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심지현이 먼저 말했다.“아줌마, 아저씨가 우리 아빠가 무슨 잘못 했는지 알아냈어요?”심서아는 이춘하를 뻔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들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현은 마치 며칠 전의 일을 없었던 것처럼 굴었기 때문이다.이렇게 되니 오히려 그녀가 옹졸하고 뒤끝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어떻게 아줌마라고 저렇게 살갑게 부를 수가...이춘하는 심지현을 내려다보며 다정한 눈빛으로 웃었다.“어이구, 역시 친자식은 다르네. 어색한 것도 없고, 벌써부터 아빠 걱정도 해 줄 줄 알고 말이야. 네 아빠는 자기 동생을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때리고 부모님을 시골집으로 쫓아내려고 했대. 이게 말이 되니?”그러면서 심서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지현이 아빠가 보기에는 순해 보이는데 성격이 불같네. 지금 연구소에 소문이 파다해. 패륜아라고 수군거리는 사람도 있고. 잘 타일러 봐. 앞길이 창창한데, 집안 문제 때문에 망치면 안 되잖아.”그 말을 들은 심서아의 마음속에 큰 파도가 일었다. 육민우는 자신을 지키려고 그런 걸까?그의 입으로 직접 부모님을 고향으로 보내고 그녀와 지현이를 데려오겠다고 했었다.육민우의 가족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심서아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좋게 말하면 그들은 더욱 기고만장해지는 인간들이었다. 그래서 아예 손찌검한 걸지도 모른다.심서아는 이춘하에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고마워요.”이춘하는 육민우에게 남편을 부탁해야 하는 처지니 심서아 앞에서 감히 콧대 높일 수도 없었다. 그녀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뭘 고맙다고 그래. 다 이웃끼리 돕고 사는 거지. 가끔 다투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하고, 그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특히 애들 사이에서는 더 그렇고.”심서아는 딱히 뭐라고 하지 않고 말했다.“저 좀 바빠서 이만 가 볼게요.”이춘하는 심서아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그래. 근데 남편 일은 잘 타일러 봐. 지현이 아빠가 지금까지 이룬 게 얼만데, 집안 문제 때문에 망치면 안 되지.”“네.”심서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