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분명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설령 누군가가 꾸며낸 일일지라도, 그 일을 꾸며낸 사람이 김단은 아니었다.유리 그릇은 임원이 깨뜨린 것이다.그녀의 조모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명정 대군은 산적들에게 살해당한 것이다.정암은 도적을 토벌하다 죽었다.김단이 그들을 죽인 것이 아니다.그런데 왜 그녀가 모든 사람의 죽음을 책임져야 하는가?소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물음과 함께 평소 감정 없던 그의 눈빛에도 원망 가득한 살기가 감돌았다.소씨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이 어미가 자은 법사님에게 사주를 봤는데, 그 사주에...”“고작 사주 하나에 사람을 죽음으로 몬 것입니까?”소하는 연이어 물었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고여 있었고, 소씨 부인을 죽일 듯 노려보며 목이 메어 말했다. “낭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단 말입니다!”소씨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비록 소하가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지금이 순간 소하의 고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크게 당황했고, 심호흡을 한 뒤 그에게 다가가 위로하며 말했다. “소하야, 이 어미가 잘못했다. 너무 어미를 원망하지 말거라...”하지만 소하는 뒷걸음질 치며 소씨 부인의 손길을 피했다. “단이 낭자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그녀를 탓해도 그의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더욱이 지금은 소씨 부인을 위로할 때가 아니었다.김단은 그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소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숙희는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냉큼 달려왔다. “도련님, 아씨 소식은 들으셨습니까?”어제 서신을 보낸 뒤부터 숙희는 소하의 소식을 기다리며 쭉 저택에 머물고 있었다.소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각이 아직 사람을 데리고 수색 중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거라. 곧 소식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숙희는 갈수록 더 걱정되었다. “하지만 도련님, 이각이 소 장군님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만약 아씨를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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