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는 드림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넋을 잃은 채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루나, 당신이 이겼어요!”강민아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자 헬멧을 벗은 심은호의 불사조 같은 눈동자에 별이 반짝이는 듯한 미소가 보였다.그가 손을 뻗어 강민아의 헬멧을 벗기자 비단처럼 고운 그녀의 머리카락이 아래로 떨어졌다.강민아는 극한의 운동으로 인해 크게 헐떡이는 호흡을 진정시키려 애썼다.고개를 들어 오로지 자신만 담은 심은호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봤다.“루나, 돌아온 걸 환영해요.” 심은호의 눈에 루나는 보물 같은 존재였다.“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 챔피언이었어요.”확신에 찬 심은호의 목소리는 지상에서 날아갈 때의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고 들썩이는 그의 가슴을 따라 차 안의 온도가 상승했다.강민아는 그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드림을 본 후부터 궁금한 게 있는데, 심은호 씨는 대체 어떻게 내가 루나인 걸 알았어요?”강민아가 강씨 가문에 들어오기 전 그녀의 이름은 육민아였고, 레이서 면허증에도 항상 육민아라는 이름을 써왔기 때문에 레이서라는 정체성을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다.심은호는 무심하게 왼쪽 어깨를 좌석 등받이에 기대고 입꼬리를 올리며 새하얀 치아를 자랑했다.“내가 문라이트 대표니까요.”강민아의 동공이 커졌다.“그러면 저를 문라이트 레이싱 클럽에 영입한 게 당신이에요?”“네.” 남자는 매력적인 눈을 가늘게 뜨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강민아가 멍하니 심은호를 바라보았다.“그쪽이 날 루나로 만들어줬어요.”당시 강민아는 딱 한 가지, 자기 외모와 실명을 공개하지 말고 사생활을 보호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클럽에 들어갔다.그땐 아직 유명세를 치르기 전이었고 레이싱계에는 여성 레이서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에게 투자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바로 문라이트 클럽의 대표였다.강민아는 이미 주식 시장에서 큰돈을 벌었지만 레이싱 때문에 무적의 ‘드림'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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