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귀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룸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그때, 안서연이 한마디 툭 던졌다.“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서...”그녀가 일을 더 크게 만들까 봐 걱정되었던 심태훈은 한발 먼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정신이 번쩍 든 강은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빠 맞아요. 핏줄은 섞이지 않았지만...”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녀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고 더 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한편, 그런 형이 못마땅했던 심태훈은 더는 두 사람을 엮으려고 애를 쓰지 않았다. “이번 주 토요일에 서씨 가문에서 파티를 열 건데 솔로인 사람들은 모두 참석해.”그 말에 주성민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진태 형, 형만 아니라면 내가 강은하 씨의 마음을 얻을 자신이 있거든요.”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내뿜고 있던 그가 무뚝뚝한 얼굴로 물었다.“그래?”“그럼요.”말을 마친 그가 강은하의 옆으로 다가가 피식 웃었다.“은하 씨는 어떤 남자 좋아해요?”“그게...”“사람 무시하지 않은 남자, 뭐든 은하 기분에 맞춰주는 남자, 다정한 남자요.”안서연이 서진태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나 그거 잘하는데.”그녀의 말에 주성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이 다시 흘러나오고 저쪽에서 뭐라고 했는지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강은하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주성민과 얘기를 나누며 식탁 위의 우유를 들어 마셨다. 화려한 불빛 속에 술잔이 오가는 사이에서 우유를 마시는 모습이 다소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편, 강은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얼굴이 점점 차가워지는 서진태를 보며 송우진이 입을 열었다.“이제야 예쁜 아내가 신경 쓰이나 봐?”그가 송우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럴 리가 있겠어?”“그런데 왜 자꾸 쳐다봐?”...30분 후, 강은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이때, 업무 효율이 높은 변호사가 서명할 서류가 있다며 내일 만나자
최신 업데이트 : 2024-12-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