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향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너 손은 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다급히 의사와 간호사를 호출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때, 뒤늦게 정신을 차린 민여진이 다른 손으로 얼른 상처를 가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괜...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뭐가 괜찮아? 지금 붕대가 피투성이인데! 왜 이렇게 칠칠맞아! 오늘 나까지 돌아가면, 넌 대체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정수향은 걱정과 화가 뒤섞인 표정으로 말을 쏟아냈다. 의사가 안으로 들어와 민여진의 손을 확인하더니 상처가 벌어져 재봉합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의사가 꽤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대표님이 제일 걱정하셨던 게 흉터였는데, 이렇게 재봉합을 하면 흉터는 무조건 남습니다. 아프실 거예요. 뭐라도 물고 계세요.”하지만 민여진은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상태였다. 상처를 다시 꿰매는 도안 고통에 이마는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지만 비명 하나 내지르지 않았고 그저 눈가만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정수향은 그저 민여진이 고통을 참고 있는 줄로만 여기고 있었다. 의사가 병실을 나서자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며 민여진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너무 아프면, 참지 말고 소리 질러도 돼. 그냥 울어도 괜찮고. 엄마 여기 있잖아.”민여진은 순간적으로 정수향의 옷자락을 꽉 움켜잡고 억눌려 있던 것을 토해내듯 울음을 터뜨렸다. 참을 수 없는 비참함을 토로해내는 울음소리였다. 그 소리에 정수향의 마음도 덩달아 아파왔다.“안 아파, 이제 안 아파. 우리 여진이 이제 안 아프다.”정수향은 민여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몸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겼고, 목소리는 따뜻하고 다정했다. 정말 민여진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친엄마와 겹치는 것 같았다.매일 아이처럼 혼란스러워하며 세월을 보내던 민영미가 가끔씩 제정신일 때마다 민여진에게 말했다.“여진아, 미안해. 엄마 병 때문에, 너만 고생하네.”민여진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민여진은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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