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때 자신이 알았더라면…회남왕이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란 걸 알았더라면.전생에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고, 그 끔찍한 고통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와 돌아보니, 눈보라가 몰아치던 그날 밤,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채 진원 장군부의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마치 버려진 들개처럼...손을 뻗으며, 몇 번이고 간절히 가족들을 불렀지만, 아무도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지 않았다.장군부 안에서는, 소우희와 이민수의 혼인 이야기가 한창이었다.온 집안이 그 혼담을 반기며 떠들썩했지만, 오직 그녀는 문 앞에서 피를 흘리며 버려진 채, 개보다도 못한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그때의 상처는 몸에 새겨진 흉터처럼, 시간이 지나도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비록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그날의 고통과 절망은 아직도 가슴을 찌르는 듯 선명했다.그 기억이 스쳐 가자, 소우연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떨리기 시작했다.그 순간…“연아, 괜찮느냐?”이육진이 그녀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무슨 일이든 내가 다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그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단단했다.소우연은 조용히 속삭였다.“왕야…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그의 옷깃을 더 꼭 붙잡았다.그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안정감…그것은 그녀가 전생에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그러나,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자신이 이육진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단순한 감사나 연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이틀 후, 아침 식사를 마친 소우연에게 하인이 와서 말했다.“왕비마마, 평춘왕비께서 찾아오셨습니다.”정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시점에 온 걸 보면, 또 약을 달라고 하려는 것 아닙니까?”소우연은 천천히 죽을 한 숟갈 떠먹으며 말했다.“약 말고, 그 여자가 달라고 할 게 뭐가 있겠느냐?”“그럼 왕비마마… 만나시겠습니까?”소우연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아니, 굳이 볼 필요 없다.”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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