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김단은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찌 된 일인지, 눈을 감기만 하면 소하의 얼굴이 그려졌다.언급하지 않으면 그저 지나가지만, 한번 언급되면 마치 홍수와도 같아 파도처럼 밀려들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억지로 밀어내려 할수록 더더욱 뚜렷해졌다. 김단은 몸을 일으켜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그네 아래에 앉아 달빛을 감상하며 바람을 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하지만 방문을 나서는 순간, 그녀의 시선이 그네 옆 오동나무로 향했다. 잎이 무성하여,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잔뜩 경계하며, 나무 위를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그네는 가볍게 흔들리고, 둥근 달은 나뭇가지 사이로 아련히 모습을 드러냈다 숨겼다를 반복했다.이 순간, 손에 매실주 한 병이라도 있으면, 그야말로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그때, 오동나무 잎이 눈앞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여름이 막 시작되었는데 벌써 낙엽이라니?김단은 깜짝 놀라며, 급히 고개를 들어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그저 미세하게 흔들리는 가지와 잎들뿐이었다. 분명 나무 위에 사람이 있었다! 김단은 즉시 그네에서 벌떡 일어나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나뭇가지 사이를 샅샅이 훑었다.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소한의 실력으로 정말로 숨어 있었다면 그녀가 알아챌 리는 없었다.그래서 그가 일부러 나뭇잎을 떨어뜨린 것이었다. 아니면, 어찌 이리도 기가 막히게, 그녀의 눈앞에 떨어질 수 있겠는가?그녀에게 그가 왔음을 알리려고 한 것이다!그는 여전히 그녀를 놓지 않았고 지켜보면서 소하와의 그 어떠한 가능성도 막을 것이라는 경고였다.혼란스러웠던 마음은, 그 순간 갑자기 진정되었다. 김단은 자신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김단은 늦잠을 자고 말았다. 다행히 숙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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