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141 - Bab 150

203 Bab

제141화

“왕야…”소우희는 뺨을 감싸 쥔 채, 그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렸다.‘이제… 나는 어디로도 갈 수 없어.’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중얼거렸다.“혜주…”그러나, 부르자마자 깨달았다.혜주는 이미 소현준에게 끌려가 형벌을 받았고, 더 이상 그녀 곁에 있지 않았다.그녀는 잠시 흐느끼다가, 곧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거기 누구 없느냐!”끼익…방문이 살짝 열리더니, 한 시녀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마마, 소인 여기 있습니다.”소우희는 그녀를 노려보았다.“옷을 입혀라.”“예.”시녀는 곧 준비를 서둘렀다.그러나, 소우희의 몸을 본 순간, 그녀는 미묘하게 숨을 들이마셨다.몸 곳곳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고, 피부는 긁힌 자국으로 가득했다.소우희는 시녀의 시선을 느끼자, 살기를 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본 것은 절대 입 밖에 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네 혀를 뽑고, 눈을 도려낼 것이다.”시녀는 고개를 숙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예, 왕비마마.”회남왕부.소우연은 이육진에게 약을 발라 주고 침을 놓은 후,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해 주었다.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촛불 아래에서 바둑을 두었다.그러나, 소우연은 연이어 하품을 터뜨렸다.이육진이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많이 졸리느냐?”“조금이요.”그녀는 손목을 가볍게 풀었다.이육진이 손을 내밀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그의 손 위에 올려놓았다.“왕야, 저는 괜찮습니다.”이육진은 그녀의 가녀린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침을 놓고, 마사지를 하느라 손이 많이 고생했겠구나.”그는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간석에게도 가르쳐 주어라. 그러면 앞으로는 간석이가 너 대신 마사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그러나, 소우연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런 일은 제가 직접 하고 싶습니다.”이육진의 눈빛이 살짝 깊어졌다.그는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되물었다.“직접 하고 싶다고?”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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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이육진은 차를 따르던 손을 멈췄다.“평춘왕이 무슨 중대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이냐?”진규는 다소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평춘왕이 어떤 사람인지야 왕야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여색을 탐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자지요. 그동안은 첩이나 측실만을 남들과 공유하는 수준이었는데…”그는 말끝을 흐렸다.이육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말해라.”진규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힘겹게 말했다.“이번에는… 왕비마마마저 그러한 자리에 내놓았다고 합니다.”쾅…차잔이 그의 손에서 미끄러졌다.작은 찻잔이 낮은 탁자 위를 구르더니, 뜨거운 차가 바둑판 위로 흘러내렸다.이육진이 시선을 돌렸을 때, 소우연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는 기침을 가볍게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이건…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그래서 처음부터 왕비마마께 보고하지 말자고 했던 거였는데…’이육진은 머리를 짚으며 진규를 노려보았다.“더 할 말이 있느냐?”진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 왕야!”“그럼 물러가라.”“예!”진규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문을 살며시 닫았다.방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이육진은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평춘왕은 참으로 구제 불능이구나.”소우연은 얼굴을 붉힌 채 짧게 대답했다.“그러게요…”그녀는 순간적으로 다른 말을 할 수도 없었다.이육진은 괜히 입맛을 다셨다.그러나, 소우연이 입을 열었다.“왕야, 이제 그만 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이육진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쉬자.”두 사람은 조용히 등불을 끄고 침상으로 향했다.소우연은 이불을 덮으며 생각했다.‘평춘왕이 저런 인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소우희까지 그런 일을 겪고 있을 줄이야…’‘혼자서 세 사람의 시중을 보게 하다니…’그녀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그 아이는 정말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며 살고 있겠구나.’그때, 이육진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연아.”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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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만약, 그때 자신이 알았더라면…회남왕이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란 걸 알았더라면.전생에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고, 그 끔찍한 고통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와 돌아보니, 눈보라가 몰아치던 그날 밤,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채 진원 장군부의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마치 버려진 들개처럼...손을 뻗으며, 몇 번이고 간절히 가족들을 불렀지만, 아무도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지 않았다.장군부 안에서는, 소우희와 이민수의 혼인 이야기가 한창이었다.온 집안이 그 혼담을 반기며 떠들썩했지만, 오직 그녀는 문 앞에서 피를 흘리며 버려진 채, 개보다도 못한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그때의 상처는 몸에 새겨진 흉터처럼, 시간이 지나도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비록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그날의 고통과 절망은 아직도 가슴을 찌르는 듯 선명했다.그 기억이 스쳐 가자, 소우연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떨리기 시작했다.그 순간…“연아, 괜찮느냐?”이육진이 그녀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무슨 일이든 내가 다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그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단단했다.소우연은 조용히 속삭였다.“왕야…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그의 옷깃을 더 꼭 붙잡았다.그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안정감…그것은 그녀가 전생에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그러나,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자신이 이육진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단순한 감사나 연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이틀 후, 아침 식사를 마친 소우연에게 하인이 와서 말했다.“왕비마마, 평춘왕비께서 찾아오셨습니다.”정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시점에 온 걸 보면, 또 약을 달라고 하려는 것 아닙니까?”소우연은 천천히 죽을 한 숟갈 떠먹으며 말했다.“약 말고, 그 여자가 달라고 할 게 뭐가 있겠느냐?”“그럼 왕비마마… 만나시겠습니까?”소우연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아니, 굳이 볼 필요 없다.”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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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왕비마마, 소 대인께서 아직 왕부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만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하인이 조심스레 물었다.회남왕부에서 시중을 드는 이들은 왕비와 소씨 가문의 얽힌 사연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했다.하지만, 소우연과 소씨 가문의 관계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었다.소우연은 손에 쥔 서찰을 내려다보았다.그리고, 쓰게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아니, 만나지 않겠다.”“예, 왕비마마.”하인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서려 할 때… 다시 소우연이 입을 열었다.“잠깐.”하인은 다시 뒤를 돌아 명령을 기다렸다.소우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대인에게 전하거라. 나는 이미 오래전에 소우희에게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런데도 여태껏 소우희를 감싸고도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라.”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마신 후, 정연을 바라보았다.“대인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면, 이 옥여의를 돌려주어라.”“예, 왕비마마.”정연은 즉시 나무 상자를 정리하여 하인에게 건넸다.하인은 상자를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물러났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정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왕비마마, 죄송하지만 감히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소우연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말해 보거라.”정연은 살짝 주저하다가 조용히 말했다.“소 대인께서 혹여 이 옥여의를 선물로 드린 것이, 왕비마마께 용서를 구하려는 뜻은 아니었을까요?”소우연은 코웃음을 쳤다.“그래서? 그렇다면 내가 그를 용서해야 한단 말이냐?”그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정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도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었다.그녀가 방을 나서자, 멀리서 한숨 섞인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연언니, 혹시 연기를 하고 계신 게 아닐까요?”이 말을 한 것은 명심이었다.정연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회랑을 돌아가기 전, 그녀는 문득 뒤를 돌아 명심을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명심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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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소우연이 왕부에 들어온 이후, 궁 안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특히, 회남왕의 성정이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듯했다.그것을 느낀 사람들은 은연중에 소우연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오늘 울려 퍼진 고함과 흐느끼는 소리는 그 조용한 변화를 한순간에 뒤흔들었다.간석이 명심을 거칠게 끌고 나가자, 그녀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고, 이육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짧게 명령했다.“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너 또한 부인의 곁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그의 시선이 정연에게 향했다.정연은 몸을 떨며 즉시 고개를 숙였다.“예, 왕야… 반드시 명심하겠습니다.”진규가 이육진의 휠체어를 밀며 복도를 지나고 있을 때, 멀리서 소우연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그녀는 조용한 걸음으로 다가오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왕야, 돌아오셨습니까?”이육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녀의 밝은 미소를 보자, 방금 전까지의 불쾌한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았다.그러나, 소우연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미간을 살짝 좁혔다.“방금… 저쪽에서 명심이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요.”이육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명심이가 잘못을 저질렀다. 지금쯤 간석이가 데리고 나갔을 것이다.”“잘못이라뇨?”소우연은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기억 속에서, 정연은 명심을 꽤 아끼는 편이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왕야, 명심이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이육진은 눈빛을 가늘게 좁히며 대답했다.“네 뒷말을 했다.”소우연은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뒷말이라면…?”그는 짧게 숨을 들이마신 후,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가 말하길, 네가 소씨 가문을 미워하는 이유가 단순히 강제로 나에게 시집을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불구자’이기 때문에 그 결혼을 더욱 원망한다고 말했지.”그 순간, 소우연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입술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순간적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이육진은 그녀의 반응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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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소우연이 눈만 깜빡이며 가만히 서있자 이육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집안일은 원래부터 네가 관리해야 되는 부분이 아니더냐?”“그럼 제가 두고 쓰겠습니다.”이육진은 소우연을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소씨 가문 사람들에게 한없이 매정하고 냉정하지만 하인에게는 이토록 다정하고 잘해주는 소우연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조금 뒤, 정연이 하인들과 함께 목욕물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 이육진은 간단하게 목욕을 마치고 나서 욕실을 나왔을 땐 내복만 입고 있었다.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육진은 오늘따라 표정이 조금 차가웠지만 얼굴은 전보다 수려한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연아.”휠체어에 앉아있던 이육진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어색하게 만지면서 물었다.“얼굴이 전보다 더 추해진 것이냐?”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린 소우연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혹, 제 의술을 의심하시는 겁니까?”말을 하던 소우연은 탁자에서 거울을 챙겨 이육진에게 건넸다.“왕야, 직접 보십시오.”심장이 빠르게 쿵쾅거리던 이육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전에 선명하던 흉터들은 눈에 보일 정도로 연해졌다.“내, 내 얼굴이 정말 많이 나은 것이냐?”거울을 잡고 있는 이육진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네, 왕야. 이제 두어 달 정도만 더 있으면 예전의 얼굴로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완전히 회복되진 못해도 예전의 외모를 대부분 되찾을 수 있다.이육진의 존귀한 신분과 남다른 기품으로 예전 외모의 절반만 되찾아도 많은 명문 가문 규수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다.한편, 예전의 얼굴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이육진은 고개를 들어 소우연을 쳐다보았다.“네가 되돌려 놓은 이 얼굴이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마음에 듭니다. 전 너무 마음에 듭니다.”소우연은 반짝이는 눈망울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진심으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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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왕야의 다리를 낫게 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큰 공을 세운 것이다!이육진은 언제 어디서든 늘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진규는 왕야의 얼굴도 다리처럼 낫고 있는 건지 확인할 수 없었다.“왕야, 그럼 왕야 얼굴은…?”이육진이 냉랭한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이자 진규는 감히 더 이상 묻지 못하고 인사를 올린 뒤 바로 방을 나섰다.“진규 저자가 왕야를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소우연의 말에 이육진이 대답했다.“나조차 무서워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맞는 말씀이십니다.”소우연의 목소리는 매우 작았다. 그제야 고개를 돌린 이육진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우연을 발견하게 되었다.뭔가 생각난 듯 이육진이 물었다.“연아, 넌 내가 무서운 것이냐?”오래 전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다.한편, 소우연은 이육진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줄은 몰랐다.이 소설의 최대 악역인데 무섭지 않을 수가 있을까?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데다가 성격도 난폭한데 얼굴이 망가지고 다리를 못 쓰게 되고 나서부터 더더욱 잔인하고 냉정한 사람이 되어버렸다.“아닙니다. 무섭지 않습니다.”소우연은 본능적으로 부인했다. 만인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던 황태자가 믿는 자에게 배신을 당해 폐인 회남왕이 되었는데 누구나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악마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소우연도 마찬가지였다.전생에 그런 처참한 배신을 당하고 버림을 받았는데 어떻게 증오와 원망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이때, 이육진이 소우연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넌 내 곁에서 아무것도 무서워할 필요 없어.”이육진은 그 누구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눈앞에 있는 착하고 선한 이 여자는 절대 털끝 하나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진심 어린 이육진의 표정에 소우연도 덩달아 마음이 놓였다.“네, 전 왕야를 믿습니다.”다시 휠체어에 앉은 이육진은 지팡이를 침대 곁에 놓으며 물었다.“소 의원, 앞으로 전 얼마나 오랫동안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하는 겁니까?”이육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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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진 소우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전… 저는…”소우연은 당연히 싫지 않았지만 이육진의 다리가 아직 회복 단계에 있었기에 합방을 하기엔 불편함이 많을 것이다.더군다나 소우연은 합방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떻게 주동적으로 행동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한편, 이육진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소우연을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예전에 신음 소리를 꽤 잘 내지 않았느냐?”이육진의 말에 소우연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지금 그녀에게 예전처럼 시늉만 내라는 뜻인가?시늉만 낸다고 해도 소우연은 너무 부끄러웠다.그녀는 빠르게 침을 거두어 화장대 서랍에 다시 넣어두었다. 그리고 침대 곁으로 돌아올 때 방 안을 비추고 있던 촛불을 꺼버렸다.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운 소우연이 신음 소리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커다란 손 하나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화들짝 놀란 소우연을 보며 이육진은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네가 싫으면 그만…”그만해도 괜찮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소우연이 대답했다.“아닙니다. 전 좋습니다.”두 사람은 지금까지 합방을 하지 않았다. 계속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덕빈에게 책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이육진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소우연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내가 도와줘도 되겠느냐?”소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던 그때, 이육진의 입술이 소우연의 손등에 닿았다.순간, 온몸에 전류가 흐르듯 찌릿한 소우연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꿈쩍도 하지 못했다.“연아, 그래도 되겠느냐?”이육진은 다시 한번 물었고 소우연은 자신이 도마위에 놓인 생선이 된 것만 같았다.소우연은 이육진의 아내로서 이육진이 그녀에게 뭘 하든 정당하고 합리적이다.잠시 생각하던 소우연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전… 전 왕야의 뜻을 따르겠습니다.”소우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육진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어둠이 깃든 밤, 두 사람은 서로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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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두 시간 뒤, 이육진은 하인들에게 목욕물을 들이라고 했다.간석은 하인 몇 명과 함께 목욕물을 들고 욕실로 향했고 정연은 시녀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보와 이불을 새것으로 갈았다.한편, 너무 창피한 소우연은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조금 뒤, 하인들이 방을 떠나자 이육진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으니 얼른 가서 씻거라.”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발그레한 얼굴로 욕실로 향했고 이육진은 휠체어를 끌고 뒤따랐다.“왕야…”조금 전에 너무 격하게 신음소리를 낸 소우연의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내가 씻겨 줄게.”“아, 아닙니다.”하지만 소우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육진은 욕조에 가까이 다가가 수건에 물을 적셨다.그렇게 은은하게 비추는 촛불 속에서 소우연은 욕조 안에 앉아있고 이육진은 욕조 밖에 있었지만 두 사람은 어느새 한 몸이 되었다.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는 분위기를 더욱 야릇하게 만들었다.한참 뒤, 이육진의 입맞춤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소우연은 고개를 살짝 돌린 채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왕야, 이제 그만 해주십시오.”가볍게 미소를 짓던 이육진은 소우연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며 물었다.“혹시 내가 널 아프게 한 것이냐?”“아닙니다…”소우연이 입술을 살짝 깨물며 대답했다.“그럼?”고개를 숙인 소우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결심한 듯 대답했다.“왕야께서는 저를 기분 좋게 해주셨는데 정작 왕야는…”“연이 너도 날 도와주고 싶은 것이냐?”소우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이육진을 도와 뭔가를 해주고 싶은 것보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수치스러웠다.조금 전에 침대 위에서는 촛불이 전부 꺼졌기에 서로의 그림자 정도만 볼 수 있었고 소우연도 별다른 걱정 없이 자신을 어루만지는 이육진의 손길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촛불이 너무 밝게 비추고 있고 소우연은 이육진의 다정한 미소와 눈빛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럼 이육진 이 남자의 눈에 소우연은 어떤 모습일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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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다음날.이육진은 조정으로 떠나기 전, 정연에게 소우연을 깨우지 말라고 명했지만 이육진이 저택을 나서자마자 소우연은 바로 잠에서 깼다.“왕비님, 깨어나셨습니까?”정연은 얼른 소우연이 씻을 수 있게 준비를 했다.조금 뒤, 화장대 앞에서 머리를 빗을 때, 정연은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앉아있는 소우연을 보게 되었고 환하게 웃으면서 소우연에게 말했다.“왕비님, 축하드립니다.”“응?”정연의 말뜻을 알아차린 소우연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어젯밤 이육진의 손길에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냈는데 정연이 바로 문밖에 서있었기에 당연히 그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예전에 소우연이 이 저택에 들어와 첫날밤을 보냈을 때에도 정연은 소우연에게 축하한다고 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표정이 엄숙하고 진지했다면 지금은 되레 웃음을 참고 있는 듯했다.소우연은 딱히 부인하지도 않고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어젯밤 그녀와 이육진은 마지막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 건 사실이니까.소우연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가까이에서 내뿜던 이육진의 숨소리와 그의 손바닥 온도가 선명하게 떠올랐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소우연은 정연을 시켜 진우에게 마차를 준비하라고 했다.“왕비님 외출하시려는 겁니까?”정연의 물음에 소우연이 대답했다.“만안당에 가보려고.”“초이렛날까지 아직 며칠이나 더 남지 않았습니까?”“초이렛날은 무보수로 진찰을 하는 날이고 오늘은 돈 받고 진찰하는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냐?”“아무 문제없습니다.”대체 어떤 왕비가 푼돈을 벌려고 일을 하러 나간단 말인가!조금 뒤, 만안당에서.임곽수는 만안당에 나타난 소우연을 보자 화들짝 놀란 표정이었다. 그도 초이렛날이 되기도 전에 찾아온 소우연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소우연은 그런 임곽수에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혹시 일손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온 것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얼마든지 돕고 싶구나.”“전에는 만안당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왕비께서 이 만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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