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상 안에 갇힌 채, ‘임하나’의 몸이 뒤로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 순간, 고시환이 재빠르게 움직여 그녀를 부축했다. “임하나?” 고시환은 ‘임하나’를 조심스럽게 소파에 눕히고, 즉시 사람을 불러 의사를 오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소파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애틋한 눈빛으로 ‘임하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임하나’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고시환의 손과 눈에는 깊은 애정이 가득했다. 바닥에 떨어진 불상 안에 갇혀 있는 나는, 누운 상태로 남자의 표정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이 사람, 원래부터 임하나를 좋아했던 건가?’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표정을 짓는 걸까?’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치자, 나는 마치 머리 속에 그동안 이해되지 않은 것들이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것을 깨달았다. ‘고시환 정도의 권력을 가졌다면, 애초에 이 결혼을 거부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데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인 걸 보면, 사실 그녀를 좋아했던 게 아닐까?’ ‘만약 그날 밤 약에 취해 실수로 임하나를 밀어버린 일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쯤 이 둘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나는 더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건 이 불상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뿐이었다. ...곧 의사가 서둘러 도착했고, ‘임하나’의 몸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고 대표님, 아내분의 몸에는 큰 이상이 없습니다. 어떤 자극을 받아 일시적으로 기절한 것 같으니, 충분히 쉬고 나면 곧 깨어날 겁니다.” 고시환은 자연스럽게 불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의 눈에 서린 분노를 보고, 나는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고시환, 지금 뭐 하려고 하는 거야?’ 그는 말없이 불상을 집어 들더니, 분노에 차서 그것을 바닥에 세게 내던졌다. 쾅!이 소리와 함께 불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다시 한번 의식이 혼미해졌다. ‘큰일 났다. 이번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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