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뭔가 생각이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안서연은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좋아하던 만두를 먹게 되어서 기쁘긴 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너... 괜찮아?”“그 사람한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무슨 일이 있겠어?”강은하가 그녀를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강은하를 안아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은하가 그녀에게 물었다.“서연아, 너 연기 다시 시작할 생각 없어?”안서연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배우였다.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작품은 물론 패션 업계에서도 한때를 풍미했던 타고난 스타였다. 그 말에 안서연은 멍해졌다. 4년 전 은퇴했을 때, 다시는 이 바닥으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최근 몇 년 동안 그럭저럭한 남자 배우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밥을 굶을 정도는 아니지만 크게 성공은 할 수 없을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강은하는 친구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넌 그저 연기를 할지 말지만 고민하면 되는 거야.”그 말에 안서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나한테 그거 말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또 뭐가 있다고 그래?”“예를 들면 그 남자...”안서연을 훑어보던 강은하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 사람이 무서워서 촬영도 못 하고 이리 해성시로 숨은 거 아니었어?”“네가 한 말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본가로 돌아온 뒤, 강은하는 긴장된 모습 하나 없이 엄청 편안해 보였다. 다음 날 아침까지 잠을 푹 자고 점심시간이 다 될 때까지도 잠옷을 입고 소파에 누워 있었다.서진태가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그녀는 소파에 거꾸로 매달려 책을 읽고 있었고 소파 등에 다리를 걸쳐놓고 있었다.밥 먹을 때조차 단정하던 와이프가 맞는 건지?발소리를 듣고 강은하는 안서연인 줄 알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나 사과 하나 깎아줘.”이때, 이미자가 야채 바구니를 들고 헛기침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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