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사랑이라는 게 있었나?” 고시환이 나를 흘깃 쳐다보고는, 대답도 없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또 무슨 태도야?’ 화가 난 나는 씩씩거리며 그의 뒤를 쫓았다. “사랑이 없다고 쳐도, 비즈니스 파트너한테 이런 태도는 아니지 않아?” “그래서 앞으로 뭘 할 생각인데?” 고시환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나는 그와 부딪힐 뻔했다. 순간 당황한 나는 두 발짝 뒤로 물러서며 급히 계단 난간을 붙잡았다. 간신히 중심을 잡은 덕에 굴러떨어지는 건 면했지만, 심장이 쿵쾅거리며 한참 동안 진정되지 않았다.“야! 갑자기 멈추면서 뭐라고 말이라도 하던가!” “내가 여기서 굴러떨어져서 목숨이라도 잃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생에 다시 살아난 것도 기적 같은데, 하나밖에 없는 목숨 잘 지켜야지.’ ‘다시 죽으면 이번엔 정말로 환혼해서 복수고 나발이고 다 끝나버릴지도 모르잖아.’ 고시환은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내 질문에 대답해봐.” ‘진짜 예의 없네.’ 나는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원래 이렇게 매너가 없냐?” 그러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내가 뭘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잘 모르겠어.”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덧붙였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당신 같은 Y 시의 최고 갑부랑 결혼했으니, 집에서 먹고 놀면서 내 마음대로 사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고시환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너, 민아를 위해 복수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내 복수 계획에는 아무런 지장 없거든.” 고시환은 두 팔을 교차하여 팔짱을 끼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럼 네 복수 계획이라는 게 뭔지 한번 말해봐.”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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