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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상자를 배달한 부부도 꽤 이상했다. 그들은 바로 떠나는 것이 아닌 주현우가 정신 차리기를 하루 종일 기다렸다.

주현우가 정신 차린 다음 그들이 한 말은 주현우뿐만 아닌 나도 깜짝 놀라게 했다. 말한 사람은 선한 인상의 중년 남자였다.

“안녕하세요, 현우 씨. 저는 유진이 친아버지인 송민준이에요. 이쪽은 유진이 친어머니 이미정이에요. 저희가 너무 늦게 와서 유진이랑 만나 보지도 못했네요. 저희... 저희는...”

내 친부모라는 사람들은 말하다 말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띄엄띄엄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20여 년 전, 친어머니 이미정이 나를 낳고 고향으로 친척을 방문하러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그녀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깨어났을 때 나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나는 여러 차례 옮겨지며 결국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내가 부모로 알고 있던 사람들은 불임으로 인해 당시 보육원을 방문해 나를 입양했다. 몇 년 후, 뜻밖에도 차유라를 자연임신으로 얻게 되었다. 그들의 사회적 지위로 인해 나를 보육원으로 다시 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 키우게 되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들은 내 진짜 가족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에게 나는 줄곧 남이었다.

그들의 무관심과 편애, 그리고 나를 향한 모든 차별과 멸시는 이제야 설명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차유라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토록 당당하게 나를 괴롭혀 왔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이 마치 나를 키워주고 공부까지 시켜준 것이 큰 은혜라도 베푼 듯한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모든 것이 혈연이 없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었다.

내 친부모는 어딘가에서 내가 강씨 가문에서 당한 일을 알게 되고 눈물을 흘렸다. 힘들게 나를 찾았는데, 그곳이 묘지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나는 그들을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묵묵히 그들의 눈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모든 마음의 응어리가 풀린 듯 내 몸은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세상에 남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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