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의 걱정은 거짓이 아니었다. 다른 경호원들처럼 민여진을 모른 척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고마워요.”민여진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서원 씨, 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곤란한 일이 아니라면 기꺼이 돕겠습니다.”그가 흔쾌히 답하자, 민여진은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곤란한 일은 아니에요. 그냥 시간이 날 때... 현수 씨가 지금 어디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만 알아봐 주시면 돼요. 잘 지내는지만 확인해 주세요.”민여진은 박진성이 그렇게 쉽게 끝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밤 모임에서 그녀를 더 이상 망신 주지 않은 것도 이상할 정도였다.민여진은 혹시라도 그 분노가 방현수에게 향하게 될까봐 불안했다.그러나 서원이 대답하기도 전에, ‘쾅!’하고 문 쪽에서 옷걸이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순간, 민여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곧 박진성의 낮지만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끝까지 그 새끼 생각뿐이네.”살을 에는 듯한 냉기가 방 안으로 밀려들었다. 건드려선 안 될 박진성의 분노를 자극한 듯, 공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민여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아니라고?”박진성이 다가오더니 거칠게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아니면 뭐? 네가 그 새끼를 찾는 이유가 뭔데? 언제 죽을지 궁금해서는 아닐 거잖아?”그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이자, 민여진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그러나 박진성의 분노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마치 그녀를 부숴버릴 듯 손에 힘이 들어갔다.밤새 한숨도 못 자고 밖에서 돌아왔지만, 민여진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오직 ‘방현수’뿐이었고,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밤을 지새웠는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그 사실이 박진성을 더욱 미치게 했다.“대표님...”그때, 서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민여진이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애써 침착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대표님, 오해입니다. 민여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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