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요!”박진성이 미친 듯이 고함쳤다.순간 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고 눈앞이 흐려지면서 그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민여진이 탄 차가 바다로 추락했다고? 죽었다는 말이야? 말도 안 돼...’어제까지만 해도 그를 저주하던 여자였다. 그를 끌어내고 어머니 대신 복수를 하겠다며 맹렬히 달려들던 여자였다. 그리고 그를 죽이라고 외치던 여자였다.그런 여자가 이제 생사조차 알 수 없다고?박진성은 눈앞이 새까매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민여진... 민여진...”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는 그녀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다.간호사의 비명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고 그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박진성은 꿈을 꾸었고 다시 민여진이 교도소에 갇혔던 그 해로 돌아갔다.그는 별장으로 돌아오면 항상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민여진, 표고버섯죽 끓여줘.”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깨달았다. 이제 민여진은 없다고.새로 고용된 가정부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혹시 그분이 아주 소중한 분이셨나요? 이미 떠난 지 꽤 되셨잖아요. 표고버섯죽은 제가 끓일게요!”민여진은 감옥에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늦은 밤 업무를 마치고 머리가 지끈거리면 박진성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방을 찾았다.“민여진, 마사지 좀 해줘.”그러나 돌아온 것은 어둠뿐. 그는 찌푸린 얼굴로 문을 닫았다.처음에는 단순한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년 동안 민여진이 그의 모든 순간에 함께했으니까. 그러니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서 그 빈자리가 쉽게 채워질 리 없었다.하지만 습관은 바뀌는 법. 그 자리에 다른 습관이 들어오면 그는 민여진을 잊을 수도 있다고 믿었다.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는 민여진을 그리워했다.그녀의 영리함을, 그녀의 눈치 빠름을, 그녀의 순응적인 태도를. 민여진은 항상 마치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듯했다. 그렇게 그는 그녀에게 ‘길들여져’ 있었다.민여진이 실종되었을 때도 박진성은 확신했다. 그녀가 돌아올 것이라고.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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