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501 - Chapitre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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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소한은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서 물러나 궁궐을 나와 말에 올랐다.말이 한양 밖에 도착했을 즘, 소한이 자리에 멈춰 섰다.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에서 내려 아무도 없는 오솔길을 향해 말했다. “형님, 나오십시오.”어둠 속에 숨어 있던 소하가 싸늘한 눈빛을 하고 모습을 드러냈다.소한은 소하의 다리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형님께서는 회복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푹 쉬셔야 합니다.”소하는 소한의 말 뜻을 이해했다.그는 5년 동안 누워 있었기에 전보다 무술 실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미행 솜씨도 떨어진 상태였다.이각은 어제 한양 외각의 집들을 조사했다. 크고 작은 집이 총 20여 채 있었고, 강변에 있는 집은 10여 채나 된다고 말했다.김단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선 그 집들을 하나하나 조사해야 했다.그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그래서 소한을 미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쉽게 발각될 줄은 몰랐다.소하는 얼굴을 찌푸린 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내 뜻에 따르지 않고 김단 낭자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이 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이렇게 낭자를 가둬두어서는 아니되지 않느냐!”소한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그는 소하 앞에서 김단을 납치한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소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우야,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네가 이렇게 나오면 김단 낭자는 너를 더욱 싫어하게 될 것이야!”오늘 아침 임학도 같은 말을 했었다.소한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형님께서 제 말을 믿지 못하시겠다면 직접 사람을 보내 알아보시지요.”그는 말에 올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따라오지는 마십시오.”그는 말을 마친 뒤 말을 타고 떠났다.소하는 흙먼지와 함께 멀어지는 소한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5년 동안 불구로 지내며 권력을 잃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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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그녀는 분명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설령 누군가가 꾸며낸 일일지라도, 그 일을 꾸며낸 사람이 김단은 아니었다.유리 그릇은 임원이 깨뜨린 것이다.그녀의 조모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명정 대군은 산적들에게 살해당한 것이다.정암은 도적을 토벌하다 죽었다.김단이 그들을 죽인 것이 아니다.그런데 왜 그녀가 모든 사람의 죽음을 책임져야 하는가?소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물음과 함께 평소 감정 없던 그의 눈빛에도 원망 가득한 살기가 감돌았다.소씨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이 어미가 자은 법사님에게 사주를 봤는데, 그 사주에...”“고작 사주 하나에 사람을 죽음으로 몬 것입니까?”소하는 연이어 물었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고여 있었고, 소씨 부인을 죽일 듯 노려보며 목이 메어 말했다. “낭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단 말입니다!”소씨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비록 소하가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지금이 순간 소하의 고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크게 당황했고, 심호흡을 한 뒤 그에게 다가가 위로하며 말했다. “소하야, 이 어미가 잘못했다. 너무 어미를 원망하지 말거라...”하지만 소하는 뒷걸음질 치며 소씨 부인의 손길을 피했다. “단이 낭자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그녀를 탓해도 그의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더욱이 지금은 소씨 부인을 위로할 때가 아니었다.김단은 그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소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숙희는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냉큼 달려왔다. “도련님, 아씨 소식은 들으셨습니까?”어제 서신을 보낸 뒤부터 숙희는 소하의 소식을 기다리며 쭉 저택에 머물고 있었다.소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각이 아직 사람을 데리고 수색 중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거라. 곧 소식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숙희는 갈수록 더 걱정되었다. “하지만 도련님, 이각이 소 장군님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만약 아씨를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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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그 말을 들은 주상은 웃으며 덕빈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덕빈! 어찌 짐 앞에서 그리 우기는 것이오? 정말 기이가 그 낭자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 거라면 오늘 날까지 그 아이를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지 않소?”덕빈은 주상이 자신의 마음을 훤히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화를 내지 않고 그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주상께서 나서시면 소한이 주상을 원망하지 않겠습니까?”소한은 주상 휘하의 최고의 장수였다. 이 일로 둘 사이에 금이 가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나?주상은 담담하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덕빈은 그의 맘을 알 수 있었다.주상은 소한이 자신을 원망할까 걱정되어 덕빈의 동생을 보내 구하려 했던 것이었다.덕빈은 그의 뜻을 알면서도 모른 척 그저 희미하게 웃었고, 못 이기는 척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쨌든 기이가 낭자를 못살게 굴긴 하였으니, 신첩이 지금 낭자를 구해주는 것이 기이를 위해 덕을 쌓는 것이겠지요. 신첩도 기이가 저승에서 죄를 씻기를 바랍니다.”덕빈은 그렇게 말하며 두 손을 모은 채 진심으로 기도했다.하지만 주상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무슨 헛소리오, 짐의 아들이 어찌 저승에 간단 말이오!”그는 한 나라의 임금이자 용의 자식이었다. 그런 그의 아들이 저승에 가 벌을 받을 리는 없었다!덕빈은 그 말을 듣고 손을 내린 채 희미하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음속 슬픔은 파도처럼 밀려왔다.기이의 두 손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그가 수많은 선량한 집안의 낭자들을 때려죽였는데, 어찌 저승에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녀 역시 죽어 저승에 갔을 때 그 죄에 대한 벌을 피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든 덕빈은 화제를 돌려 주상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어떤 구실로 수조사에 나서야 합니까?”아무 명분도 없이 강제로 쳐들어갈 수는 없지 않겠나?이에 대해 주상도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성남의 산적들이 최근 한양에 출몰하고 있으니 한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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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만약 소한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손헌일 것이다.하지만...손헌은 손씨 가문을 생각해야 했다.손씨 가문이 감히 소한을 상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소하가 순간 생각에 잠겨 일어나지 않는 걸 본 고 영감은 다급히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소하는 다리가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전에 소한이 준 약을 먹고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거의 두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으니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두 무릎이 심하게 저렸다.그 모습을 본 고 영감은 급히 약 한 병을 꺼내 말했다. “소 도련님, 이 약은 주상 전하께서 하사하신 것입니다. 주상 전하께서 도련님을 매우 아끼신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주상 전하께서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으시니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소하는 이것이 주상의 경고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표정이 어두워졌다.소씨 가문의 일로 더 이상 주상을 귀찮게 해서는 안된다.그는 약을 두 손으로 받들고 말했다. “주상 전하의 은혜에 감사드리오.”그리고는 몸을 돌려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그 역시 알고 있었다.토사구팽.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라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던 젊은 장군은 지금 그저 소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었다.평범한 백성이 궁궐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주상의 은혜라 할 수 있었다.심지어 주상이 약을 하사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그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손에 든 약병은 손 델 수없이 뜨거웠지만, 그는 오히려 손에 꽉 쥐고 놓지 않았다.무릎이 저려와 걸음을 약간 비틀거렸으나, 저림이 점차 사라지자 그의 걸음은 점점 더 안정되고 의연해졌다.그는 아직 젊었다.비록 스물여섯 살이었지만 아직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그는 모든 사람에게 알릴 것이다. 사자가 5년 동안 잠에 들었어도 깨어나기만 하면 왕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그는 오늘 느꼈던 무력함을 마음속에 새길 것이다.반드시 김단을 자신의 곁으로 돌려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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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게다가 김단은 있는 그대로 대답해야 소한이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그를 위해 특별히 요리를 하였다고 대답하면 그는 곧장 그녀가 앞으로 부엌에 한 발짝도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역시나 소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채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맛보았다. “음, 맛있군.”그는 빙긋 웃곤 매우 기뻐하며 먹었다.김단은 그를 바라보다 그의 왼팔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그가 다쳤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고, 어쩌다 다친 것인지 궁금해했다.하지만 그녀는 물어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소한으로 하여금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더욱이 그는 심기가 불편해질수록 더 심통을 부릴 터였다.그가 기분이 안 좋아질수록 그녀의 탈출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다.이 생각에 김단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한 입 먹었다.하지만 그녀는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뱉어냈다.소금을 들이 부은 것일까?짜다 못해 쓴 맛이 났다!김단의 작은 얼굴이 잔뜩 찡그려진 것을 본 소한은 더욱 크게 웃으며 신이 난 듯 음식을 먹었다.그 모습을 본 김단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한의 젓가락을 빼앗았다. “미치셨습니까? 이렇게 맛이 없는데 어찌 드시는 겁니까!”소한은 천천히 입안의 음식을 삼켰다. 마치 산해진미를 먹는 듯한 모습이었다.김단의 화난 얼굴을 보고도 그는 그저 웃었다. “낭자가 만든 것은 다 맛있소.”“미치셨군요!”김단은 험악한 표정으로 나즈막이 욕설을 내뱉었고, 이내 초아와 혜인에게 말했다. “음식을 모두 치우고 부엌에 다른 상을 준비하라 하거라!”“예!”초아와 혜인은 곧장 나와 시중을 들었다.소한은 이를 막지 않고 그저 그윽한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김단은 그의 시선에 소름이 끼쳐 벌떡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그녀가 떠나자 소한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도 천천히 사라졌다.그는 가슴속에서 쓰디 쓴 아픔이 느껴졌다. 입 안에서 느껴지던 짠 맛은 서서히 사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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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소하가 주상에게 부탁하여 주상이 금군을 보낸 것이 분명했다!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쿵쾅거렸다.김단의 몸은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손헌에게로 달려가고 싶었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두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거워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느껴 본 적 없는 두려움이 온몸을 뒤덮었고, 김단은 그 자리에 서서 소한과 손헌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누가 이렇게 겁도 없이 들이닥치나 했더니, 손 장군이었군.” 소한은 동시에 식탁 위의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손 장군, 식사 하고 가시겠소?”손헌은 식탁 위의 음식을 보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일이 많아 어려울 것 같소.”말을 마친 그는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그의 뒤에 있던 금군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그 모습을 본 김단은 오늘 자신이 떠날 수 없다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아니나 다를까?잠시 뒤 흩어졌던 금군들이 다시 모여 손헌에게 보고를 올렸다. “총령님, 찾지 못했습니다.”“총령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손헌은 다시 예를 갖추고 소한에게 말했다. “우리가 찾는 것은 없는 듯하니, 더 이상 소 장군께 폐를 끼치지 않고 물러 나겠소.”말을 마친 그는 다시 손을 휘둘렀고, 이내 뒤에 있던 금군들이 자리를 떠났다.소한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손 장군을 배웅해 주겠소.”손헌은 떠나기 전에 김단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의미심장했으나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한이 돌아왔을 때 김단은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손등에 약을 발랐고, 빨갛게 데었던 부분은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그는 김단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손을 보며 말했다. “나중에 흉터를 없애 주는 연고를 보내주겠소.”그는 그녀의 손목에 생긴 흉터에 시선이 갔다.시간이 오래 지났으니 그녀의 흉터도 조금은 옅어졌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지금보니 여전히 그의 눈에 거슬렸다.김단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헌이 떠나며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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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밤이 되었다.손헌이 막 처소로 돌아와 씻고 쉬려고 할 즈음, 방 밖에서 누군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인 소하, 손 장군을 뵙기를 청하오.”손헌은 미간을 찌푸린채 곧장 문을 열었고, 밖에는 소하가 홀로 처마 아래 서 있었다.원래 문 앞에서 시중을 들고 있어야 하는 하인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손헌은 표정을 굳힌 채 불쾌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소하를 바라보았다. “소 대공, 이게 무슨 짓이오?”밤에 그의 처소에 침입하여 그의 하인들을 때려눕히다니, 이는 좋지 않은 의도를 품고 온 것이 분명했다.소하의 표정은 싸늘했으나 태도만큼은 비교적 온화하고 예의 발랐다.그는 손헌에게 예를 갖추고 말했다. “손 장군께서 오늘 산적을 수색하라는 명을 받으셨다고 들었소. 혹 성과는 있었는지 궁금하오”“손헌은 눈을 가늘게 뜬채 말했다. 성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내일 내가 주상 전하께 직접 보고드릴 것이니, 소 대공께서 관여할 일이 아니오.”그 말을 듣자 소하의 주변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손헌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 장군께서는 어찌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이러한 소하의 모습을 본 손헌은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소하는 5년 동안 조용히 지냈으나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살기는 조금도 줄어 들지 않았다. 지금 어둠 속에 서 있는 그의 모습에 손헌조차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주상은 그에게 산적을 찾는다는 명분으로 김단을 찾으라고 했지만, 그의 누나는 그에게 여자 때문에 소한을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그는 내일 주상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하면 주상은 소한이 그녀를 매우 은밀한 곳에 숨겼다고 생각하겠지만, 동시에 그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의심할 수도 있다.아마도 어느 정도는 그를 책망할 것이다.그런데 마침 소하가 찾아왔고, 손헌은 양쪽 모두에게 좋은 해결책을 떠올렸다.그는 곧장 말했다. “소한 장군께서 장양강 동쪽에 별채를 가지고 계신 줄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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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부엌은 그리 크지 않았다. 농부의 커다란 바구니 두 개는 많은 공간을 차지했고,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는 요리사와 하인들로 금세 비좁아졌다.초아와 혜인은 부엌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항상 그렇듯 말이다.저택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소한이 직접 고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김단과 말을 많이 나눌 리는 없었다.김단 역시 오늘 말을 많이 할 생각이 없었지만, 뜻 밖에도 새로 온 농부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부인, 이 채소가 신선해 보입니다!”부엌 밖에서 초아는 이 장면을 보고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농부의 입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 모양을 읽을 수 있었기에 옆에 있지 않아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김단은 순간 멈칫하여 의아한 표정으로 농부를 바라보았고, 농부는 순박하고 어리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조금도 수상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숙여 보니 큰 배추 잎에는 손톱으로 ‘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이 농부는 소하의 사람인 것이다!김단은 이를 보고 배추를 받아 들고 글자가 새겨진 잎사귀를 떼어낸 다음 부엌 문을 등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여기 있다는 소식을 널리 퍼뜨리거라. 적어도 한양 사람들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말이다.”농부는 그녀의 말을 듣고 대답을 건너 뛴 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수상하게 여길까 걱정하였다.그를 계속 지켜보던 초아는 그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보고 안심하였다. 그녀는 김단이 신중하게 채소를 고르는 모습을 보며 혜인에게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부인께서 이제 안정을 찾으신 것 같아.”옆에서 혜인도 김단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부인께서 성격이 예민하신 것도 아니잖아.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크게 소란을 피운 적도 없으시고.”그녀는 처음에 초아의 목숨을 갖고 협박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초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께서 장군님과 빨리 다시 좋아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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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한편, 소하도 이 소식을 들었다.이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왜 부인 마님께서 저희에게 소문을 퍼뜨리라고 하시는 걸까요? 온 한양에 소문이 퍼뜨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제 와서 둘째 도련님이 남들의 말을 신경 쓰실리 없지 않습니까?”소하도 이해할 수 없었다.혹시 김단이 입소문을 퍼뜨려 일을 크게 만들고, 주상께 압력을 넣어 소한으로 하여금 자신을 풀어주도록 만들려는 것일까?자신의 형수를 강제로 납치했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만약 조정 대신들이 연합하여 소한을 탄핵한다면 주상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소식을 한양에 퍼뜨리는 동안 소한도 자신의 권력으로 일을 덮으려 할 것이다.설령 주상의 귀에 들어간다고 해도 소한의 성격상 ‘신은 모르는 일입니다’라고 말할 것이고, 주상이 엄한 벌을 내려도 그는 곤장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소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각은 앞으로 나서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께서 한마디 명령만 내리시면 저희들은 목숨을 걸고 부인 마님을 구해낼 것입니다!”소한과는 분명 말이 통하지 않았다.이제는 무력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소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각을 바라보며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하들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라 생각하느냐?”부하들이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려 한다고 해서 그들의 목숨을 함부로 여길 수는 없다!그의 부하 대부분은 예전에 그와 함께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다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그들 모두 지금은 가정을 이루었고,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어놀 나이가 되어 있었다!김단을 구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함부로 여길 수 있겠는가?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되겠나?설령 김단을 구출해낸다 해도 그런 대가를 치렀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녀 역시 분명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그마저도 구해낼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구하지 못했다면?그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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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소문이라니?소하는 십중팔구 그 소문이 어젯밤 이각이 처리한 일에 대한 것이라 생각했다.이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손 장군께서 오늘 여기 오신 것도 그 일 때문이오?”손헌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당우리의 산적들이 최근 한양에 출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당우리의 산적들?소하는 깜짝 놀라 물었다. “그건 언제 나온 소식이오?”“며칠 전에 발견된 사실이오! 소 장군도 알겠지만, 그것만 아니었으면 주상 전하께서 나에게 그 구실을 핑계 삼으라 하시지 않았을 것이오!”백성들을 불안에 떨게 하지 않기 위해 이 일을 쉬쉬했던 것이고, 소하는 물론 조정의 대신들조차 모르고 있는 사실이었다.손헌의 말에 소하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했다.그는 마침내 김단이 왜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만들어 자신이 소한에게 납치되었다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그녀는 주상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의 소식은 당우리의 산적들에게 전해질 것이다!예전에 소한이 군대를 이끌고 그들의 산채를 소탕한 바 있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 한양에 나타났다는 것은 소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함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소씨 별장 밖에는 무장 군인이 지키고 있고, 소씨 집안사람들이 드나들 때도 호위가 따라다녔기 때문에 산적들은 소씨 집안에 접근할 기회가 없었다. 더 나아가 하늘 아래에서 소씨 가문을 상대로 못된 짓을 저지른다면, 그들은 이 한양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지금 소한이 형수를 강제로 납치했다는 소문이 퍼졌으니 산적들은 김단이 소한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분명 김단에게 달려들 것이다!김단을 감금한 저택은 마침 한양 밖에 있었기에 한양 안에서 일을 벌이는 것보다 훨씬 안전했다!설령 산적들이 처음에 소씨 집안을 목표로 삼았다고 해도, 이제는 김단으로 목표를 바꿨을 것이다!김단의 생각은 첫째로 소한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둘째는 화를 다른 곳으로 돌려 소씨 집안을 보호하기 위함이다!그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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