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훗날 소하는 어찌한단 말인가? 그녀 하나로 인해 형제 사이가 틀어지게 만들 수는 없었다.차라리 떠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경성의 모든 인연을 끊고, 완전히 벗어날 그날을 그녀 또한 오래전부터 바라왔었다.경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 그때가 온 것 같았다. 허나 숙희는 이곳에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도련님은 훌륭한 분이시고 이각 공자 또한 선한 분이었다. 아가씨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조금도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괴로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아가씨께서 떠나야 할 때라 하시니, 반드시 그리할 이유가 있으리라 믿을 뿐이었다.숙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아가씨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소하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그에게서 술 냄새가 약간 풍겼지만, 그것은 그 때문이 아닌 소 씨 대감으로 인한 것이었다.오늘 소 씨 대감, 소철학은 기쁜 나머지 상을 크게 차리라 명하고는 소하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여러 차례 기쁨에 겨운 눈물까지 보였다.물론, 그중에는 소한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그들 형제는 어릴 적부터 걱정 끼치는 일이 없었고 소한은 어릴 때부터 형을 존경해 왔다 하였다.소한은 겉보기에는 침착해 보여도 실은 한없이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 하였다.소하가 두 다리를 다쳐 병권을 잃었을 때, 소한이 나서서 기울어가는 국면을 뒤집고 소 씨 가무의 체면을 지켜낸 것이라며 가문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았으니, 타인으로 인해 형제 사이가 틀어져선 안 된다고 하였다.비록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하는 아버지께서 김단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하가 그렇게 한창 생각에 젖어 있을 때, 갑자기 이각이 입을 열었다.“부인님을 찾고 계신 것이옵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하는 자신이 어느새 김단의 방 앞에 서 있음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굳게 닫혀 있는 문, 방 안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었으니, 그녀가 잠들지 않았음은 분명했으나,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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