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151 - Bab 160

203 Bab

제151화

“왕야께서 오랫동안 병을 앓고 계시지만 마음속으로 여전히 병사들을 걱정하고 있으시지. 수천만 명의 용감한 병사들이 외적에 맞서 싸우고 우리 상운국을 지켜준 덕분에 우리도 이렇게 태평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이 병사들은 우리 상운국과 백성들의 수호신이나 다름없으니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오늘부터 현역 병사이든 퇴역한 병사이든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만안당에 진료를 보거나 약을 지으러 오면 무조건 반값으로 하거라.”“아니, 그건…”“우리 병사들이 전장에 나가 목숨 걸고 싸워준 덕분에 우리 경성에도 이런 번영과 태평 성세가 찾아온 게 아니겠느냐? 그들이 없었다면 우린 아직도 전쟁의 고통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을 것이다.”소우연의 말에 임곽수가 몰래 눈물을 훔쳤다.“왕비님과 왕야께서 이렇게 나라 걱정과 백성 걱정을 하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임곽수는 산적을 소탕하러 떠난 아들이 생각났다.나라가 흔들릴 때 회남왕이 만안당을 매수하였는데 만안당의 이름을 그대로 보류했을 뿐만 아니라 임곽수에게 계속 이곳을 관리하라고 허락하기도 했다.이렇게 정이 넘치고 선한 왕야가 어쩌다가 믿는 자에게 뒤통수를 맞아 장애까지 앓게 되신 걸까?임곽수는 생각만해도 화가 치밀었다.이때, 소우연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금이나마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여자로 태어난 소우연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전생에서도 그렇고 이번 생에서도 소우연은 누군가에게 아낌이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어쩌면 이육진이 준 충분한 믿음과 방임 때문에 소우연은 자신의 미약한 힘으로나마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이와 동시에 이육진의 좋은 명성도 남기고 싶었을 수도 있다.백성은 물이고 군자는 배요,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이 소설 내용에 따르면 이민수와 소우희 두 사람은 이 점을 이용하여 악역인 이육진을 공격했다.소우연은 소설 내용들을 대충 알고 있기에 지금부터 이육진의 명성을 조금씩 돌려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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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내가 보기엔 말이야. 그건 그저 말도 안 되는 소문이야. 우리 회남왕은 황태자였던 시절부터 마음씨가 선하고 자애로웠어.”“맞는 말일세. 왕야는 언제나 우리 백성들을 위하고 걱정하시지. 열 살 조금 넘었을 때부터 전장을 누비면서 거의 전패한 적이 없는데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몇몇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다들 정신 나갔어? 감히 새파란 대낮에 겁도 없이 거리에서 황족을 논해?”수군거리던 사람들은 이내 뿔뿔이 흩어졌지만 회남왕과 회남 왕비의 선행은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다.이때, 길모퉁이에서 평서왕 관저의 마차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상평은 빠르게 달려가 마차에 대고 보고를 올렸다.“세자 저하, 소인이 조금 전에 들었는데 회남왕 왕비께서 오늘 만안당에서 백성들에게 진료를 봐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현역 병사들과 퇴역한 병사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만안당에서 진료를 받으면 진료비와 약값을 절반만 받기로 결정하셨다고 합니다.”마차 안에 앉아있던 이민수는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앞만 쳐다보았다. 조금 전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백성들은 이육진에 대한 인상이 꽤 좋은 듯하다.그리고 소우연…그녀는 분명 피임약을 받았고 이민수의 편이 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왜 그렇게 다정한 눈빛으로 이육진을 바라보고 있었을까?‘이육진은 분명 여자를 멀리한다고 하지 않았나? 혹시 두 사람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걸까? 맞아! 연기가 확실해!’“세자 저하?”상평이 고개를 높이 치켜들었지만 마차 안에 앉은 이민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상평의 부름에 정신을 번쩍 차린 이민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알겠다.”세자 저하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상평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차에 올라 호위무사에게 말했다.“이만 저택으로 돌아가시게.”고개를 끄덕인 호위무사는 바로 말을 끌고 출발했다.“그럼 회남 왕비는 내일도 만안당에 오는 것이냐?”이민수의 물음에 상평이 대답했다.“그건 소인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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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이민수는 지금까지 소우연에게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 당시 들고양이를 받았을 때에도 대충 하인들에게 던져주며 키우라고 했었다.자신들조차 먹는 게 변변치 않았던 하인들은 당연히 들고양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일 수 없었기에 고양이의 상태는 엉망진창일 수밖에 없었다.고양이는 저택에서 학대까지 받은 듯 목에는 줄이 묶여져 있었다.목줄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이민수의 시선을 발견한 상평은 재빨리 설명했다.“세자 저하께서 키우라고 하신 고양이인데 혹시 목줄을 풀어주면 도망이라도 갈까 봐 이렇게 계속 묶어두고 있었습니다.”이민수가 한숨을 살짝 내쉬며 입을 열었다.“앞으로 이 고양이에게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줘야 한다. 절대 굶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네, 명심하겠습니다.”“한 달 뒤, 내 앞에 털이 예쁘고 건강한 배꽃을 데려다 놓아야 할 것이다.”“네, 세자 저하. 소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들고양이를 안고 서재를 나선 상평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배꽃아, 너도 이제 팔자가 피게 생겼어.”세자 저하가 들고양이에 대한 태도 변화에 상평은 이민수의 뜻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또한 그저 추측일 뿐이다.한편, 회남왕 저택에서.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이육진은 목욕을 하러 욕실로 들어갔고 소우연은 오늘따라 유난히 얼굴이 뜨거웠다.오늘 이육진을 본 순간부터 계속 불편했고 너무 부끄러워서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그러다가 어젯밤 자신의 신음소리와 몸을 배배 꼰 행동들이 너무 경박해 보이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그때 당시 이육진의 입맞춤과 여기저기 그녀를 더듬던 손길에 너무 부끄러웠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야릇한 소리를 낸 것이다.“연아?”이육진은 몇 번이나 소우연의 이름을 불렀지만 소우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그는 소우연의 얼굴이 왜 빨개진 건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이때, 겨우 정신을 차린 소우연은 이육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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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제가 왕야께 약을 발라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가면을 벗은 이육진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직 흉터가 남아있긴 하지만 예전의 수려한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보였다.언젠가 이육진은 예전의 수려한 외모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더군다나 소우연은 이육진의 신분이나 외모 때문에 그를 믿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 이육진이 그녀의 시체를 거두어 주었기 때문이다.“그래, 알겠어.”이육진이 소우연의 손목을 놓아주자 소우연은 연고를 가져와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이육진의 얼굴에 발라주었다.이를 한참동안 물끄러미 쳐다보던 이육진은 가까이 다가가 소우연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어젯밤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소우연은 전혀 언짢아하거나 반항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이육진에게 큰 격려가 되었다.한편, 이육진의 돌발 행동에 흠칫하던 소우연은 얼굴이 빨개진 채 다시 연고를 발라주었다.그러다가 침을 놓기 위해 옷을 벗을 때에도 이육진은 소우연을 피하지 않았다. 어젯밤에 소우연이 그의 몸을 자세하게 보지는 않았지만 손으로 만지긴 했으니까.“여긴 괜찮사옵니까?”소우연이 발그레한 얼굴로 이육진에게 침을 맞을 때 느낌을 묻자 이육진이 대답했다.“개미가 깨무는 것 같아.”“혹시 불편한 데 있으시면…”“혹시 불편한 데 있으면 바로 연이 너에게 얘기하마.”소우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육진이 바로 대답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살짝 돌려 소우연의 가늘고 하얀 손을 쳐다보자 소우연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이육진은 이내 화제를 돌렸다.“오늘 네가 만안당에서 했던 말을 다 들었어. 역시 연이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착한 여인이야.”이런 여인이 아니었다면 4년 전 심하게 다친 이육진을 구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머뭇거리던 소우연은 진지한 눈빛으로 이육진을 쳐다보며 대꾸했다.“왕야께서는 상운국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신 분입니다. 이런 왕야를 따라 전장에서 용감히 싸운 병사들도 당연히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소우연의 말에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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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소우연은 자신의 말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평서왕 부자에게 기선을 빼앗길 것이다.소우연에게는 천천히 설명하고 일을 진행할 시간이 없다.더군다나 소우연은 이 소설 속에서 최대 악역인 이육진이 이민수가 황위를 물려받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소우연이 회남 왕비가 되기 전부터 이민수와 이육진은 이미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때문에 소우연은 마음이 급했고 지금부터라도 이육진이 백성들 마음속에서의 인상을 되돌리기를 바랐다.시간이 멈춘 듯 방 안은 고요했다.그러다가 한참 뒤, 이육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 연이 네가 원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하지만…”이육진이 머뭇거리자 소우연이 물었다.“걱정되는 게 있으신 겁니까?”“이것 말고는 더 없는 것이냐?”이육진은 전에 소우연에게 유일무이한 사랑을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소우연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다시 태어나고 나서 매일 살아남으려고 애를 썼고 소씨 가문이 무너지는 모습과 그녀를 배신한 이민수와 소우희가 천벌받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구체적으로 어떤 천벌을 받길 바랄까?이민수가 평생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바로 황위이기에 반드시 그 꿈을 망가트려야 한다.소우희는 평생 소우연의 공을 가로채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했으며 티 하나 없는 옥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려고 한다.그렇다면 소우희에게서 한 가지씩 빼앗아 그녀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나쁜 여자로 만들어주어야 한다.소우연은 이육진 품을 벗어나 공손하고 깍듯하게 그에게 인사를 올리며 나중에 권세를 얻으면 두 사람을 확실하게 처벌해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하지만 이육진은 소우연을 놓아주지 않았다.“왕야…”“아직 나에게 숨기는 일이 있는 것 같구나.”소우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소설 속의 별 볼일 없는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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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건방진 것! 천한 몸종 주제에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바닥에 주저앉은 소우희가 진우를 무섭게 노려보며 큰소리로 외쳤지만 진우는 전혀 겁을 먹지 않은 채 되레 코웃음을 쳤다.“평춘 왕비는 외출하실 때 하인도 안 데리고 다니시나 봅니다?”“너!”화가 잔뜩 난 소우희는 씩씩거리며 고개를 들어 평춘왕 관저 마차 옆에 꿈쩍도 하지 않고 서있는 마부를 쳐다보았다.그 모습에 화가 더욱 치밀었다.“계속 이렇게 난동을 부리시면 저희 왕야께서 평춘왕 저택에 직접 찾아가실 수도 있을 것 같 같은 괜찮으시겠습니까?”진우의 말에 소우희는 그제야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더 이상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회남왕이 별볼일 없는 폐인이지만 그의 부친은 이 나라의 황제이다.그에 비해 평춘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만약 소우희 때문에 평춘왕이 수모를 당한다면 결국 그 고통은 소우희가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다.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자 진우가 말을 이어갔다.“평춘 왕비님, 적당히 하시고 이만 돌아가십시오. 여기서 서로 얼굴을 붉혀봤자 왕비님께 득이 될 게 전혀 없습니다.”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이 없는 소우희는 자신이 한낱 호위무사 따위에게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더니 옷소매 안에서 성냥을 꺼내 들었다.“내가 오늘 이 만안당을 불태워버릴 것이다! 이곳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것이야!”소우희가 뱉은 말을 행동에 옮기기도 전에 진우가 검으로 소우희 손에 든 성냥을 날려버렸다.이때, 밖으로 나온 소우연은 바닥에 비참하게 쓰러져 있던 소우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주변에 모여 있던 백성들은 수군거리기 바빴다.소우희의 모습은 마치 예전에 진원 장군 저택 앞에 버려졌던 소우연 같았고 그때 당시 지나가던 사람들도 수군거리면서 소우연에게 손가락질을 했다.모든 상황들이 예전과 똑같이 흘러가고 있지만 이번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상대는 소우연이 아닌 소우희였다.“소우연, 너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내가 이런 꼴을 당하는 걸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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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허허! 소우희 저 여자가 감히 겁도 없이 이런 앙큼한 짓을 저질렀을 줄은 몰랐네! 진정향을 조제한 게 소우희가 아니라면 군영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 약들도 당연히 소우희가 조제한 게 아니겠지.”이민수가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며 말하자 평소에도 소우희가 눈에 거슬렸던 상평이 말을 보탰다.“소인은 소우희 아씨가 경성에서 최고로 총명한 여인이라 성격이 그렇게 난폭한 줄 알았습니다.”“성격이 난폭하다고?”이민수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지금까지 이민수가 본 소우희는 너무도 온화하고 유순한 요조숙녀였다. 물론 조금 전 난동을 부리면서 만안당을 태워버리겠다고 한 모습을 보고 조금 역겨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한편, 드디어 신세 한탄의 기회가 생기자 상평은 그날 소우희가 그에게 남자구실을 못하는 놈이라고 했던 말에 살을 잔뜩 붙여서 이민수에게 얘기했다.그래야만 소우희가 더 이상 이민수 앞에서 가식을 떨지 못할 것이다.“소우희가 정말 그런 말을 했단 말이냐?”“세자 저하, 소인이 어찌 감히 없는 말로 우희 아씨를 욕보이겠습니까? 소인이 남자구실을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평상은 심지어 울먹이기까지 했고 이 말을 들은 이민수는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가 지금까지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여인에게 이런 충격적인 모습도 있었다니. 요즘 들어 그가 몰랐던 소우희를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았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민수는 백성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소우연을 보게 되었다. 환하게 웃는 소우연은 너무도 훌륭하고 어여쁜 규수의 모습이었다.곁에 서있던 상평은 이민수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가 소우연을 보자마자 바로 깨달았다. 세자 저하는 소우연 아씨가 마음에 든 것이다.“상평아, 오늘 아침 배꽃에게 밥은 주었느냐?”갑자기 들고양이를 언급하는 이민수의 말에 화들짝 놀란 상평은 만안당 안으로 들어가는 소우연의 뒷모습을 힐끗 쳐다보다가 얼른 대답했다.“세자 저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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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정말이었네…”소현준이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임곽수가 소우연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맞습니다. 왕비님께서 조제하신 약이 확실합니다.”소현준은 고개를 돌려 소우연을 멍하니 바라보며 머뭇거리다가 결국 물었다.“그럼 진정향과 군영에서 쓰는 약들도 전부 왕비님이 조제한 겁니까?”“제가 맞다고 얘기하면 대감께서 믿으시겠습니까?”소우연이 단호한 눈빛으로 소현준을 쳐다보자 소현준은 마음이 흔들렸다.사실 소현준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소우연에게서 직접 듣고 나니 여전히 당황스럽고 모든 게 거짓말처럼 느껴졌다.소현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숨을 살짝 내쉬던 소우연은 진우에게 현장에 모여 있는 백성들을 밖으로 내보내라고 명했다.그렇게 진료실 안에는 소우연과 정연 그리고 소현준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대감께서 제 말을 믿으신다면 제가 소우희를 원망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소우희는 제 모든 걸 빼앗았습니다. 모두가 그자의 편이 되었고 심지어 제 마지막 가치까지 이용하기 위해 저를 대신 회남왕에게 시집까지 보냈습니다. 만약 제가 소우희의 말을 듣고 회남왕 저택에서 도망쳤다면 덕빈마마께서 저를 어떻게 처리했을 것 같으십니까? 혹 회남왕이 소문처럼 성격이 난폭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면 제가 지금까지 살아있었을까요?”소우연의 물음에 소현준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조금만 잘못됐다면 왕비님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겠지요.”“대감께서 그래도 꽤 솔직하신 분이네요. 그럼 만약 제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면 소씨 가문에서 저를 위해 나섰을까요?”“황족이 엮인 일이니 아무도 감히 섣불리 나서지 못하지요. 그리고 버려진 자식이니 더더욱 나서지 않았을 것이고.”소현준의 대답에 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전생에 소씨 가문 사람들은 황권이 두려웠을 뿐만 아니라 소우연이 버려진 자식이기에 아무도 그녀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래도 소현준이 이렇게 솔직하고 명백하게 얘기해주니 더 이상 전생에 당한 불공평한 대우에 집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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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왕비께서는 그때 당시 매일 밖으로 외출하지 않으셨습니까?”소현준이 참다못해 묻자 소우연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전 그때 겨우 한 시간씩 외출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왜 외출했겠습니까? 약을 지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소현준을 위해 약을 지으러 외출하면서 낡은 절에 쓰러져 있던 한 낯선 남자를 치료해주기도 했다.그 남자의 말투로 보아서는 경성 사람 같았는데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온몸에 크고 작은 칼자국과 화상자국들이 가득했다.소우연과 그녀의 곁을 지키는 시녀 외에 소우희만 이 일에 대해 대충 알고 있었다.그때 당시 소우희는 남녀가 유별하니 소우연에게 그 남자를 치료하지 말라고 제지했지만 살아 숨 쉬는 생명을 그냥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소우희는 이를 모른 척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그 남자를 살리는 조건으로 소우희는 소우연의 공을 빼앗으려 했다. 소우연이 매일 외출하면서 소현우를 7일동안 보살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소현우에게 그를 살린 사람이 소우희라고 생각하게 만들려고 했다.“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피곤합니다. 대감께서도 별로 듣고 싶지 않으신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주십시오.”소우연이 피곤한 기색을 보이자 정연도 한걸음 나서서 말을 보탰다.“소 대감님, 이만 돌아가주십시오.”가족이 아닌 정연이 들어도 화가 치미는 대화였다.잠시 머뭇거리던 소현준은 자신이 단 한번도 관심을 주지 않은 여동생이 이제 그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것 같아서 이내 돌아섰다.소현준이 진료실을 나서자 정연이 소우연에게 다가가 물었다.“왕비님, 오늘 진료를 계속 할까요?”손을 미세하게 떨고 있는 소우연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소현준은 모든 진실을 다 알고 나서도 소우희를 전혀 탓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소우희를 위해 소우연에게 찾아오기까지 했다.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진료는 이만해야 할 것 같다. 이만 저택으로 돌아가자.”소우연이 담담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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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연아, 다 알고 있었던 것이냐? 그럼 조금 전에 했던 말도 진심이냐?”“당연히 진심이지요.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특히 왕야께서는 4년 동안 거의 걷지 않으셨기에 더욱 천천히 적응해야 합니다.”“알겠다. 앞으로 연이 네 말을 잘 듣도록 할게.”잠시 고민하던 소우연이 말했다.“그럼 앞으로 매일 한 시간만 걷기 연습을 하십시오.”“그래.”휠체어에 앉은 이육진은 지팡이를 곁에 두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우연이 말한 것처럼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에 소우연의 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간단하게 목욕을 마친 뒤, 소우연은 이육진에게 약을 발라주고 침을 놓고 안마까지 해주었다.그러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기도 했다.이육진은 이민수가 얘기한 배꽃에 대해 생각하느라 정신이 팔려 소우연이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왕야?”세 번째 부름에 겨우 정신을 번쩍 차린 이육진은 당황한 듯 물었다.“아, 그럼 소현준 그자는 왜 그냥 간 것이냐?”소우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저에게 소우희와 소씨 가문 사람들을 용서하라고 차마 요구할 수가 없었겠지요.”“그래도 소씨 가문 나머지 사람들보다 자기 주제를 확실하게 알긴 아네.”이육진의 말에 소우연도 동의하듯 피식 웃었다.소현준은 소씨 가문의 유일한 장원 급제자로써 대리사경 일을 맡고 있었으며 소씨 가문에서 꽤 높은 지위를 자랑했다.만약 그때 당시 소현준이 소우연의 편에 들어 한 마디만 해주었다면 소우연은 소씨 가문에서 이렇게까지 처참한 대우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한편, 평춘왕 관저에서.만안당에서 큰 수모를 당한 소우희는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평춘왕 관저로 돌아왔고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손님 몇 명을 데리고 돌아온 평춘왕과 마주치게 되었다.화들짝 놀란 소우희는 말까지 더듬었다.“왕, 왕야…”“친정으로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왜 아직도 이 집에 있는 것이야?”평춘왕의 말에 소우희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친정에 갔다가 돌아온 겁니다.”“친정에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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