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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숨 막히는 남편의 집착: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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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눈물 흘린 강은하는 코끝이 빨개졌다. 주성민 옷에 묻은 눈물과 콧물을 발견한 그녀는 민망한 듯 얼굴에 남은 눈물을 닦았다.“미안해요.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네요.”주성민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내리며 그녀를 보았다.그녀를 알게 된 후로 그녀는 늘 담담하고 도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이렇듯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고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강은하의 붉어진 눈시울은 토끼 같았고 가련해 보였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주성민은 기쁘기도 했다. 어쩌면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되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배 안 고파요?”주성민이 물었다. 그녀가 눈물 닦을 수 있게 넥타이를 건넸다.강은하는 웃으며 대충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조금요.”“그럼 맛있는 거 먹으러 갈래요?”주성민은 그녀를 데리고 엠도날드로 들어갔다. 그러자 강은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보았다.“여기가 성민 씨가 말한 맛있는 건가요?”“네, 맞아요.”주성민은 그녀를 자리에 앉힌 후 주문하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쟁반을 들고 왔다. 쟁반엔 햄버거는 물론이고 치킨도 있었다.“이런 거 오랜만에 먹는 거죠?”주성민은 말하면서 콜라를 그녀에게 건넸다.“자, 시원한 콜라 한잔해요.”강은하는 웃으며 받았다.“성민 씨, 자주 이렇게 여자들 마음을 달래주죠?”“전 은하 씨 달래주려고 한 거예요.”그의 말에 강은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아주 기뻐하고 있었다.아버지와 오빠가 곁을 떠난 후로 그녀는 혼자서도 대충 살았다. 이렇듯 그녀를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주성민은 꿀이 떨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강은하는 민망해져 얼굴을 감쌌다.“아, 좀 창피하네요.”갑자기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주성민은 웃음을 지었다. 그랬다. 쇼핑몰에 오래 있으니 자신의 나이도 어리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강은하는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곤 감자튀김과 치킨을 먹었다. 그리고 콜라를 쭉 들이켰다.배가 부른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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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그녀가 얻지 못한 사람은 강은하도 얻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그러나 그다음 날 서진태는 황재민을 데리고 찾아왔다.황재민은 대놓고 그녀의 앞에 고화질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고 약 한 봉지를 거실 테이블 위에 툭 던졌다.서진태는 현관에 기대어 말했다.“먹어.”홍수아는 겁에 질렸지만 웃는 얼굴로 물었다.“진태 씨, 이건 뭐예요?”“네가 어젯밤에 은하한테 건넨 거야. 돌려주려고.”그의 짙은 두 눈동자는 아무런 감정의 파동이 느껴지지 않았고 날씨를 얘기하듯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홍수아는 서진태의 옆모습을 보았다. 신이 조각한 것처럼 완벽한 얼굴이었다.겁에 질린 그녀는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그는 담담하게 담배를 꺼내 불을 단 후 한참 지나서야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먹어. 영상으로도 찍을 거야. 만약 영상에 네 얼굴에 잘 나오지 않았다면 잘 나올 때까지 계속 먹어야 할 거야.”홍수아는 결국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강은하를 위해 서진태는 그녀에게 약까지 먹였다.“아직도 부족해요? 한 번으로 부족한가요? 이걸로 돌려주지 못하는 건가요?”홍수아가 물었다.“너랑 은하가 비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네가 뭐라고?”서진태가 말했다. 그녀가 했던 멍청한 짓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에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홍수아는 자신에게 선택지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난번처럼 약을 먹었다.그리고 지난번처럼 서진태는 떠나려고 했다.홍수아는 바닥에 철퍼덕 앉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진태 씨... 그렇게 속으로는 강 대표님이 주는 사랑을 만끽하고 있으면서 그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니. 정말 쓰레기네요!”서진태는 걸음을 멈추고 입꼬리를 올려 홍수아를 보았다. 분명 매혹적인 미소였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를 조롱하고 있는 것 같았다.설령 그가 강은하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강은하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금이 가버린 부부 사이는 고치기 어려운 듯했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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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서진태는 홍수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강은하에게 마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자신을 향한 강은하의 마음을 즐기고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첫사랑이 나타나기를 바랐다.그간 그는 계속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고 다른 여자를 원한 적 없다는 사실에 우쭐대고 있었다.나중에 만나게 되면 반드시 자랑하리라 생각하기도 했다.그런데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다. 원래는 아주 수치스럽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조금 막막했다. 나중에 그녀를 만나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고 그때 왜 자신이 그토록 여자의 몸을 탐하게 되었는지도 몰랐다.소파에 등을 기댄 그는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렀다.그는 강은하에게 별다른 마음이 없었다. 다만 그녀의 몸이 예쁘고 유혹적이어서 한순간 홀린 것이라고 생각했다.마음이 불편한 건 이혼하자는 강은하의 요구를 들어줬음에도 강은하는 장윤정에게 약을 타라고 지시했다.만약 본가에 있었다면 그날 밤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어쩌면 상황이 지금보다 낫진 않을까 생각했다.이때 황재민의 핸드폰이 울리면서 그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다.전화를 받고 난 황재민은 안색이 어두웠다.“홍수아 씨 유산했다고 합니다.”그 말을 들은 서진태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진짜로... 임신한 거였어?”그가 홍수아를 알게 된 이유는 옥 패물 때문이었다.옥 패물은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가 태어났을 때 선물한 것이고 그녀와 사랑을 약속한 그 날 밤 그녀의 목에 걸려 있던 것이다.조금 식상하긴 했다.홍수아가 여전히 클럽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쩌다 그 지경이 되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그러나 홍수아를 만난 뒤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이 놓였다.홍수아는 그쪽 사람과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얼굴도 예뻤기에 그는 그녀를 연예계로 이끌었다. 일 때문에 만나는 것 외엔 그녀의 사생활에 관해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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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토요일 아침이 되자 강은하는 일찍 일어나 서씨 가문 본가로 갔다.박화영은 그녀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아주며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그녀와 서진태의 사이에 대해 말했다.어제 박화영은 그녀에게 전화로 물었었다. 서진태와 이혼하려는 마음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서진태를 설득해 주겠다고 했었고 더는 홍수아의 일을 들추지 않았을뿐더러 서로 얼굴 붉히며 끝내는 비참한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은하야, 정말 미안하구나. 우리 집안으로 시집을 와서 마음고생만 하게 했구나.”박화영은 강은하를 보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저랑 진태 씨는 인연이 아니었지만 어머님이랑은 인연이잖아요.”강은하는 말하면서 집안 도우미에게 차 트렁크에 있는 꽃꽂이 재료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꽃꽂이하자고 하셨잖아요. 저희 얼른 시작해요.”서진태가 거실로 내려왔을 때 강은하와 박화영, 그리고 최민정과 서유진이 꽃꽂이를 하고 있었다.긴 테이블 위엔 꽃꽂이 재료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지만 강은하의 손질을 거쳐 예쁜 꽃병에 꽂으니 엄청 고급스러워 보였다.“뭘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어?”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5개월 된 아들을 안고 있는 서진우가 있었다.서진우 품에 있는 포동포동한 아기는 입을 벙긋거리다가 서진태와 시선이 마주쳤다.서진태는 아기의 보드라운 볼을 콕콕 찔러보면서 담담하게 대답했다.“별거 아니야.”서진우는 그의 신경이 온통 다른 곳에 팔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얘기 좀 나눌까?”형제는 거실로 내려와 소파에 앉았다. 서진태의 자리에서 강은하의 모습이 보였다. 출근하지 않았기에 강은하는 바지통이 너른 파란 청바지에 빨간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 눈에 띄는 색깔이었지만 그녀가 입고 있으니 촌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더 예뻐 보였다.“무슨 생각해?”서진우가 웃으며 묻자 서진태는 고개를 돌려 서진우를 보았다.“다 봤으면서 뭘 물어?”말하면서 고개를 숙인 후 조카의 작은 손을 잡았다.“어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지. 만약 강은하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강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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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자...”서진우는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서진태는 의아한 얼굴로 그 종이를 들곤 자세히 보았고 서진우는 턱받이로 아들의 침을 닦아주고 있었다.“이건 네가 먹다가 남긴 그 우유에서 나온 거야. 아버지가 그 우유를 성분 검사 맡기셨거든. 거기 적힌 성분은 전부 해외 블랙 마켓에서나 구할 수 있는 거야.”서진태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서진우가 왜 이것을 보여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이미 많은 복선을 깔아두며 힘들게 산 강은하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그렇게 열심히 산 사람이 이런 비열한 수단을 썼을 리가 없었고 약을 구할 수 있을 리도 없었다...“강은하가 한 게 아니라면 대체 왜 인정한 거지?”서진태는 목울대를 굴리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두려움에 휩싸였던 그녀는 힘도 약해 그를 밀어내지도 못했고 그가 수치를 주는 대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서진우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강은하는 분명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했으나 서진태는 믿어준 적이 없었다.고개를 들자 방금 강은하가 예쁘게 꽃을 꽂은 꽃병이 거실 테이블 위에 나타났다....방으로 올라간 서진태는 점심도 먹지 않았다.아마도 강은하의 기분이 신경 쓰였던지 누구도 서진태를 부르러 가지 않았다.강은하는 점심을 먹고 난 뒤 서유진과 카펫에 앉아 막대기 빼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서유진이 꺄악꺄악 소리를 지르자 서진태는 짜증이 샘솟았다.‘방음이 이렇게나 안 좋았나?'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달래주는 사람이 없었는지 아기는 한참이나 울었고 결국 서진태는 서진우의 방으로 갔다. 요람에 아기만 덩그러니 혼자 누워있었다.그는 허리를 굽혀 아기를 안아 올리자 아기는 더 크게 자지러지게 울어댔다.서진태는 미간을 찌푸리며 나직하게 말했다.“내가 뭘 했다고 울어. 내가 널 팔기라도 한대? 대체 왜 이렇게 우는 거야.”2층으로 올라온 강은하는 서진태가 집에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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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강은하는 고개를 들어 서진태를 보았다. 그는 심플한 니트에 바지를 입고 소파에 앉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지금 그의 모습은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었다. 진짜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물론 모른다.서유진이 옆에 있었던지라 그녀는 서진태와 싸우고 싶지 않았고 싸워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그를 담담한 눈빛으로 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진태는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고도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빤히 보았다. 강은하는 그의 조카 서유환을 안고 거실을 천천히 돌아다니고 있었다.서유환은 5개월이 되었지만 무게는 8.5kg 정도였다. 가녀린 강은하가 안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딘가 힘들어 보였다.“내가 안을까?”그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강은하는 그를 무시했다. 서유환도 그를 무시했지만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얼른 강은하에게 찰싹 붙으며 작은 손으로 있는 힘껏 그녀의 니트를 잡았다.서진태는 포동포동한 손이 강은하의 가슴에 있는 것을 발견하곤 미간을 찌푸렸다.“치워. 네 거 아니니까.”다 큰 어른이 5개월밖에 안 된 아기의 손을 쳐내자 강은하는 놀란 표정을 짓게 되었다.“당신... 미쳤어요?”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서진우 부부가 외출한 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강은하는 계속 서유환을 안고 있었다. 아기를 안은 채 소파에 앉거나 왔다 갔다 하면서 다정하게 말을 해주었다.박화영과 도우미들도 안아주려고 했지만 강은하는 아기를 넘기지 않았다.“유환이가 귀여워서 그래요. 이렇게 안고 있으면 몸도 따듯해지고 마음도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아기를 안고 있으니 마음도 따스해지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새로 온 도우미는 서진태와 강은하의 사이가 미묘하다는 것을 몰랐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 기분 좋게 말했다.“은하 씨도 예쁘고 진태 씨도 잘생겼으니 두 분 아이는 분명 아주 예쁘고 잘생겼을 거예요.”강은하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포동포동한 서유환의 손을 잡으며 놀았다.아기라니.예전의 그녀는 아기를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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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강은하는 뜻밖인 듯 한참 침묵하다가 양윤아에게 물었다.“성민 씨도 알게 된 거예요?”“네, 대표님께 그런 일이 생긴 후 주성민 씨는 계속 그 일에 조사하고 있었어요. 비록...”양윤아는 말을 하다가 멈추었다. 계속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강은하는 코끝이 시큰해졌다.“서진태가 몰래 처리해서 한발 늦었다는 거죠. 맞아요?”“네.”강은하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서진태는 여전히 창밖에 서 있었고 여전히 당당하면서도 늠름한 모습이었다.양윤아의 확신을 들은 그녀는 저도 모르게 남편인 서진태와 주성민을 비교하게 되었다.주성민은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 비록 그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정말로 고마웠다.그렇다면 서진태는?예전처럼 여전히 아무래도 괜찮다는 태도였고 그저 그녀에게 힘들게 했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가려고 했다.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 걸까? 그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데 그녀가 어찌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시선을 거두며 시동을 걸었다.서진태는 정원에 서서 떠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빤히 보았다.그러자 박화영이 그의 겉옷을 들고나와 그에게 걸쳐주었고 서진태는 고개를 돌려 박화영을 한참 보다가 입을 열었다.“어머니, 정말 대단하시네요.”어제 그에게 집으로 오라고 연락한 뒤 그는 먼저 아버지를 찾아가 미래 계획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나중에 그가 한성 그룹을 물려받든 말든 부정적인 소문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두 번째로는 서진우가 찾아왔다.강은하를 일부러 본가로 부른 것도 그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강은하의 아버지 강민우가 뜻밖의 사고로 세상을 뜨게 되지 않았더라면 강은하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을 거라고 하면서 그가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느끼길 바랐다.그 목적은 그를 설득해 강은하와 이혼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박화영은 아들을 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뭐, 그럭저럭.”“저한테 보여주라고 진우 형한테 맡긴 그 성분 검사 결과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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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박화영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아들의 체면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미 무언가를 깨우쳤으리라 생각했다.홍수아의 일로 서진태에게 강은하가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알려주고 싶었고 두 눈으로 직접 그녀가 실망한 모습을 보았음에도 서진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설령 홍수아가 ‘그 사람'으로 협박한다고 해도 그에게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강은하의 헌신에 익숙해져 버린 그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강은하에게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강은하는 흠잡을 데 없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그는 그저 강은하를 위해 움직여주고 싶지 않았다. 마치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면 ‘그 사람'에게 배신이라도 하게 되는 것처럼.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는 가슴이 답답해졌다.결국 그는 자신이 가진 의지력을 과대평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도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평생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건 해낼 수 없었다.“생각해볼 시간 이틀 정도는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서진태가 말했다.“전 어머니 아들이잖아요. 세상에 아들에게 이혼하라고 설득하는 어머니가 어디에 있어요.”그러자 박화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네 나쁜 짓에 동조하기 싫어서 그래. 나쁜 놈아. 너한테 이틀만 시간을 주라고 은하한테 말해 둘게. 더는 너한테 재촉하지 말라고.”박화영이 자리를 뜨자 서진태는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꺼내 피웠다.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이틀이었고 그의 부모님과 강은하는 같은 편인 것이 분명했다.만약 그가 사인하지 않는다면 그의 부모님은 아마 강은하를 도와주기 위해 그를 어떻게든 괴롭힐 것이다. 서진태는 홍수아와 그런 스캔들이 낸 것이 조금 후회가 되었다.돈은 많이 벌었지만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되지 않았는가....강은하는 양윤아를 찾아와 상황부터 알아보고 나서야 주성민이 몰래 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홍수아에게 들키지 않았다는 말에 그녀는 마음이 놓이게 되었다.“서 대표님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 CCTV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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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변한 것 같은 아들의 모습에 주용철은 매일 밤 기뻐 잠도 쉽사리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성민 씨는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강은하가 말했다. 주성민은 확실히 그녀에게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잘해주었다.“그럼 우리 성민이가 대체 어디가 마음에 드는 것이지?”강은하는 곰곰이 생각한 뒤 대답했다.“성민 씨는 얼굴부터 잘생겼잖아요. 집안도 좋고 지금도 좋은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고 진취적인 사람이에요. 성격도 단순하고 순수하긴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저한테 너무나도 잘해주거든요. 그래서 전 성민 씨랑 함께 있는 걸 좋아해요.”강은하는 부정하지 않았다. 주성민과 함께 있으면 그녀는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주성민이 거실로 내려왔을 때 마침 그녀가 하는 말을 듣게 되었고 기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은하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제 전화를 안 받으셔서요.”강은하의 대답에 주용철은 체면이 사는 것 같았다.주성민은 바보가 아니었기에 옆에 있던 아버지를 힐끗 보았다.“쉬고 계세요. 전 은하 씨랑 얘기 좀 나눌게요.”말을 마친 그는 강은하의 팔을 잡고 2층에 있는 거실로 왔다.“화내지 말아줘요. 제가 몰랐으면 그냥 가만히 있었을 텐데 이미 알아버렸잖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은하 씨는 억울하지 않겠어요?”“이 일은 제가 알아서 해결하는 중이었어요.”강은하는 코끝이 시큰해졌다.주성민은 정말로 그녀에게 진심만 보여주고 있었다. 방관만 하는 서진태와는 완전히 달랐다.“알아요... 알아도 전 참을 수 없었어요. 게다가 어차피 증거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집에 박혀 있는 수밖에요.”주성민이 설명했다.“은하 씨, 너무 부담 갖지 말아요. 만약 제가 은하 씨 가족이었다면 그때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그는 홍수아가 한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증거가 없어 법으로 홍수아를 처단할 수 없었다...강은하의 눈가가 촉촉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성민은 빤히 보는 그녀의 눈길에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였다.“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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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집으로 돌아온 강은하는 박화영이 보낸 문자를 보게 되었다. 서진태에게 이틀만 시간을 주라는 내용이었지만 박화영의 문자를 보았을 때 강은하는 박화영이 너무도 고맙게 느껴졌다.그녀가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아 보이고 이혼을 고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박화영은 그녀가 결혼할 때처럼 온 마음을 다해 도와주고 있었다.[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박화영에게선 바로 답장이 왔다.[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을 하니. 넌 내 딸이나 마찬가지란다.]강은하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박화영은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며느리로 삼을 수 없다면 딸이라도 삼을 생각이었다.밤이 깊어지고 강은하는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사실 예감이 들기도 했다. 서진태가 이번에 이혼해줄 것이라는 예감 말이다. 여하간에 서씨 가문 아들이고 박화영이 나섰는데 이혼 서류에 사인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리고 어차피 그녀에게 별다른 감정도 없지 않은가.정말로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감정이 있었다면 서진태는 절대 홍수아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강은하는 마음이 평온해졌고 그에게 느꼈던 실망도 이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은 것 같았다.서진태는 그녀가 성에 차지 않았을뿐더러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럴 바엔 차라리 그녀를 좋아하고 진심만 보여주는 주성민이 낫지 않겠는가.주성민은 그녀를 정말로 애지중지하고 있었다.나중에 이혼한 후 그녀는 주성민과 진지하게 만나볼 생각이기도 했다.이틀이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그러나 두 번째 날 밤이 되자 평화가 깨져버렸고 안서연이 그녀를 불러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다.“나한테 찾아보라고 한 옥 패물 있잖아. 어느 옥 공방의 사장님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더라고.”그 말에 강은하는 놀라고 말았다.예전에 그렇게 찾아다녔을 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걸 찾은 이유도 서진태가 그녀에게 선물한 것이었고 사랑을 약속한 징표이기도 했다. 그것을 찾으면 서진태와의 관계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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