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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속에 잠겨 널 잊었다

짙은 안개 속에 잠겨 널 잊었다

“고모, 저 생각해봤는데 민 씨 가문을 떠나서 고모랑 해외에서 함께 살려고요.”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원정숙의 목소리에는 기쁨과 안도감, 그리고 어딘가 간절한 부탁이 담겨 있었다. [그래, 단비야. 내가 비자 준비를 바로 시작할게. 한 달 정도는 걸릴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줘. 그동안 친구들도 많이 만나. G국으로 이주하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테니 작별 인사는 꼭 제대로 해야 해.] [특히 삼촌 말이야. 삼촌은 너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키워줬잖니. 그 은혜는 절대 잊으면 안 돼. 진심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해.] “네.” 원단비는 잠시 말을 멈추고 조용히 대답했다. 전화를 끊고 베란다로 향했던 그녀는 천천히 거실로 돌아왔다. 그러다 무심코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 한 장에 시선이 멈췄다.
Short Story ·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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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안다혜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 서진우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 두 사람의 사랑을 허락한다는 조건이었다. 서진우가 온순하고 굳센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가난한 여대생으로 위장해 그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서진우는 첫사랑을 품에 안고 그녀를 비웃었다. “너처럼 속물에 찌든 거지가 어떻게 서아랑 비교가 되겠어?” 그녀는 비참하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시간이 흘러 안다혜는 값비싼 명품 옷을 입고 엄청난 권력자인 금욕적인 불자의 손을 잡고 화려하게 서진우 앞에 나타났다. 그때서야 서진우는 후회했다. 곧 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예전에는 내가 씩씩하고 독특한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혜야. 너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예외라는 것을 알았어.] 그날 밤,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윤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소녀는 자유분방하고 생기발랄했다. 그는 안다혜의 손을 잡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윤 여사, 예외는 없어. 넌 내가 늘 그리워하고 오랫동안 꿈꿔온 사람이니까.”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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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대가, 그녀의 반격

배신의 대가, 그녀의 반격

산후조리 3일 차 되던 날, 급한 출장이 잡혔다면서 남편은 나와 아이를 홀로 두고 집을 떠났었다. 홀로 아이를 돌보면서 난 건강상의 문제로 3일 뒤에 병원으로 갔었다. 병원에 이르자마자 난 남편의 애인이 SNS에 올린 가족사진을 보게 되었다. 사진만큼이나 나의 가슴을 찌르는 문구도 함께 게시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순간, 나의 입가에서 차가운 웃음이 새어 나왔었다. 남편의 환한 웃음이 그토록 아이러니하고 아플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난 바로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 이윽고 질책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 바로 들려왔다. [영아 홀로 아이 키우느라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래? 난 그냥 같이 사진이나 좀 찍자고 하길래 찍은 것뿐이야. 이상한 생각 제발 좀 하지 마. 속 좁게 굴지도 말고.] 저녁쯤이 되자, 남편의 애인은 현금 다발과 더불어 다이아몬드 목걸이, 귀걸이, 반지로 된 세트 사진을 또다시 SNS에 올렸다. [가족 여행 중에 이런 이벤트가 있을 줄이야.] 남편은 자기 애인의 화를 풀어주고자 이러한 ‘이벤트’를 준비했을 것이다. 참 가슴이 쓰리게도 난 그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더 이상 꿀 먹은 벙어리로 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난 남편의 곁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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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의 약혼자, 되돌릴 수 없는 선택

후회의 약혼자, 되돌릴 수 없는 선택

회사 월차 날, 심영호의 여비서가 SNS에 글을 올렸다. “회사에서는 네가 위, 내가 아래라 해도 밤에는 내가 위인걸!” 사진 속 그녀는 장미꽃으로 가득 채운 워터베드 위에 누워 있었고, 늘 엄격하기만 하던 심 대표는 무릎을 꿇고 그녀의 발을 주무르고 있었다. 그의 주머니에는 반짝이는 금목걸이도 들어 있었다. 바로 오늘 아침, 나는 금목걸이를 사서 심영호에게 우리의 관계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내 폰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심영호의 눈빛은 경멸로 가득했다. “네 꼴을 보고 말해!” “역시 애미는 있어도 애비 없는 년답게 나를 망치려고 별짓을 다 하는구나.” 그 순간 나는 지난 5년간, 그의 ‘회사 내 연애 금지’ 규칙을 철저히 따르며 살았던 내가 참 우스워 보였다. 그래서 다음 날, 나는 아버지께 메시지를 보냈다. [저 졌어요. 집에 돌아가서 가업을 이어받을게요.]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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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혼만 남게 된다면

내가 영혼만 남게 된다면

아들이 대학 수능을 마친 날, 나는 암 말기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다만 남편이란 인간은 호텔에서 첫사랑을 끌어안고 있었다. “우리 자기 조만간 은찬의 새엄마가 될 거야.” 아들 이은찬도 바에서 술을 퍼마시면서 친구들에게 푸념해댔다. “우리 엄마는 내 인생을 너무 공제하려고 들어. 마음 같아선 확 멀리 떠나가 버리고 싶다니까.” 또한 시어머니 한라희는 이웃들과 이런 식으로 입을 나불거렸다. “지유 걔는 종일 하는 게 뭐야? 우리 집에 빌붙어 사는 애 차라리 없기만 못해!” 나는 그런 그들에게 일일이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드디어 모두의 소원을 이뤄준 듯싶었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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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내연녀로 만든 남편

날 내연녀로 만든 남편

병원에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자랑삼아 남편 이야기를 꺼내기에 귀 기울여 보니, 남편이 유명한 사업가 강준영이라고 했다. 놀랍게도, 내 남편 역시 유명한 사업가 강준영이었다. 그 여자는 남편이 지방으로 회의하러 간 바람에 함께 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 남편 또한 지방으로 출장을 떠난 상태였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마음을 추스르며 앉아 있다가, 결국 검사를 받지 않고 돌아가 임신중절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 후에 이혼을 제기했을 때야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 두 사람은 여태껏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Short Story ·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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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다음에야 후회하는 남편

내가 죽은 다음에야 후회하는 남편

“아빠, 언제 와요? 엄마가 침대에서 움직이질 않아요.” 아들은 조승연에게 전화하며 숨넘어갈 듯이 울고 있었다. “안 일어나면 흔들어서 깨워, 일도 안 하면서 매일 돼지처럼 잠만 자는 거야 뭐야.” “나 일해야 하니까 무슨 일 있으면 나 귀찮게 하지 말고 엄마한테 말해.” 비서와 사랑놀음 중이던 조승연에게 나를 상대해줄 시간 따위는 없었다. 제 할 말만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린 그는 아들이 전화할 때 내가 이미 죽었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살아있을 때는 그렇게 매정하던 그는 내가 죽은 뒤에야 도리어 내 사진을 끌어안고 가지 말라고 울었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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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나는 권재욱과 15년 동안 사랑했고, 그 시간은 내내 달콤했다. 하지만 어느 날, 다른 여자가 그의 삶에 들어오면서 내가 알던 권재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권재욱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나와 이혼하려 했고,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그가 돌아올 거라 믿으며 그의 손을 끝까지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제는 내가 이 감정을 끝내야 할 때라는 것을.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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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결혼식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결혼식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결혼식의 신부가 박형식의 파트너로 바뀐 순간 엄마는 숨이 멎어 들었고 그렇게 내 결혼식은 엄마의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박형식은 그럼에도 결혼식을 강행했고 아예 나더러 강지연 손에 반지를 끼워주라고 했다. “얼른 끼워줘, 식 끝나면 내가 다 설명할게.” 나는 그런 박형식을 무시하며 엄마의 시체를 안고 호텔을 나왔다. 저녁 8시가 되자 신부가 바뀐 결혼식도 원만히 끝났는지 강지연이 인스타에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거기에 좋아요가 수십만 개나 달려있었다. “오늘 드디어 원하던 사람과 결혼했어요, 다들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또 본인 주제를 알고 알아서 비켜주신 그분한테도 고맙네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사랑해주지 말아야지.” 그 피드 아래에 달린 박형식의 댓글을 본 나는 차디찬 영안실에서 둘을 위해 '좋아요'를 눌러주며 “오래도록 행복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는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짐을 정리하러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하필 내가 산 소파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박형식과 강지연을 보게 되었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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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婚は無効だ!もう一度、君を手に入れたい

離婚は無効だ!もう一度、君を手に入れたい

結婚して三年、彼は彼女をないがしろにし、他の女性をまるで宝物のようにもてはやしていた。冷たくされ、辛い日々を送る彼女にとって、結婚生活は鳥籠のようだった。 藤堂沢(とうどう さわ)を深く愛していたから、九条薫(くじょう かおる)はどんな仕打ちにも耐えた。 土砂降りの夜、妊娠中の彼女を置き去りにして、彼は他の女性のもとへ飛んで行った。九条薫は血まみれの足で、救急車を呼ぶために這って外に出た...... 彼女はついに、いくら愛情を注いでも、温まらない心があることを悟った。 九条薫は離婚届を残し、静かに姿を消した。 ...... 二年後、九条薫が戻ってきた。彼女の周りには、多くの男性が群がっていた。 最低な元夫は、彼女をドアに押し付けて詰め寄った。「薫、俺はまだサインしてないんだ!他の男と付き合うなんて許さない!」 九条薫はかすかに微笑んで、「藤堂さん、私たちにはもう何も関係ないわ」と言った。 男の目は赤く潤み、震える声で結婚式の誓いを繰り返した。「沢と薫は一生添い遂げる。離婚なんてし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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