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주성민과는 아무 사이가 아니었기에 강은하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주성민과 만날 때면 주성민은 꼭 안정원을 데려왔고 선을 지킬뿐더러 매우 젠틀했다.다만 서진태는 강은하를 다른 남자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 그래도 강은하는 브로치를 손에 넣기 위해 알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서진태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은하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얼굴을 강은하의 어깨에 파묻고는 잠이 들었다.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약 효과인지 아니면 서진태의 품이 너무 더웠는지 강은하는 땀이 나기 시작했고 온몸이 끈적거리는 게 너무 찝찝해 샤워하고 싶었다.강은하는 조심스럽게 서진태의 팔을 옮기고 침대에서 내려왔지만 결국 서진태는 잠에서 깨고 말았다.서진태는 그런 강은하를 도로 눕히더니 잠이 덜 깬 눈으로 젖은 수건을 들어 강은하의 몸을 닦아줬다.강은하는 몸은 시원해졌지만 잠은 깬 상태였다. 왜 이런 순간은 빨리 오지 않고 마음이 싸늘하게 굳어버렸을 때 오는지 생각했다.이튿날 아침, 강은하는 엄마 진채영이 걱정되어 일찍 잠에서 깼다.이미자는 진채영이 이미 깨어났다며, 그녀를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강은하는 브로치 가져가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서진태네 집 아줌마는 어제 휴가를 냈다. 그제야 어제 거실에서 그렇게 대담하게 나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강은하가 아침을 준비하자 서진태도 의외로 얌전하게 식탁에 앉았다. 조식은 한식이었다. 찐빵에 만두, 그리고 김치까지, 꽤 구미가 당겼다.강은하는 서진태의 표정이 좋아 보이자 입을 열었다.“브로치는 언제 줄 거예요?”서진태의 안색이 살짝 굳더니 그나마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원하는 게 고작 브로치야?”“아니면요?”서진태가 만두를 한입 베어 물더니 앞접시에 내려놓으며 말했다.“꼭 아침부터 이렇게 기분 잡치게 해야 속이 시원해?”강은하는 서진태가 약속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그래도 너무 억울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도대체
최신 업데이트 : 2024-12-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