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강은하도 정말 지쳤다.하던 일을 마친 서진태가 미풍 그룹으로 강은하를 찾으러 가려는데 강은하가 보낸 변호사가 먼저 도착했다.“대표님, 제 의뢰인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이혼 서류에 사인만 해주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바로 나가겠지만 사인하지 않는다면 결혼 전에 재산 공증을 하지 않았으니 가지고 있는 회사와 부동산, 그리고 주식의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의뢰인이 전달해달라고 한 말씀이 있어요. 일단 이혼 소송 들어가게 되면 홍수아 씨와의 스캔들로 검색어 순위에 오른 적이 많으니 그것들이 모두 대표님이 바람피웠다는 증거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대표님의 앞날에도 좋지 않고 홍수아 씨의 명성과 커리어에도 좋지 않겠죠...”서진태가 다리를 꼬고 손가락으로 절주 있게 무릎뼈를 톡톡 치더니 이렇게 말했다.“지금 협박하시는 건가요?”아까는 양윤아를 보내 속을 뒤집어 놓더니 이제는 이혼 변호사까지 보내왔다. 강은하의 처사는 깔끔하면서도 당돌했다.“대표님도 이미지가 중요한 분이잖아요. 미래에 한성 그룹을 이끄실 분인데 명성이 더럽혀져서야 되겠어요? 그냥 사인하시는 게 제일 좋은 방안입니다.”변호사가 한마디 보충했다.서진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강은하가 변호사에게 이 말을 가르치는 모습을 상상했다. 강은하는 이제 제법 협상에 능통한 장사꾼이 된 것 같았다.변호사를 보낸 서진태가 건물에서 나오자 주성민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저번에 병원에서 주성민의 MRI 사진과 약을 받은 서진태가 심태훈과 주씨 가문에 간 적이 있었고 그때 주성민은 강은하가 이혼을 원한다면 동의해 줄 건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서진태는 강은하의 조건이면 모든 만족시켜 줄 수 있다는 주성민의 말을 들으며 강은하가 이혼 얘기를 꺼내면 그때 가서 보자고 말했다. 그리고 주성민은 오늘 그 답을 들으러 왔다.서진태는 입고 온 코트를 팔에 낀 채 그런 주성민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말했다.“어디 가서 얘기할까?”“그냥 여기서 얘기해요.”주성민이 말했다.“형,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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