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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번엔 돈으로 쉽게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유동건과 팽성택의 이름은 순식간에 온 플랫폼을 장악했고 용기를 낸 과거 피해자들까지도 실명으로 고발에 나섰다.

그러나 한승 그룹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 없었다.

유동건 역시 팽성택이 그랬던 것처럼 정신병 진단서를 제출했다.

AI가 조작한 가짜 음성이고 사진 속 인물들도 정신병원 동료일 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쳤다.

그 때문에 피해자들은 용기 내어 맞선 트라우마마저 가해자의 날조된 현실 속에 묻혀 가는 모양새가 되었다.

유동건은 더욱 뻔뻔하게 거짓을 진실처럼 늘어놓으며 자신이 오히려 억울한 희생자라며 거짓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TV 속에서 의기양양하게 웃는 유동건을 보며 이를 갈았다.

도대체 어떻게 저리도 뻔뻔하게 염치없는 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분노를 억누르며 나는 계속해서 유동건을 추적했다.

이번엔 유동건의 경계가 한층 더 철저해져 주변 사람들 역시 모두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로 교체된 상태였다.

방법이 하나 하던 중 동료가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 유동건은 은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소녀와 식사 중이었다.

두 사람은 밝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 소녀가 바로 유동건의 딸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 역시도 한 아이의 아버지이면서 어떻게 그렇게 비인간적인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걸까?

동료는 복수를 위해 유동건의 딸을 타깃으로 삼자고 제안했지만, 나는 잠시 망설였다.

동료는 내 갈등을 눈치채곤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복수에 자식은 예외가 없어.”

유동건의 딸은 값비싼 귀족학교에 다니며 많은 친구 사이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었다.

반면 은하는 고작 그 나이에 차디찬 땅속에서 쉴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 소녀는 은하가 평생 누리지 못한 것을 유동건 덕분에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 생각에 마음을 굳히고 동료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간의 관찰 끝에 매주 금요일마다 유동건이 딸과 식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때가 유동건에게 접근할 최적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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