다.“왜?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게? 그래서 나랑 이혼하려는 거야?”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허재웅, 막 말하지 마.”재웅이 비웃었다.“나는 또 네가 어디서 피를 구해다가 터뜨린 줄 알았더니, 정말 유산한 거였네? 아이 내 거 아니지?”나는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허재웅, 너무 한 거 아니야?”재웅은 차갑게 웃으며 이혼 서류를 뒤적였다.“허세진은 양육권은? 수술은 끝났겠지? 손 이어놓는 거야 쉽겠지. 내가 온다고 얘기 안 했어? 앞으로 우리 허씨 집안을 계승할 건데, 기본적인 것도 안 되어 있네. 날 보러 안 오나?”나는 마음이 아파 너무 화가 났다.“못 와, 다시는 너 아빠라고 못 부른다고.”재웅이 눈썹을 찌푸렸다.나는 한 글자씩 말했다.“죽었어. 죽, 었, 다, 고!”병실에 정적이 흐르고 서 있던 재웅의 얼굴에 당황함이 깃들어 있었다.이때 청아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 입을 열었다.“서연 언니, 양육권 내놓기 싫은 건 이해하는데, 이렇게 아들 갖고 거짓말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친아들인데?”청아가 ‘친아들’이라는 말을 강조했다.재웅은 청아의 말에 홀려 표정이 어두워졌다.“송서연!”재웅은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렸다.“세진이 나한테 안 넘기는 건 내가 뭐 폭로할까 봐 무서워서 그러는 거지?”“무슨 말이야?”나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뭘 폭로한다는 거야?”“허세진, 내 자식 아니잖아!”이 말을 들은 나는 머리가 터져버리는 것 같았다.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다.
“지금 장난치는 거지?”그 순간 재웅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렸다.그의 태양혈이 가볍게 뛰었고 목소리가 낮아졌다.“송서연이 얼마를 준 거야? 왜 송서연이랑 짜고 날 속이는 건데?”비서가 무안해서 말했다.“사장님,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그날 도련님께서 울면서 나가서 화상 연고 사려고 했는데, 너무 아프고 시야가 잘 안 보여서 길을 잘 못 봐, 호수에 빠져 돌아가셨답니다.”“사모님께서 옆에 계시지 않나요? 사모님이 직접 도련님 시체...!”재웅이 숨을 멈추고 날 바라봤다.내가 웃으며 말했다.“허재웅, 아들이 죽을 때, 너는 네 이청아를 마음 아파했겠지? 어디 우리 아들을 챙길 새가 있었겠어?”‘쿵’하는 소리와 함께 재웅이 핸드폰을 바닥에 팽개쳤다. 재웅이 다급히 내 손목을 잡고 물었다.“왜 나한테 말 안 했어?”나는 표정 변화 없이 재웅을 바라봤다.“내가 너 안 알려줬어? 내가 안 알려준 거야, 아니면 네가 안 들은 거야?”나는 분명히 계속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웅의 머릿속에 온통 청아밖에 없어 세진의 자리는 없었다.나는 차갑게 웃었다.“너는 세진이 네 아들 아니라며? 세진이 죽었으니 기뻐할 거라며?”내 얼굴은 잿빛이 됐고 이때가 돼서야 재웅이 나를 제대로 바라봤다. 재웅이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으려 했다.“서연아, 이러지 마.”나는 힘껏 재웅의 손을 치워버리고 소리쳤다.“다치지 마!”나는 핏기 어린 눈으로 재웅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그의 뺨을 때렸다.“너는 세진이 네 아들이 아니라고 했지? 나 송서연이 오늘 내 목숨으로 허세진이 네 아들이라고 걸게!”나는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앨범의 첫 번째 영상을 켰다. 그 영상은 내가 오랫동안 저장하고 있던 영상이었다.그때, 이 영상 때문에 시부모님이 날 받아들였고 내가 재웅과 결혼하는 것을 허락했었다. 그러나 나는 재웅이 세진이 친아들이 아니라고 의심할 줄 몰랐다.나는 영상을 눌렀고 영상 속의 재웅이 약을 탄 술을 마시고 방에 잘못 들어갔다. 나는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본
아들의 관을 실은 차를 교외에 세웠는데, 재웅이 찾아냈다.이 시간 동안 재웅은 아무런 음식을 먹지 않고 아들이 어디 있는지 찾았고 나는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재웅은 세진의 장례식에 나타났다.관에 든 아이는 창백했고 아주 작았다. 잘린 손은 내가 전문가를 찾아 이어놓았다. 그러나 이어놓았어도 너무 선명했다.“다 봤으면 가. 네 친아들 아니니까.”나는 재웅을 비꼬았다.그러나 재웅이 그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손으로 관을 너무 세게 잡아 손가락이 하얗게 변해버렸다.재웅이 입을 열었다.“손을 잘랐다고 죽었어?”재웅은 눈물을 흘렸다.재웅과 결혼하고 나는 재웅이 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순간, 재웅의 어깨가 흔들리며 흐느껴 울었다.나는 관뚜껑을 닫고 재웅의 손을 치우려고 했다.그러나 재웅은 피하지 않고 무거운 뚜껑이 손을 짓누르는 것을 버텼다. 재웅이 숨을 쉬자,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서연.”재웅이 내 이름을 부르며 날 바라봤다. 눈에는 불쌍함이 담겨 있었고 그는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아들이 죽을 때...!”나는 재웅이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지 눈치챘다. “내가 도착했을 때, 세진은 이미 호흡을 멈췄어.”재웅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어깨가 축 처졌다.“그러나 세진은 네가 세진을 친아들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 몰랐을 거야.”나는 참지 못하고 비꼬았다.“네가 병실에서 태운 그 그림 기억나? 그 그림 아들이 우리 가족을 그린 그림이야. 위에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사랑한다고 적혀 있었고 네 생일 선물로 주려고 오랫동안 준비한 거야.”재웅의 눈이 빨개지더니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이 잠겨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듯했다.그는 마치 죽음이 다가오는 짐승처럼 발버둥 쳤고 재웅의 손에서 피가 났다.“넌 세진의 손을 잘라 화를 풀려고 했겠지.”나는 슬프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허재웅, 넌 왜 나한테 물어보지 않았어? 누가 세진이 네 친아들이 아니라고 한 거야? 근데 그걸 믿다니!”재웅의
재웅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허씨 집안 계승자인 재웅이, 부잣집 도련님이고 밝게 빛나던 재웅이 하룻밤 사이에 마르고 얼굴이 파였으며 눈에 핏줄이 가득 난 귀신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재웅이 말을 할 때, 목소리마저 쉰 목소리였다.“서연아, 나 이혼하고 싶지 않아.”잠시 침묵한 뒤, 재웅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세진의 일은 내가 정말 잘못했어. 그리고 태어나지 못한 아이도...!”재웅의 시선을 아래로 향했고 너무 아파 몸이 떨렸다.“근데 내가 생각해 봤는데, 죗값을 치를 수 있을 거 같아.”내가 비웃었다.“죗값을 치른다고? 어떻게? 세진이 부활이라도 시키게?”“나...!”재웅이 주먹을 꽉 쥐더니 곧이어 풀었다.“그렇게는 못 하지만...!”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재웅은 부탁하는 눈길로 나를 봤다.“그러나 서연아, 우리 아이는 다시 가지면 되잖아. 우리 아직 젊고, 이제 서른몇 살인데, 우리 아이 다시 갖자. 몇 명 갖고 싶어? 다 돼. 난 너랑 낳은 준비 됐어.”재웅은 내 옷깃을 꼭 잡고 자기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재웅이 내 눈에 사랑이 없고 미움만 가득 찬 것을 보고 애원하는 눈길을 보냈다. 재웅은 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응?”나는 재웅의 뺨을 때렸고 재웅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허재웅, 네 마음속에 나는 이렇게 나쁜 사람이야?”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두 여자가 한 남자랑 같이 살아야 하고 아들을 죽인 상황에서 너랑 또 아이를 낳으라고? 내가 바보야?”“아니!”재웅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내가 이청아보고 거리 두라고 할게, 나 맹세할게.”먼 곳에 있던 나뭇가지가 흔들렸고 하얀 옷깃이 또 보였다.나는 가볍게 웃고 물었다.“진짜? 그럼, 앞으로 이청아를 어떻게 처리할 건데?”재웅이 날 향해 맹세했다.“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청아랑 절대 안 만날게.”내가 비웃었다.“그렇게 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아끼던 여잔데?”재웅의 눈에 미안함과 후회가 함께 깃들어
재웅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위에서 피가 나 병원에 7일 동안 입원해 있었지만 나는 그를 보러 가지 않았다.그 사이에 청아가 거의 매일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고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재웅의 보디가드에 의해 쫓겨났다. 재웅이 퇴원한 날에 날 찾아왔다. 그 날은 세진이 죽은 지 한 달이 되던 날이었다.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에 있었던 전셋집으로 들어갔다. 청아가 귀국한 뒤, 나랑 세진이 이 집에 자주 있었다.방문이 열리자, 재웅이 슬픈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재웅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여느 왜 나 보러 안 왔어?”내가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림자가 나타났고 반응하기도 전에 재웅이 밀쳐냈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묽은 액체가 재웅의 얼굴에 쏟아졌다.그러자 재웅이 비명을 질렀고 귀신처럼 머리가 헝클어진 청아가 달려들었다.“송서연, 너 죽일 거야! 나쁜 년, 왜 내 자리를 뺏어? 내가 약만 안 탔어도 네가 어떻게 사모님이 될 수 있었겠어! 사모님 자리는 원래 내 거야!”청아는 미친 듯이 날 향해 달려왔고 손에는 알 수 없는 액체를 들고 있었다.나는 표정 변화 없이 한 글자씩 또박또박 얘기했다.“세진이 정말 조심하지 않아 호수에 빠진 거야?”정적이 흐르더니 청아가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댔다.“내가 죽인 거면 어떤데? 내가 사전에 대량의 기름칠을 해서 그 위에 서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호수에 빠지게 돼! 탓하고 싶으면 허재웅을 탓해. 허재웅이 네가 바람기가 있는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혼하자는 말을 못 해서 이렇게 된 거야! 이렇게 된 바에 어쩔 수 없지. 너희 다 죽으면 내가 사모님이 되는 거야! 하하하.”“이청아!”재웅이 얼굴을 감싸고 소리를 질렀다.“이 나쁜 년, 네가 우리 세진이 죽였어? 네가 살인범이네!”재웅이 청아에게 달려들어 두 사람은 싸우기 시작했다.청아가 미친 듯이 웃으며 발버둥 쳐서 벗어났다.“날 힘들게 할 거면 우리 다 같이 죽는 거 어때?”청아가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곧 있으면 여기가
청아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네티즌들이 보고 욕하는 것을 보고 어디서 칼을 구했는지, 목을 그어 자살했다.재웅은 병원에 옮겨졌고 온몸이 화상을 입어 흉터가 남았다. 복구하려면 여러 번의 고통스러운 수술을 거쳐야 했고 수술한다고 해도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다.재웅과 청아의 일이 알려지고 재웅의 회사 주가가 폭락해서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처음 수술할 때, 재웅은 목숨을 잃을 뻔했다.정신을 차렸을 때, 어머니께서 재웅이 계속 내 이름과 세진을 불렀다고 했다.그래서 어머니가 날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서연아, 세진의 일은 우리 가족이 정말 미안해, 근데 우리 집에 재웅이 하나뿐이라 엄마가 이렇게 너한테 부탁할게. 재웅이 좀 보러 가줘, 아니면 정말 버티지 못할 거야.”자신의 앋르을 위해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빌었다.나는 그저 어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니, 이게 바로 부모가 진심으로 자기 아이를 대할 때 나오는 모습이겠죠?”나는 영원히 용서할 수 없다. 재웅이 세진의 손을 자르고 아이가 죽을 때도 시체도 거두어주지 않았다.어머니는 말문이 막혔다.나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저는 재웅을 보러 가지 않을 거고 좋은 말도 못 해줍니다. 앞으로는 각자 각자 살길을 향해 떠나고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어머니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3일 뒤, 나는 병원에서 온 택배를 받았다. 재웅이 사인한 이혼 서류였다.재웅은 짧은 글을 남겼다.[미안하고 잘 살아.]재웅이 사인을 한 뒤, 정신 분열이 생겨 진정제를 투여받고 계속 울면서 세진과 내 이름을 불렀다고 했다. 정신을 차리면 미친 듯이 반항했고 반항하면 진정제를 맞고 다시 잠에 들었다.수없이 많은 수술을 받고 재웅은 화상 자국 치료를 마무리했다. 그러고 나서 가족들이 재웅을 정신 병원에 보냈다.그 뒤로 나는 재웅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난 이미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귀여운 딸도 생겼다.딸을 데리고 세진을 보러 갔을 때, 딸은 국화를
장난기 많고 귀여운 아들의 하얗게 질린 몸에 물집이 가득 잡혔다.잘린 손에 피가 응고되었지만, 딱지가 더 이상 앉을 수 없었다.모든 사람이 나보고 힘들면 울어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울지 않고 정신을 차리고 아들의 일을 다 처리한 뒤에 아들을 차가운 관에 넣었다.이때 허재웅에게서 전화가 왔다.“화상 연고는 아직 못 사 왔어? 내가 보기에 걔는 천성적으로 악독하고 머리가 둔해! 약 하나 사는 것도 할 줄 모르고 그렇게 행동하다니, 청아 화가인데, 앞으로 붓을 못 들면 너희가 책임질래?”재웅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고 아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재웅이 인내심을 잃고 경고했다.“빨리 데리고 와서 청아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 이번 일 그냥 이렇게 넘기지 않을 거야!”나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잘린 아들의 손을 잡아보고 관뚜껑을 닫고 재웅을 찾으러 갔다.크고 비어 있는 별장에서 재웅이 청아를 위해 화상 연고를 발라주고 있었고 항상 차갑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있었다.그들의 뒤에 놓인 탁자에 철로 된 그릇이 있었고 그 그릇에 아들의 손이 담겨 있었다.재웅이 직접 사람을 시켜 아들의 손을 잘랐다.나는 다리가 떨려 거의 기어가듯이 가서 아들의 손을 품에 안았다.곧이어 재웅이 화를 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허세진은? 네가 보호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뭐라도 돼?”나는 재웅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재웅이 나한테로 다가오더니 내 팔을 잡았다.힘이 너무 세서 나는 단단하고 차가운 벽에 부딪혀 너무 아파 식은땀이 났다.배가 너무 아팠지만 나는 여전히 세진의 손을 안고 차갑게 말했다.“못 와.”재웅의 눈빛이 바뀌더니 손으로 그릇을 쳐버리자, 세진의 손이 땅에 팽개쳐졌다.“송서연, 너 지금 일부러 나랑 이러는 거지?”재웅은 내 앞을 가로막고 차갑게 말했다.“아들 데리고 와서 청아한테 사과 안 해! 잘 생각해, 끊어진 손 수술하면 이을 수 있어, 근데 제때 사과 안 해서 수술 시간 놓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