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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ผู้เขียน: 적매화
자리한 이들 모두 김단과 소한의 관계를 알고 있었으니, 소한이 떠난 까닭을 능히 헤아릴 수 있었다.

그는 김단과 소하의 다정한 모습이 견디기 힘들어 자리를 떠난 것이 분명했다.

김단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고 소하 역시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대청의 공기가 일순간 어색해지려는 그때, 소 씨 부인이 소정원을 살짝 건드리며 눈짓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었다.

“군중에 일이 있어 떠난 것 같으니 더 이상 거론하지 말거라.”

그제야 소정원도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다.

“하하 맞습니다. 둘째 오라버니께선 처리해야 할 것이 많아 떠났을 것입니다. 절대…”

그녀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아 보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 스스로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에 김단과 소하의 얼굴빛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소정원을 날카롭게 노려보던 소 씨 대감은 이내 구태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은 경사로운 날이니 태부께서 함께 축하해 주시지 않겠소?”

구태부도 마치 방금의 대화를 듣지 못한 듯 태연히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 되오. 비록 구서 그놈이 천하의 망나니라 하나, 결국 내 친손이니,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소.”

구태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소하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배웅하였다.

이는 그저 평범한 예절에 지나지 않았다. 설령 구태부가 조정의 중신이 아니더라도, 소하는 마땅히 해야 할 예의였다.

하지만, 이 행위조차도 구태부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다.

그는 소하의 손을 꼭 잡으며,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장군께서 이렇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습니다.”

그 음성마저 떨리고 있었으니 소철학과 주명희의 눈가도 촉촉히 젖어 들었다.

감격에 찬 구태부의 얼굴을 마주한 소하는 조용히 그를 위로하였다.

“태부께서 염려해 주셨기에, 이리 나을 수 있었습니다. 훗날 직접 찾아뵈올 것입니다.”

“좋습니다, 좋습니다.”

구태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몇 마디 더 건넨 후에야 비로소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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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가장 한다니.의원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었다.깊게 고민하고는 대답했다.“약왕곡에 귀식환이라 하는 약이 있네. 먹고 나면 한 시진 안에 숨이 멈추어 죽은 자와 같지. 허나 제조하기가 지극히 까다로워. 위의 분들도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울 거야.”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혹여 다른 방법이 있사옵니까?”“있긴 하지.”의원이 말을 이었다.“폐와 심경 양쪽 혈에 침을 일촌삼푼 으로 놓으면, 숨을 멈춘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 수 있네. 허나 위험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곧 귀식환이 더 신뢰할 만한 수법이었다.김단은 잠깐 생각하고는 의원에게 절을 했다.“부탁드리옵니다, 스승님. 귀식환을 만들어 주시 옵소서.”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단을 일으켰다.“고운 마음씨를 보아, 이 스승도 최선을 다할 것이야. 허나 위험한 일이라 만일 잘못된다면, 공주와 중전의 의심을 받게 될 것이야.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자네가 큰 화를 입게 될 것이야.”“예, 알겠나이다!”김단이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리고 의원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스승님께서 남은 일이 있사옵니까?”의원은 단번에 김단의 뜻을 알아챘다.“맥을 배우고 싶으냐?”김단이 예, 라며 대답했다.이전에도 의원을 따라 맥을 배웠지만,소하의 맥을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더 배우고 싶었다.날이 밝자마자 왔으니,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갈 수도 있지 않은가.진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의원은 은침을 꺼냈다.곧이어 두 사람은 작은 방 안에서, 맥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두 시진이 지난 뒤에야 멈추었다.의원도 지친 모습을 보였다.“시진도 꽤 지났지 않느냐. 배가 고프구나, 같이 식사를 하지 않으련?”김단의 손은 의원의 손목에 맥을 짚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손을 거두지는 않았다.이때, 검지와 중지 사이에 익숙한 움직임이 느껴졌다.김단이 깜짝 놀랐다.의원이 은침을 천천히 빼려고 하자 서둘러 말했다.“움직이지 마십시오!”의원도 깜짝 놀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6화

    복화궁을 나오고 나서도,김단은 쉬지 않고 서원 공주의 침실로 향했다.그녀가 올 것이라 예상했는지,서원 공주는 윤이만 두고 다른 이들을 모두 내보냈다.곧이어 김단을 보고,서원 공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어찌 이리 늦은 것이오?”김단이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했다.그리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아뢰옵기 송구하옵니다. 숙원 마마의 형세가 여의치 않으셔, 부득이 지체를 하였사옵니다.”서원 공주가 미간을 찌푸렸다.“여의치 않으시다?”“배가 심히 불러 있사온데,맥이 허하여 조산이 될 위험이 있사옵니다.”모두 사실이었다.곧이어 서원 공주가 물었다.“어찌하여 진맥을 하였소?”“소신은 숙원 마마께 침을 두 자리를 놓아드렸사온데,마마께서 편히 잠드실 수 있으실 듯 하옵니다.”서원 공주의 얼굴에는 성가시다는 표정이 드러났다.“또 있소?”“없사옵니다.”김단이 담담하게 말했다.“소 내관께서 소신을 데려다주었나이다.”이 말은 그녀의 경고를 알아들었다는 뜻이다.예상대로 서원 공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그저 침 두 대를 놓았을 뿐, 약을 처방 하지도 않았소. 만일 일이라도 생기면, 아바마마께 어찌 아뢰 할 생각이오?”김단은 서원 공주를 바라 보았다.“그리하여 소신은 공주 마마께 무슨 명을 청하 실지 여쭙고자 하옵니다.그렇지 않으면, 전하께 아뢰하기 어려워 지옵니다.”서원 공주의 미소가 짙어졌다.허나 미간은 여전히 찌푸려져 있다.그녀는 위아래로 김단을 훑었다.“참으로 총명하오. 혹여 본궁이 고작 숙원 하나 때문에 자네의 목을 벨 것이라 생각했소?”“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신은 공주 마마와 중전 마마의 일을 흩트리게 될까 염려하였사옵니다.”조금도 근심하지 않았다고 하면, 서원 공주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오히려 그녀의 말에 인지상정이라 느꼈다.곧이어 코웃음을 쳤다.“염려 마시오. 흐트러 지지 않을 것이니.자네는 나의 사람이오. 어찌 그리 쉽게 죽음으로 몰겠소? 복화궁이 외진 곳에 있어 조산이라도 하시거든, 이 몸이 대신 뒤집어쓸 사람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5화

    걱정스러운 김단의 눈빛을 보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첩은 참으로 쓸모가 없사옵니다.”자신의 나인보다 더 오랜 시간 나인으로 살아왔지만, 작은 나인 하나에 쩔쩔 매고 만 것이다.김단이 나서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김단비 나인을 막은 것이다.이러한 생각에 서아름은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모습에 김단이 천천히 다가갔다.위로하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마마께서는 훌륭하신 분이옵니다.”서아름은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눈물을 닦지도 않고 김단을 바라보았다.김단이 계속 말을 이었다.“덕빈 마마께서 소신에게 전하셨사온데, 숙원 마마께서는 자의로 그리하신 것은 아니라 하셨나이다. 만일 다른 여인이 마마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벌써 스스로 생을 마감 하셨을 터 입니다. 허나 물고 찢기는 궁 안에서, 마마께서는 굳건히 살아 내셨습니다.마마를 노리시는 자들이 많다 하오나,이리 꿋꿋하게 버티셨으니, 참으로 훌륭하십니다.”서아름은 단 한번도 자신을 훌륭하다며 위로해 주는 이가 없었다.곧이어 그녀의 눈물이 쏟아졌다.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았다.잠시 뒤, 서아름이 흐느끼며 말했다.“소,소첩도 무엇을 잘못하여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나이다.덕빈 마마께서 소첩을 생각해 주시지만, 머지않아 류 나인처럼 궁을 떠나게 될 것이옵니다.”오랜 시간 억눌린 억울함이 순식간에 터지는 모습이었다.서아름은 비통함에 눈물을 흘렀다.그 바람에 김단도 같이 눈물을 훔쳤다.그녀는 서아름을 안아 주었다.목소리가 온전하게 들리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켰다.“잘못하지 않았나이다! 마마께서는 그저 이전에 입었던 옷을 입고, 왔던 길을 걷고, 늘 하시던 일을 묵묵히 해내신 것뿐이옵니다. 그 수많은 날과 다름없는 하루를 살아내신 것뿐이온데, 어찌 그것이 마마의 탓이라 할 수 있겠나이까.”견고한 김단의 말에 서아름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김단은 그녀의 눈을 직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그 죄는 온전히 다른 이의 탓이옵니다. 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4화

    조급한 나인의 모습에 김단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나인은 틀림없이 중전의 분부를 받아,날마다 서아름이 보약을 끝까지 들이는지 지켜보는 것이었다.김단은 어두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녀가 나서려 하자, 서아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못 먹겠네. 맡기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야!”곧이어 서아름은 헛구역질을 해보였다.허나 나인은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서아름이 거짓으로 헛구역질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안 드시면 노비가 중전 마마께 알리는 수밖에 없나이다!”“알려드려라!”서아름의 몸이 후들거렸다.허나 자신이 나선다 하여도 김단이 나서게는 할 수 없었다.김단은 덕빈의 사람이기에, 김단의 신분을 알릴 수 없었다.하물며 덕빈의 호의를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 가.앞에 서 있는 나인이 자신을 믿지 않자, 서아름은 다시 헛구역질을 해보였다.곧이어 그녀는 토를 하더니, 눈물까지 흘러내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오히려 서아름이 중전에게 반항을 한다는 생각에, 곧장 밖으로 나갔다.“예, 중전 마마께 알리겠나이다!”나인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김단이 서둘러 그녀 앞을 막았다.“멈추어라!”나인은 김단을 한 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나리께서 중전 마마께 불경을 표하시는 것이옵니까?”김단은 심장이 철렁했다.허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나인을 옆으로 끌었다. “숙원 마마께서 토를 하셨는데도 어찌 강제로 먹이려 한단 말이오. 만일 뱃속의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주상 전하께서 자네의 죄를 묻겠소, 아니면 중전 마마의 죄를 묻겠소?”김단의 말에 나인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육안으로 보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서아름의 시중을 둘고 있는 자는 그녀 자신이다.곧 뱃속의 아기가 잘못된다면 자신에게 죄를 물을 것이다.열 셋,넷 밖에 되지 않은 나인은 잔뜩 겁에 질렸다.김단은 그녀의 표정을 눈치챘다.양팔을 가슴팍으로 모은 채 말했다.“소신은 전하의 명을 받아 들렀소. 곧 뱃속의 아기를 보살 피라는 뜻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3화

    사실 잊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녀도 이전에는 많은 하인들 중 하나였다.하인 하나가 어찌 고귀한 덕빈 마마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단 말인 가.그 날, 서아름을 구한 것은 덕빈이 최선을 다한 일이었다.허나..“사실 소첩은 나으리를 알고 있사옵니다.”서아름이 훌쩍 거리며 입을 열었다.“진산군 관저의 큰 아씨.”명정 대군 때문에 김단은 덕빈궁에 여러 차례 드나들었기에, 어찌 모를 수 있겠는 가.그리하여 덕빈이 그녀를 보냈다는 말을 서아름은 믿을 수 있었다.우는 서아름을 보고 김단은 서둘러 수건 자락을 꺼내 닦아주었다.“덕빈 마마께서 모자의 평안을 지키라 하셨나이다. 소신이 온 힘을 다해 도울 터이니, 염려하지 마시 옵소서. 소신이 있는 한,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옵니다.”서아름이 훌쩍거리며 말했다.“사실 오늘 이 몸이 목을 매어 죽는다 한들, 별다를 것이 없사옵니다. 죽지 않고 살아간다 하여도, 그저 이 높은 벽 안에 둘러싸여 남은 생을 보내게 될 뿐이옵니다. 오히려 죽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릅니다. 다만 죽기 전에, 덕빈 마마를 위해서라도 이 아이만은 낳고 싶습니다.”덕빈의 상황은 노비들이 제일 아는 법이다.만일 덕빈을 대신하여 아이를 낳는다면, 이전에 덕빈이 그녀를 살려준 은혜를 갚는 것이다.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잠시 침묵하고는 입을 열었다.“숙원 마마께서 덕빈 마마를 대신하여 아이를 낳고자 하시니, 마마의 건강이 우선이옵니다. 오늘 후로 중전 마마께서 내리신 보약이라 하여도 들지 마시 옵소서. 마마께서는 숙원의 품계로 회임 중이시니, 나인들이라 하여도 감히 건들 수 없을 것이옵니다.”서아름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김단이 계속 말을 이었다.“숙원 마마께서는 근래에 편히 잠자리에 드신 적이 없사옵니까?”서아름이 고개를 끄덕였다.“침상에 누워 있으면 배 속이 아려 옵니다. 몸을 달리 움직여 보아도 차도가 없어, 밤이면 침상에 앉아 새벽을 맞는 일이 허다 하옵니다.”김단은 잠깐 생각하고는 말했다.“소신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2화

    “거기 누구인가.”서아름이 입을 열었다.허약한 목소리였다.곧이어 김단이 다가와 절을 했다.“소신 김단, 어의원의 의녀이옵니다.전하의 명을 받아 숙원 마마의 안부를 살피러 들렀나이다.”전하의 명 이라니.서아름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곧이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손을 짚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 날 수 있었다.곧이어 다리에 힘이 풀린 듯이 휘청거렸다.김단이 서둘러 그녀를 부축했다.순간 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서아름의 팔이 너무 두꺼웠기 때문이다.의자에 누워 있을 때는 몸 전체를 볼 수 없었다.허나 자신의 옆에 서있자, 덩치가 크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백육십 근에 달하는 무게였다.서아름은 깜짝 놀라 자신의 가슴팍을 쓸어내렸다.그제야 김단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나으리 덕분에 목숨을 구했나이다.”그녀는 소복 보다 더 겸손한 말투였다.김단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물었다.“마마의 하인들이 보이지 않사옵니다.”그녀의 말에 서아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하,하인 하나가 제게 들일 음식을 가져오는 중이옵니다.”그녀의 표정으로 추측하건대, 서아름이 말한 하인은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분명했다.임금에게 총애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따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사실 서아름은 이전에 나인에 불과했다.총애를 받지 못하는 숙원은 결국 자신의 나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김단이 미간을 찌푸렸다.“숙원 마마께 맥을 짚어드리자 하오니, 안으로 들어가시는 게 어떠하옵니까.”서아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허나 방 안으로 움직인 지 몇 걸음 되지 않아, 그녀는 호흡이 가빠졌다.김단은 그녀의 맥을 짚고는 미간을 찌푸렸다.김단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아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으리는 누구의 사람이시옵니까?”김단이 움찔했다.서아름이 대뜸 물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빠른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서아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사실 다 알고 있사옵니다. 송구하오나, 나으리께서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1화

    서원 공주가 김단이 복화궁에 가려는 소식을 어찌 이리 빨리 들었을까.더하여 궁침에서 나눈 대화이지 않은가.혹여 그녀가 임금의 근처에 사람이라도 심어 둔 것일까.김단은 심장이 철렁했다.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오늘 날, 임금 앞에 서아름을 입에 올린 자는 혜비였기 때문이다.자신이었다면 이전에 쌓아온 신뢰가 한번에 무너졌을 것이다.얼굴에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공주 마마께서 소신을 이리도 아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소복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미소를 지었다.“나으리께서 공주 마마를 생각해 주시면 돼옵니다.”그리고는 그녀에게 허리를 숙였다.“나으리, 들어 오십시오.”“소 내관께 부탁드리옵니다.”김단도 그에게 허리를 숙였다.그리고 소복의 뒤를 따라 복화궁으로 향했다.사실 궁 안의 길은 복잡하지 않았다.복화궁은 서쪽의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길만 따라가면 금방 찾을 수 있었다.소복이 앞장 서서 길을 안내했다.얼마나 걸었을까.궁녀와 내시들이 주위에 보이지 않았다.소복은 고개를 들어 앞쪽을 바라보았다.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김단을 바라보았다.김단은 일부로 놀라는 척을 했다.“소 내관, 어찌 멈추시는지요? 복화궁에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이다!”소복이 웃음소리를 내었다.“나으리, 당황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공주 마마께서 나으리께 전하라 하신 말씀이 있사옵니다.”김단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곧이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말씀을 전하셨나이까?”소복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서아름은 이전에 덕빈의 사람이었나이다.”말을 더 할 필요가 없었다.그의 한 마디는 그녀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서원 공주의 뜻은 김단의 뺨을 내려친 덕빈의 행동을 기억하고, 덕빈을 향한 한은 가슴에 묻어놓은 채, 서아름의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라는 뜻이다.김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소복이 말을 이었다.“공주 마마께서 말씀하시길, 나으리께서는 현명하신 분이라 알아들을 수 있다 하셨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40화

    며칠이 더 흘렀다.김단은 중전의 진맥을 끝낸 뒤 전하의 침전으로 향했다.그곳에는 혜비도 함께 있었다.김단을 보자 혜비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익살스럽게 말했다.“전하, 김 의원의 의술은 그야말로 신통합니다. 신첩을 좀 보시지요. 요즘 얼마나 생기 넘치는지... 얼굴이 더 환해진 것 같지 않습니까?”자신을 스스럼없이 치켜세우는 혜비의 말에 전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내 여인은 원래부터 아리따웠소.”혜비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전하 옆에 앉아 있었다.그 둘의 대화는 신경 쓰지 않고 맥을 짚는데만 집중하던 김단은 한참 후에야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열었다.“전하의 맥은 안정되고 힘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매일 약을 드실 필요는 없는 듯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이틀에 한 번씩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전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혜비가 입을 열었다.“역시 전하는 다르시군요. 신첩보다 연배가 많으신데 어찌 이리도 정정하십니까? 그에 비해 복 없는 자들은… 뭐... 그 서아름이라든가. 이제 갓 스무 살 넘은 나이인데도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지 않사옵니까?”서아름.그 이름에 김단의 눈이 순간적으로 반짝였다.김단은 마침 서아름의 일을 어떻게 전하 앞에서 꺼내야 할지 고민하던 참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혜비가 먼저 그녀를 언급해 주었다.그녀 역시 덕빈과 같은 배를 탄 사람이었다.서아름의 이름이 언급되자 전하는 미간을 찌푸렸다.“중전이 그 아이에게 좋은 보양식들을 보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기운을 못 차렸단 말이냐?”혜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어제 매화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안색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배도 비정상적으로 커 보이고 말입니다. 제발 전하의 자손만은 무사히 태어나야 할 텐데 말이죠.”그 말에 전하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그에게 있어 서아름은 눈엣가시였다.신분이 낮을 뿐만 아니라 용모도 평범했으니 전하의 마음에 들 리 없었다.그날 술에 취하지만 않았어도 그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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