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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안 돼! 결혼식은 미룰 수 없어. 빨리 준혁이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우리 집안 입지가 탄탄해 지지. 유라야, 네가 밖에서 어떻게 놀든 난 상관없어. 근데 결혼은 무조건 준혁이랑 해야 해. 유진이 죽은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우리만 알면 돼. 알겠지?”

아버지의 말투는 아주 진지했다. 어머니도 차유라도 거역할 수 없었다.

차유라는 화난 채로 방에 돌아갔고 나는 억지로 따라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은 나를 걱정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제야 나는 그들의 마음속에 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도 눈물 정도는 흘려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던 나만 우스워지는 순간이었다.

만약 살아 있을 때 이 사실을 발견했다면 아주 속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귀신이다. 실망은 쌓일 대로 쌓였고 감각은 마비된 지 오래였다.

나는 그저 왜 차유라의 곁에 묶여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것도 의식이 살아 있는 상태로 말이다.

차유라는 기분이 나쁜 상태로 강준혁의 문자에 대충 답장하고 씻으러 갔다.

이튿날, 그들은 아침 일찍 내 장례식을 대충 끝내고 떠났다. 차유라는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주현우와의 대화창을 열었다. 그녀는 한동안 고민하면서 문자를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다가 드디어 보냈다.

[오빠, 할 말 있어요. 유진 언니에 관한 거예요. 지금 만날 수 있을까요?]

주현우 쪽에서는 짧은 답장만 했다.

[시간 장소는 네가 정해.]

차유라는 신이 나서 식당 주소를 보내고는 밖으로 나갔다. 주현우와의 만남을 아주 기대하는 듯했다.

나는 억지로 차유라와 함께 레스토랑으로 갔다. 주현우는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주 진지해 보였다. 차유라가 오빠라고 부르며 애교를 떠는데도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유진이는 어때? 강준혁이 괴롭혀? 아니면 다른 일이 있었나?”

차유라는 잠깐 멈칫하다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만났으면 저랑 인사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요? 왜 보자마자 언니 얘기만 해요?”

주현우는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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