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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들을 죽이다
남편이 아들을 죽이다
작가: 수박대머리

제1화

장난기 많고 귀여운 아들의 하얗게 질린 몸에 물집이 가득 잡혔다.

잘린 손에 피가 응고되었지만, 딱지가 더 이상 앉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나보고 힘들면 울어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울지 않고 정신을 차리고 아들의 일을 다 처리한 뒤에 아들을 차가운 관에 넣었다.

이때 허재웅에게서 전화가 왔다.

“화상 연고는 아직 못 사 왔어? 내가 보기에 걔는 천성적으로 악독하고 머리가 둔해! 약 하나 사는 것도 할 줄 모르고 그렇게 행동하다니, 청아 화가인데, 앞으로 붓을 못 들면 너희가 책임질래?”

재웅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고 아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재웅이 인내심을 잃고 경고했다.

“빨리 데리고 와서 청아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 이번 일 그냥 이렇게 넘기지 않을 거야!”

나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잘린 아들의 손을 잡아보고 관뚜껑을 닫고 재웅을 찾으러 갔다.

크고 비어 있는 별장에서 재웅이 청아를 위해 화상 연고를 발라주고 있었고 항상 차갑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들의 뒤에 놓인 탁자에 철로 된 그릇이 있었고 그 그릇에 아들의 손이 담겨 있었다.

재웅이 직접 사람을 시켜 아들의 손을 잘랐다.

나는 다리가 떨려 거의 기어가듯이 가서 아들의 손을 품에 안았다.

곧이어 재웅이 화를 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세진은? 네가 보호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뭐라도 돼?”

나는 재웅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재웅이 나한테로 다가오더니 내 팔을 잡았다.

힘이 너무 세서 나는 단단하고 차가운 벽에 부딪혀 너무 아파 식은땀이 났다.

배가 너무 아팠지만 나는 여전히 세진의 손을 안고 차갑게 말했다.

“못 와.”

재웅의 눈빛이 바뀌더니 손으로 그릇을 쳐버리자, 세진의 손이 땅에 팽개쳐졌다.

“송서연, 너 지금 일부러 나랑 이러는 거지?”

재웅은 내 앞을 가로막고 차갑게 말했다.

“아들 데리고 와서 청아한테 사과 안 해! 잘 생각해, 끊어진 손 수술하면 이을 수 있어, 근데 제때 사과 안 해서 수술 시간 놓치면 한평생 손 못 쓰는 거야!”

숨 막히는 황당함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나는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며 비웃었다.

‘너무 웃기네. 자기 친아들의 손을 자르다니.’

“됐어요.”

청아가 가볍게 재웅의 손을 잡았다.

“재웅 오빠, 그냥 물집 좀 난 거뿐이에요. 이렇게 심각하게 굴 것 없어요. 아이 갖고 이렇게 하지 말아요...!”

청아가 괜찮다고 하자, 재웅의 분노가 거세졌다.

재웅은 어두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허세진, 도대체 어디 간 거야? 당장 나오라고 해!”

“내가 말했잖아, 못 온다고.”

나는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

“죽었어.”

나는 재웅을 바라보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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