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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역시 예상한 대로였다.

화장실에서 간신히 들것에 실려 나온 유동건은 제대로 앉기도 전에 자기 딸이 사람들 한가운데 둘러싸여 있는 걸 발견했다.

유동건은 미친 듯이 그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딸을 끌어안으며 절규했다.

“나한테 원하는 거 뭐든 다 해! 제발... 내 딸은 놔줘! 다 내 잘못이야. 제발 내 딸만큼은...”

온몸에 멍과 상처투성이로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난 헛웃음만 나왔다.

이제야 고통이 뭔지 알겠단 말인가?

하지만 그따위로는 내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 딸은 무참히 떠나야 했지만, 그의 딸은 아직도 숨 쉬고 있지 않은가.

내 딸을 먼저 보내야 했을 뿐 아니라 그의 무책임함 덕에 온갖 정신병자들에게 짓밟히기까지 했다.

이제 유동건도 내 고통이 어떤 건지 알아야 할 때였다.

여기저기서 울분을 토해내던 부모들이 유동건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들어 그를 또 한 번 바닥에 내리 눕히고 마구잡이로 때렸다.

그 광경은 실시간으로 방송됐고 그날 밤 온 나라가 들썩였다.

지금껏 입을 닫고 있던 네티즌들도 활발히 나서서 유동건과 팽성택에게 정신병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의 정체를 밝혀냈다.

그 병원은 다름 아닌 한승 그룹이 소유한 사설 병원으로 밝혀졌다.

곧 사람들은 유동건의 배후에 얽힌 거대한 범죄의 망을 깨닫고 소름을 금치 못했다.

네티즌들은 스스로 한승 그룹의 모든 제품을 불매하기 시작했고 양심을 지키려는 일부 의사들까지도 나서서 정신병 진단이 조작된 사실을 고발했다.

이번만큼은 유동건도 법망을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 보였다.

사회 전체가 등을 돌리자 한승 그룹은 반박 대신 유동건이 딸을 찾는다며 고액의 현상금을 내건 영상을 공개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진실을 알게 된 유동건의 딸은 집을 떠나버린 것이다.

지금 최씨 가족은 마치 과녁 위의 화살 표적처럼 누구의 공격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며칠 뒤, 뜻밖에도 유동건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자수하겠다는 방송을 진행했고 가짜 정신병 진단서 발급을 시인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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