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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유동건은 팽성택처럼 쉽게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이 아니었다.

유동건에게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기에 난 도장 형제들과 교대로 그의 자주 찾는 장소들을 감시하며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 중 하나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들은 어느 식사 자리에서 유동건과 팽성택이 나눈 대화를 녹음해 들려주었다.

[지난번에 보낸 그 애 때문에 난리가 났잖아! 죽고 싶어?]

녹음 속에서 유동건이 화가 나 잔을 내던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대표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그 애 부모가 좀 고집이 세서 그래요. 그래도 며칠 전에 제가 손을 써서 온 가족이 다 시골로 내려가게 했어요.]

그제야 유동건의 목소리가 누그러졌다.

[그럼 됐어. 내일은 빠짐없이 준비해 둬.]

유동건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 준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짐작할 수 있었다.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당장에라도 유동건을 찾아가 목을 조르고 싶었지만, 형제들이 내 팔을 붙잡고 불법적인 행동은 피하라며 간신히 진정시켰다.

일주일간 계속해서 유동건의 행보를 주시한 끝에 마침내 오늘 그가 한 시골 소녀보호센터 후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행사 포스터 속 해맑은 소녀의 얼굴을 보니 다시금 은하가 떠올랐다.

한때 그렇게 밝고 사랑스러웠던 내 딸이 그 끔찍한 짐승들의 손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혔다.

더는 그들에게 같은 비극을 반복하게 둘 수 없다는 결심이 섰다.

이번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나는 행사장의 자원봉사자로 위장해 들어가 마이크 앞에서 자선가인 척 연설하는 유동건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유동건은 사진 속 순진한 소녀들을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훑어보며 은연중에 침을 삼키고 있었다.

연설을 마치자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질문을 던졌다.

“유 대표님, 항상 소녀 교육 후원에 힘쓰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유동건은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 때문에 배움을 이어갈 수 없었던 산골 소녀들을 자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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